자연 발생적인 블로그 포스팅은 고객의 발걸음을 잡아..
블로그 마케팅에 관한 몇가지 일화(逸話)
강동완
7,126
2013.07.10 | 2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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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에서 블로그 마케팅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작 업주들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는 한정적이다. 우선은 전문 서적을 통해 기본적인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마케팅은 현실 감각이 중요한 분야다. 열린 사고를 갖고 주변에서 발생하는 현장 사례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마케팅은 실천이다. 직접 마케팅을 실행하는 자만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타 업소의 마케팅 성공 혹은 실패 사례 역시 좋은 간접 경험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꾸준히 공부하고 실천해야 한다. 블로그 마케팅에 관한 몇 가지 일화를 전한다.
◇ 식도락가 A씨의 홍대 거리 고군분투기
외식 전문가 A씨는 올해 홍익대학교에 입학한 딸과 함께 주말을 맞아 홍대 거리에 갔다. 홍대 상권은 외식시장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지역으로 한 달 사이에도 많은 식당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곳이다.
평소 홍대 부근은 잘 방문하지 않은 그는 이곳 음식점에 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인터넷을 이용해 맛집 정보를 찾기로 했다. 홍대는 경쟁이 치열한 만큼 블로그 마케팅 역시 활발하다.
‘홍대 맛집’이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콘텐츠들이 나와서 다른 상권에 비해 노출 정도가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숙련된 정보 검색 능력이 필요하다.
A씨는 딸에게 스시를 사주고자 ‘홍대 스시’를 입력하니 블로그 포스팅 중 대부분이 '○○스시'가 차지했다. 비정상적으로 많은 수의 콘텐츠와 담백하지 않은 인위적인 제목 키워드 노출 때문에 평소 블로그 마케팅에 관심이 많던 그는 단번에 홍보성 포스팅임을 알 수 있었다.
현재 블로그 마케팅을 하는 홍대 대부분 음식점의 콘텐츠들도 비슷한 양상이다. 외식업의 전반적인 이해 없이 단순 물량 공세로 홍보하는 대행사들의 맛집 포스팅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런 블로그 마케팅은 초기 단순 손님 몰이는 가능하지만 지속성 없는 일시적 효과일 뿐이다. 오히려 저품질 콘텐츠로 인해 장기적으로 업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단순 키워드 반복 노출과 현실감이 떨어지는 사진 사용 등은 똑똑해진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 중 '경스시'의 포스팅이 그의 눈에 띄었다. 콘텐츠의 수도 적었으며 포스팅들이 홍보투를 배제한 내용을 담고 있어 믿음이 갔다.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 발생적인 블로그 포스팅은 고객의 발걸음을 움직인다. 그의 직관이 맞았는지 '경스시'는 몰려든 사람들로 대기 시간이 꽤 길었다. 시간이 부족한 부녀는 결국 생각하지도 않았던 인도식 카레 전문점을 가야했다.
◇ 블로거는 보고 듣는 대로 쓴다
맛집 블로거라고 해서 모두 음식에 관해 해박한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미식(美食) 경험으로 쌓인 경험을 녹인 유명 블로거의 맛집 포스팅도 100% 신뢰하긴 힘들다.
주관적인 맛 표현은 어쩔 수 없지만 객관적인 사실을 알려야 하는 정보성 글에서 오류를 종종 발견한다. 블로거가 정확한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도록 업주의 꼼꼼한 뒷받침이 필요하다.
매달 정기적으로 국내 유명 맛집 블로거와 함께 단체로 맛집 투어를 다니며 맛집 선정부터 여행이 모든 일정을 기획하다보면 여행 당일 블로거에게 나눠주는 자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방문 업소 콘셉트에 관한 간략한 소개와 메뉴 설명 등 식당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담는 이 자료 한 장에 맛집 여행 후 생성되는 맛집 포스팅의 질이 좌지우지된다. 블로거가 몰랐던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할뿐더러 업주가 의도한 시나리오를 제공해 원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홍보대행사 대표가 맛집 여행에 관심이 많다고 해 초대했다. 직접적인 홍보마케팅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실무적인 시각의 조언이 필요했다. 하루종일 일정을 함께 한 홍보대행 전문가의 조언 역시 현장에서 느꼈던 필자의 생각과 동일했다.
블로거는 포스팅하는데 그리 심사숙고하지 않는다. 보고 듣는 대로 포스팅을 작성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정교하고 자연발생적인 느낌의 시나리오가 중요하다.
그래서 콘텐츠를 가이드 할 수 있는 전략적인 자료와 함께 현장에서도 블로거의 눈과 귀를 충족시켜 양질의 콘텐츠를 유도할 수 있는 ‘꺼리’ 생성이 필요하다. 업주의 열정적인 설명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 신뢰할 수 없는 파워 블로거
몇 년 전 포털사이트에서는 자체 기준으로 콘텐츠 구성력이 좋은 유명 블로거에게 ‘파워블로거’ 타이틀을 선물했다. 그 후 대부분 블로거는 ‘파워블로거’라는 왕관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블로거 계급사회의 등장인 것이다. 유명 블로거일수록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는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유명블로거 위주의 포스팅으로 단기간 내 화제를 몰고 있는 유명 고깃집이 있다.
파워블로거들의 칭찬 일색의 포스팅은 당연히 많은 사람에게 노출됐고 때마침 얼마 전 경기도에 새로운 매장을 론칭했다는 소식에 한 블로거는 외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몇 명의 전문가와 함께 고깃집에 방문했다.
상호부터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숙련된 종업원의 서비스까지 기획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음식을 맛본 후 그 블로거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숙성등심을 주메뉴로 해서 숙성과정에서 생기는 특유의 산미(酸味)와 높은 염도의 음식들은 기대와 크게 달랐다. 보기 좋은 떡임은 확실했으나 먹기에도 좋은 떡은 분명히 아니었다.
오히려 인천 변두리에 위치한 고깃집 '태백산'이 가격, 맛에서 훨씬 우월했다. 그 블로거는 누구에게 빠지지 않을 만큼 많은 고깃집을 다녔기 때문에 맛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했을 것이라 자신했다.
다녀온 후 파워블로거의 해당 업소 포스팅에 맛에 대한 댓글을 달았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블로거는 그동안 좋아했던 파워블로거에 대한 신뢰도는 사라졌으며 그곳을 동시다발적으로 홍보했던 유명블로거들의 많은 커뮤니티 역시 믿을 게 못 된다는 판단을 했다.
일반 업소에는 없는 그 고깃집의 강력한 브랜드와 기획력, 모종의 유착관계, 지역적 특성은 맛을 덮을 만큼 블로거에게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앞으로 파워블로거의 콘텐츠를 신뢰해도 되는지 의심스럽다.
◇ 단기 블로그 마케팅 효과 사례
대부분 업주가 원하는 것이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마케팅이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요인이 관여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전략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인천 구월동에서 콘셉트 변경 후 매출부진을 극복한 '화미소금구이'가 부평동에 2호점을 오픈했다. 부평이라는 대형 상권 근처에 위치해 있지만 후미진 골목에 위치해 있어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업주의 집중력 있는 마케팅 덕분에 오픈 3개월만에 저녁 3회전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구월동 본점에서 경험한 노하우로 전략적이고 속도감 있는 블로그 마케팅을 한 것이 주효했다.
본점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업주는 특유의 친밀감으로 블로거와의 커뮤니티 형성에 집중했다. 블로거와 업주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는 블로그 마케팅에 있어 이상적인 형태라 할 수 있다.
특히 부평점에는 단기간 내 허드(Herd) 형성을 위해 포털에 노출도가 높고 신뢰도가 좋은 고품질 콘텐츠를 작성하는 블로거 위주를 섭외해 집중 투입했고 그 결과 본점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결론적으로 마케팅에 집중하는 업주의 진정성 있는 자세와 전략적인 블로거 선별, 숙성육이라는 개성 있는 콘셉트와 상품력의 조화,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요소들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성공적인 블로그 마케팅이 가능했던 것이다.
*허드(Herd) : 영국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마크얼스는 대중행동의 원동력을 ‘집단’, ‘무리’를 뜻하는 낱말 ‘허드(Herd)’에서 찾는다. 그는 현대사회의 진정한 권력은 대중에 있으며 대중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비자와 시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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