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슈퍼리치의 답 '끊임없이 노력해라!'
커버스토리/ 2040, 슈퍼리치를 꿈꾼다 - 최인영 러브펫코리아 대표
김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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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30 | 10: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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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류승희 기자 |
'밀가루 장사를 하면 바람이 불고 소금 장사를 하면 비가 온다'는 속담이 있다. 밀가루 장사를 하려고 장을 펼치면 바람이 불어와 가루가 날리고 소금 장사를 하려고 하면 비가 와서 소금이 다 녹아내린다는 뜻으로, 일이 공교롭게 매번 뒤틀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공교로울 것도 없다. 장사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해 본 사람은 다 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성공한 장사꾼이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최인영 러브펫코리아 대표(38)는 신개념 멀티펫숍 프랜차이즈 분야를 개척해 연 매출 20억원을 올리고 있는 하늘의 별을 딴 장사꾼이다. 그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그의 성공스토리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프랜차이즈에 도전한 용감한(?) '수의사'
"처음에는 다들 저보고 미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디 한번 정말 미쳐보자'고 마음먹고 미친 듯이 해봤습니다."
사실 최 대표는 고연봉과 안정성이 높아 인기직종으로 꼽히는 '수의사' 출신이다. 실제로 제주대 수의과대에서 수의외과 석사과정까지 마치고 서울로 상경했고 한 동물병원의 외과과장으로 시작해 반년도 채 되지 않아 부원장으로 승진,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갔다. 당시 그의 나이 불과 28세. 당연히 주변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이 쏠렸다.
그럼에도 그는 "동물병원이라는 게 하루 종일 병원에 앉아 있다가 손님 한분 찾아오면 매출압박에 과잉진료도 서슴지 않는 그런 곳이더라. 나와는 맞지 않았다"면서 더 큰 꿈을 좇아 주저 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프랜차이즈 동물병원의 부원장으로 일하며 프랜차이즈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최 대표는 2006년 서울 중계동에 '러브펫코리아'을 설립하며 독립했다.
"전문직 종사자가 프랜차이즈사업에 뛰어든다고 하니까 다들 반신반의하더군요. 특히 10평도 채 안되는 매장을 3억7000만원에 계약했다는 사실에 모두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는 대출을 낀 3억7000만원의 초기 투자금을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갚았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충분한 사전조사에 따른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계약을 하기 전 인근 공원에 하루 종일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강아지의 숫자를 일일이 파악했다"며 "사발면 하나로 점심을 때우며 인근 마트의 유동인구부터 소비패턴까지 직접 통계를 냈고, 경쟁 병원의 상황까지 체크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열정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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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류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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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류승희 기자 |
◆'성공'보단 '사람'이 먼저
철저한 사전조사만으로 러브펫코리아가 성공신화를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러브펫코리아는 단순한 동물병원이 아닌 애완동물의 용품·분양·미용·호텔·카페 등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멀티펫숍.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개념인 만큼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까지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렇다면 최 대표에게는 특별한 무엇이 있었던 것일까. 그는 "성공보다 사람이 우선이고, 본사보다 가맹점이 우선"이라고 귀띔한다.
초창기 러브펫코리아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과정을 보면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최 대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11시에 남편이 출근한 후 매장을 찾는 주부들을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커피를 매장에 구비해놓았어요. 그리고 이런저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들어주다 보니 어느새 그분들과 친구나 가족이 돼 있더라고요. 가끔 일부 손님들이 행패를 부리거나 하면 그분들이 오히려 내 편을 들어줬죠."
그는 무리한 진료비를 청구하지도 않았다. 불필요한 검사를 요구하지 않고 오히려 간단한 치료 후 호전되지 않으면 그때 다시 오라고 권유했다.
"일반인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불필요한 엑스레이(X-ray) 촬영 등을 요구하는 수의사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하나 둘 입소문을 타면서 손님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는데 진료 대기번호가 37번까지 간 적이 있을 정도였어요."
또한 최 대표는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브펫코리아가 다른 동물병원이나 애견숍에 비해 많은 매니저를 매장에 배치한 것도 이 같은 그의 의지를 반영한 부분이다. 실제로 러브펫코리아 가맹점에서는 항상 4~5명의 매니저들이 대기하고 매장을 찾은 고객 옆에서 하나하나 상담해주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가맹점 늘리기가 중요한 게 아냐"
"본사가 가맹점 늘리기에만 급급해선 결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가맹점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며 그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가맹점에 대한 마인드도 남달랐다. 본사와 가맹점이 같이 가야 한다는 것. 러브펫코리아가 자체 물류시스템을 통해 유통마진의 거품을 제거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물류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본사가 조금 힘들더라도 가맹점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다.
또한 러브펫코리아는 가맹점에서 잘 팔리지 않는 물품을 본사로 반품하도록 했다.
"가맹점들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결국 '땡처리' 물건에 손을 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 본사가 조금만 지원해준다면 가맹점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죠. 유효기간이 다 됐거나 안팔린 재고 물품은 손님들이 더 잘 알아요. 본사가 반품을 받아줌으로써 오히려 러브펫코리아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끊임없이 연구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요즘도 음식점, 미용실 등 분야를 막론하고 전국의 성공한 매장들을 찾아다닌다. 성공한 매장에서 또 다른 배울 점을 찾아내 이를 러브펫코리아에 접목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이지만 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그와 러브펫코리아의 성공신화가 아직 현재진행형인 이유다.
"러브펫코리아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것에 불과해요. 가맹점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 것이 나의 숙제죠.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지 않은 사람은 후회할 자격도 없습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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