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의 보험상품에 가입한 가입자들이 동양그룹 리스크가 커지자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3일과 24일 이틀간 동양생명의 해지환급금이 360억여원으로 평소의 6배에 달한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동양생명 측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러나 정확한 해지건수와 환급금 규모에 대해서는 공개를 꺼리고 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동양그룹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추석 직후부터 해지건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며 "정확한 숫자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 역시 고객들의 동요 우려에 정확한 해약 건수를 밝히지 않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약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정확한 건수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2배 가량 해지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그룹 위기가 시작되면서 동양생명과 금감원은 고객이탈방지에 전력을 기울였으나 그러한 노력이 무위로 돌아간 것이다. 

동양생명은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동양그룹이 보유한 지분은 3.0%에 불과하다"며 "동양그룹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도 자기자본의 1.6%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최수현 금감원장 역시 "동양생명의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에 따른 영향력은 미미하다"며 "보험금 지급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동양생명에 금감원장까지 나서 보험금 인출 등의 사태가 없도록 고객을 안심시켰으나 불안감에 휩싸인 가입자들이 서둘러 본인의 계약을 해지했다는 게 보험업계의 분석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고객의 계약해지도 문제지만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가 존재하는 동안 영업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동양생명 측은 26일 오전부터 고객이탈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