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희망 88%…"떠나도 다 버리지는 않겠다"
도시탈출, U턴하는 사람들 - 귀농·귀촌 설문조사
문혜원
1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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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류승희 기자 |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안타까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헨리 데이빗 소로의 대표작 <월든>의 한 구절이다. 소로는 인생의 한때를 월든 호숫가의 숲 속에 들어가 통나무집을 짓고 밭을 일구며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면서 <월든>을 썼다. 21세기 현대에도 19세기 소로의 삶을 따라 도시를 벗어나려는 이들이 많다. 도시가 주는 스트레스, 풍요 속의 빈곤을 떠나 인생의 여유를 맛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머니위크>는 창간 6주년을 맞아 '도시를 떠나고픈 사람들'을 주제로 소비자리서치패널 '틸리언'과 함께 도시권에 살고 있는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신뢰도 95%, 오차범위 ±3.10%, 9월24~27일 조사)
이번 설문 결과 응답자 대다수가 귀농·귀촌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2번 정도 생각해본 적이 있다'(53.9%), '종종 생각해본 적이 있다'(29.8%), '매우 자주 생각하며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본 적이 있다'(4.4%) 등 귀농·귀촌에 긍정적인 답변이 88.1%로 높게 나타났다. 열에 아홉이 귀농·귀촌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낯선 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작용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귀농·귀촌을 그저 꿈으로만 여기고 있음도 이번 설문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 도시를 떠나고 싶은 사람들
이번 설문조사 결과 '현재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순간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86.2%로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순간이 없다'(13.8%)는 답을 크게 웃돌았다. 연령별 차이는 근소하게 나타났지만 왕성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30대가 88.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한 50대가 87%로 뒤를 이었다. 반면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20대와 은퇴 이후 연령층인 60대 이상은 각각 82.2%와 83.9%로 30~40대와 차이를 보였다. 이는 20대는 도시 문화를 향유하고 싶어하고, 60대 이상은 의료 서비스 같은 도시의 편의성에 기대려는 경향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도시를 떠나고픈 이유(복수응답)로는 '정신적으로 팍팍한 삶'이 65.2%를 차지하며 다른 답을 압도했다. 경제적으로 빠듯한 살림(38.6%), 삭막한 인간관계(30.9%), 건강문제(24.6%)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 응답으로는 '은퇴준비'가 15.7%로 나타났으며 지인의 귀농(귀촌) 소식을 듣고 도시를 벗어나고 싶어졌다는 응답도 15%나 차지했다.
하지만 귀농·귀촌 장소에 대한 답은 비교적 현실적이었다. 아예 시골을 택한 응답은 24.7%에 불과했다. 응답자 대다수가 도심과 가까운 교외지역(74.2%)을 택해 도시생활과의 완전한 단절은 원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귀농·귀촌하고 싶은 실제 지역에서도 반영됐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와 가까운 경기 지역이 23.6%로 가장 높았고, 경상도(19.4%), 강원도(15%), 충청도(13.2%), 제주도(9.9%) 순으로 선호도가 나타났다.
위 지역을 택한 이유로는 '살아보고 싶었던 지역이어서'(32.5%)라는 응답자가 가장 높았으며 '고향 혹은 고향과 가까운 지역이어서'(31.8%), '가족·친지와 가까워서'(23.5%)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도시 생활과 단절을 하기보다는 도시의 윤택함과 편리함은 누리면서 도시 생활이 주는 부정적인 요인과는 멀어지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응답은 도시를 벗어나려는 것에 대한 불안 요인도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지방으로 귀촌·귀농 시 우려할 만한 점으로는 생활편의시설의 부재(69.1%)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수입(57.6%)을 그 다음으로 지적했다. 이밖에 자녀교육 (25.4%), 주거지(21.9%), 지인과의 관계 단절(15.6%) 등을 귀농 시 우려스러운 점으로 들었다.
◆ 귀촌하면 뭘 할까?
귀농·귀촌 후 어떻게 살 지도 관건이다. 아직까지 '도시를 떠난다'는 말이 곧 '귀농'을 뜻하는 것으로 여긴 탓이었을까. 귀농·귀촌 후 특용작물 재배를 하겠다는 응답이 36.5%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하던 일을 그대로 하겠다는 응답이 18.8%로 나타났다. 일을 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과 자영업 창업은 각각 15.5%와 15.4%로 차이가 근소했다.
이번 문항에서는 연령별로 응답이 상이하게 나온 점이 주목할 만했다. 20대 응답자는 '특용작물 재배'(27.6%)보다 '하던 일을 그대로 하겠다'는 응답(30.7%)이 더 높았다. 20~30대 연령층에서는 자영업 창업이 21.5%와 22.3%로 높게 나타나 다른 연령대보다 귀촌·귀농 이후의 삶에 대해 다양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귀농·귀촌에 필요한 예산은 얼마가 적정하다고 봤을까. 1억~2억원미만이 32.7%로 가장 높았으며 2억~3억원미만도 29.8%로 나타났다. 1억원 미만(15.6%)과 3억~5억원미만(14.4%)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귀농·귀촌 시 필요한 교육에 대해 응답자들은 5개의 문항을 고루 선택해 귀농·귀촌 시 다양한 교육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귀농(귀촌)제도 및 기초정착 교육(57%) ▲귀농(귀촌) 기본 정보 제공과 상담(56.8%) ▲귀농(귀촌)정착자금 융자지원(49.3%) ▲농지 구입 정보 및 주거지 정보 안내(44.4%) ▲지역주민, 마을과의 융화(42.3%)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헨리 데이빗 소로의 대표작 <월든>의 한 구절이다. 소로는 인생의 한때를 월든 호숫가의 숲 속에 들어가 통나무집을 짓고 밭을 일구며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면서 <월든>을 썼다. 21세기 현대에도 19세기 소로의 삶을 따라 도시를 벗어나려는 이들이 많다. 도시가 주는 스트레스, 풍요 속의 빈곤을 떠나 인생의 여유를 맛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머니위크>는 창간 6주년을 맞아 '도시를 떠나고픈 사람들'을 주제로 소비자리서치패널 '틸리언'과 함께 도시권에 살고 있는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신뢰도 95%, 오차범위 ±3.10%, 9월24~27일 조사)
이번 설문 결과 응답자 대다수가 귀농·귀촌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2번 정도 생각해본 적이 있다'(53.9%), '종종 생각해본 적이 있다'(29.8%), '매우 자주 생각하며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본 적이 있다'(4.4%) 등 귀농·귀촌에 긍정적인 답변이 88.1%로 높게 나타났다. 열에 아홉이 귀농·귀촌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낯선 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작용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귀농·귀촌을 그저 꿈으로만 여기고 있음도 이번 설문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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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를 떠나고 싶은 사람들
이번 설문조사 결과 '현재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순간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86.2%로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순간이 없다'(13.8%)는 답을 크게 웃돌았다. 연령별 차이는 근소하게 나타났지만 왕성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30대가 88.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한 50대가 87%로 뒤를 이었다. 반면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20대와 은퇴 이후 연령층인 60대 이상은 각각 82.2%와 83.9%로 30~40대와 차이를 보였다. 이는 20대는 도시 문화를 향유하고 싶어하고, 60대 이상은 의료 서비스 같은 도시의 편의성에 기대려는 경향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도시를 떠나고픈 이유(복수응답)로는 '정신적으로 팍팍한 삶'이 65.2%를 차지하며 다른 답을 압도했다. 경제적으로 빠듯한 살림(38.6%), 삭막한 인간관계(30.9%), 건강문제(24.6%)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 응답으로는 '은퇴준비'가 15.7%로 나타났으며 지인의 귀농(귀촌) 소식을 듣고 도시를 벗어나고 싶어졌다는 응답도 15%나 차지했다.
하지만 귀농·귀촌 장소에 대한 답은 비교적 현실적이었다. 아예 시골을 택한 응답은 24.7%에 불과했다. 응답자 대다수가 도심과 가까운 교외지역(74.2%)을 택해 도시생활과의 완전한 단절은 원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귀농·귀촌하고 싶은 실제 지역에서도 반영됐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와 가까운 경기 지역이 23.6%로 가장 높았고, 경상도(19.4%), 강원도(15%), 충청도(13.2%), 제주도(9.9%) 순으로 선호도가 나타났다.
위 지역을 택한 이유로는 '살아보고 싶었던 지역이어서'(32.5%)라는 응답자가 가장 높았으며 '고향 혹은 고향과 가까운 지역이어서'(31.8%), '가족·친지와 가까워서'(23.5%)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도시 생활과 단절을 하기보다는 도시의 윤택함과 편리함은 누리면서 도시 생활이 주는 부정적인 요인과는 멀어지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응답은 도시를 벗어나려는 것에 대한 불안 요인도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지방으로 귀촌·귀농 시 우려할 만한 점으로는 생활편의시설의 부재(69.1%)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수입(57.6%)을 그 다음으로 지적했다. 이밖에 자녀교육 (25.4%), 주거지(21.9%), 지인과의 관계 단절(15.6%) 등을 귀농 시 우려스러운 점으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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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후 어떻게 살 지도 관건이다. 아직까지 '도시를 떠난다'는 말이 곧 '귀농'을 뜻하는 것으로 여긴 탓이었을까. 귀농·귀촌 후 특용작물 재배를 하겠다는 응답이 36.5%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하던 일을 그대로 하겠다는 응답이 18.8%로 나타났다. 일을 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과 자영업 창업은 각각 15.5%와 15.4%로 차이가 근소했다.
이번 문항에서는 연령별로 응답이 상이하게 나온 점이 주목할 만했다. 20대 응답자는 '특용작물 재배'(27.6%)보다 '하던 일을 그대로 하겠다'는 응답(30.7%)이 더 높았다. 20~30대 연령층에서는 자영업 창업이 21.5%와 22.3%로 높게 나타나 다른 연령대보다 귀촌·귀농 이후의 삶에 대해 다양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귀농·귀촌에 필요한 예산은 얼마가 적정하다고 봤을까. 1억~2억원미만이 32.7%로 가장 높았으며 2억~3억원미만도 29.8%로 나타났다. 1억원 미만(15.6%)과 3억~5억원미만(14.4%)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귀농·귀촌 시 필요한 교육에 대해 응답자들은 5개의 문항을 고루 선택해 귀농·귀촌 시 다양한 교육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귀농(귀촌)제도 및 기초정착 교육(57%) ▲귀농(귀촌) 기본 정보 제공과 상담(56.8%) ▲귀농(귀촌)정착자금 융자지원(49.3%) ▲농지 구입 정보 및 주거지 정보 안내(44.4%) ▲지역주민, 마을과의 융화(42.3%)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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