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투자의 원칙들
일반적으로 배당주의 기본 의미를 살리는 투자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단기매매하지 않고 장기보유하면서 배당금 수령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매수 후 1년 안에 단기적으로 매도하면 단기적인 시세차익이 중요해지지만 매수 후 장기보유로 들어가면 보유 도중 주가의 등락률은 별 상관없다. 장기보유한 이후 매도가 꼭 필요해지게 될지도 모르는 먼 미래의 주가만 중요할 뿐이다. 부동산 투자 시 임대소득을 얻으면서 죽을 때까지 계속 보유할 경우 보유 도중의 부동산가격은 중요하지 않으며 임대소득이 얼마인지만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단지 죽은 후 자식이 부동산을 물려받는 시점에서의 가격에 따른 평가익이나 평가손이 얼마가 될지 그 자식에게만 중요할 뿐이다. 부동산은 보유 도중에 유지비용, 수선비용, 보유에 따른 세금 등이 추가 고려사항이지만 주식은 그런 비용조차 전혀 없으므로 순수하게 배당소득만 생각하면 되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현재 아무리 배당을 잘 해주던 회사라도 영업성과가 떨어지거나 심지어 적자전환이라도 하면 배당금이 줄어들거나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이 위험요소다. 또한 아무리 장기투자라도 예상치 않았던 상황이 발생해 현금화가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렇다면 현금화 시점의 주가가 어떤지가 중요해지므로 애초 순수하게 배당금만 겨냥하면서 장기보유하더라도 시세차익 여부에 대해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1~2년 사이 주가 움직임은 별 상관없더라도 장기적인 주가 움직임에는 신경 써야 한다.
 
KT 주식을 9년간 보유하며 얻어진 총 배당금의 합계는 세전 1만9530원으로, 투자원금 대비 44.4%의 수익률에 해당한다. 그러나 같은 기간 주가 변화에 따른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19.2% 손실이다. 따라서 배당투자 수익률을 합한 최종적인 순수익률은 25.2%가 된다. 9년간 얻어진 수익률이 단리로는 연평균 2.8%이고, 복리로는 2.5%에 불과하다.
 
SKT도 비슷하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총 배당금 합계는 8만3700원으로 배당수익률은 42.1%이며, 같은 기간 주가는 23.4% 하락해 최종적인 순수익률은 18.7%로 줄어든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지수 변화율은 플러스 146.3%이므로 시장의 변화보다 훨씬 못한 투자성과다.
 
이들 통신회사는 안정된 영업이익이 창출되는 기업으로서 배당금이 가끔 변하긴 하지만 꾸준하게 안정돼 있음에도 주가가 하락해 최종적으로 낮은 수익률에 머문 것이다. 지수가 146% 이상 오르는 동안 주가가 하락한 것은 기업의 안정성과는 별개로 성장성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 주식을 지난 2012년 말에 매도하지 않고 아직도 계속 보유하고 있고, 미래에도 보유를 지속한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성장성이 나타나면서 주가가 오르게 돼 여기에서의 분석결과가 뒤집어질지도 모른다. SKT는 올해 주가가 많이 상승해 2009년 이전 주가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물론 반대의 상황이 미래에 나타나 주가가 지난 9년 수준 이하로까지 하락한다면 그나마 유지됐던 지금까지의 평균수익률마저 잃어버릴 수도 있다.

배당주 투자의 원칙들

◆배당주 투자 전 꼭 살펴야 할 품목
 

이처럼 배당투자에서 기업이 안정된 영업을 하면서 배당금을 꾸준히 잘 지급하더라도 새로운 변화 없이 과거의 영업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경쟁업체에 비해 밀린다면, 장기투자 시 주가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배당수익률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반면 이미 지난 9년간 양호한 배당수익률에 덧붙여서 시세차익까지 잘 얻은 사례도 있다. 중소형주인 조선내화는 9년간 배당금 합계가 1만8500원으로, 총 배당수익률이 98.9%에 달하고 주가는 219.8% 올라 배당수익률과 주가상승률의 합이 317.8%에 달한다.
 
이는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양호하게 유지되면서 배당성향을 늘리고 그에 따라 배당금이 증가했으며, 배당금 증가로 주가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배당금이 증가하면 더 높은 주가에서 똑같은 배당수익률이 얻어지므로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 배당소득과 자본이득이 둘 다 크게 나타난 것으로 배당투자의 가장 이상적인 경우라 하겠다.
 
장기적으로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면 배당금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커지며, 실제로 지배주주 순이익의 증가율과 배당액의 증가율은 그림에서처럼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이익이 증가할 때 설사 배당금을 늘리지 않더라도 회사 내부에 쌓이는 유보자금이 늘어나고, 주당순이익이 증가하는 것이 주가에 반영돼 주가상승으로 인한 투자수익률이 커지기는 마찬가지다.
 
이 경우 배당금의 증가 없이 주가가 상승했으므로 배당수익률은 하락해 순수 배당투자의 매력도는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배당소득보다는 자본이득에 투자 초점을 맞추는 종목으로 변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