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산물 원천봉쇄에도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진 이후 햇수로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방사능에 대한 위협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하수까지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일본언론의 보도에 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 아닌지 불안감이 높다. 일본 정부의 상황 은폐·축소 의혹과 더불어 우리 식탁 역시 안전여부를 가리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은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물량에 방사능 오염이 있지 않을까 염려해 관련 제품에 대한 구매를 극도로 꺼리는 모습이다. 유통업체들은 소비자에게 제품의 안전성을 알리는데 주력하는 한편 일본산 제품에 대한 홍보를 자제하고 대체 수입물품을 늘려가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 유통업체 - 일본 수산물 원천 봉쇄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는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부터 일찌감치 수산물 수입을 중단했다. 수입처를 다각화해 노르웨이, 베트남, 알래스카, 세네갈 등 대체산지의 원양산을 취급하고 있는 것. 그럼에도 수산물에 대한 불신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용호 롯데마트 수산MD(상품기획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가 난 지난 2011년 3월부터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대체 산지에서 수산물을 들여오고 있다"며 "최근 방사능 관련 이슈 때문에 불안을 느낀 고객들이 수산물 구매를 꺼려해 관련 상품의 매출이 10~60% 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8월과 전년 동월대비 롯데마트의 수산물 매출 신장률 변화를 보면 고등어가 30.6%, 갈치가 11.8%, 명태가 66.3% 각각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명태의 대체재라고 할 수 있는 대구나, 방사능과 연관성이 없는 서해안의 꽃게가 각각 24.1%, 15.9% 신장하며 판매율이 높아졌다. 특히 원양산 어종이 큰 폭으로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산 연어는 전년 대비 56.5% 판매가 늘었으며, 미국·캐나다의 로브스터는 무려 831.5%로 크게 늘어났다. 방사능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이마트 역시 일본산 수산물을 판매하지 않고 있지만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특히 소비자의 불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8월1일에서 9월5일 기준 전체 수산물판매량이 5.9% 역신장했다면 9월1일부터 닷새간을 따져봤을 때는 16.8%로 역신장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공산품에 대해서도 일본산 제품의 판매는 급감했다. 특히 이유식·유아과자 판매율이 38.2% 역신장했다. 롯데마트도 일본산 과자, 소스류, 기저귀의 매출 폭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며 유아관련 제품에서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신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본산 공산품의 판매량에 대해서는 방사능으로 인한 매출 하락으로 단정할 수 없지만 장기간 봤을 때는 미미하게나마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관계자 역시 "소비자의 불안심리가 가중되면서 일본산 제품은 별도의 프로모션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개별 유통회사는 소비자의 불안심리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까.

이마트의 경우 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고자 물류센터에 들어오는 물량에 대해 전량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방사능 기기를 설치한 스팟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역별·권역별로 10개의 대표적인 매장에 시범적으로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비치해 수시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점포에서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원하는 시점에 방사능 측정도 해볼 수 있어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해준다.

롯데마트 역시 상품의 원산지 표기를 강화하고 입고된 상품은 수시로 방사능 측정기로 검사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