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국정과제인 '창조경제'. 과연 그 개념이 무엇인지, 이를 실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여기저기서 창조경제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고 있지만 어떠한 인재가 필요하고, 어떻게 육성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추상 이상의 단어가 나오지 않고 있다.

<머니위크>는 창간 6주년 기념호 커버스토리로 <창조, 사람이 답이다>를 다뤘다. 이를 통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인재상과 예비 창조인재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인물들의 면면을 속속들이 뜯어봤다.

기사가 나간 이후 이번 특집의 첫 꼭지인 <왜 '한국판 잡스'를 기다릴까>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한국판 잡스'의 탄생에 대한 독자들의 염원과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창조인재 탄생을 방해하는 요소에 대한 경계심이 생각보다 컸다.

▶대차게 말아먹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대학생들이 아이디어 하나로 창업해서 말아먹었을 때 인생 자체가 날아가는 시스템으로는 안된다. (nidd****님)

▶대기업 위주의 국내 기업 풍토에서는 아이디어만 좋은 사람은 사장 당한다. 아이디어만 좋으면 사업할 수 있는 풍토가 필요하다. 특허나 아이디어를 국가에서 철저하게 보호하고 보장해주니까 잡스, 주커버그처럼 대학 중퇴자들도 세계적인 기업의 CEO가 될 수 있었던 거다. 아이디어 베끼기에 골몰하는 한국에선 잡스도 성공 못했을 거다. (penc****님)

▶1등밖에 모르는 주입식 교육이 판치는 사회, 패자에 대한 배려도 없고 가시적 성과 도출이 어려운 연구에는 투자 안하는 사회, 머리 좀 좋으면 외국으로 가버리거나 의사나 공무원하려고 기를 쓰는 사회에서 잡스 같은 소리 한다. (teas****님)

창조경제의 중요성 설파와 창조인재 육성 정책 발표에 공들이고 있는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관제 인재'는 만들지 말자는 것.

▶관에서 하자고 해서 잘 되는 게 없었다는 건 이제 다들 알텐데. 관 주도로 1∼2년 해서 될 것 같으면 미국을 벌써 따라잡았지. (bija****님)

▶어릴 적부터 컴퓨터 가르친다고 잡스가 되나. (hsh3****님)

진정 '한국판 잡스'를 원한다면 한국사회에 만연한 이공계 기피 문화를 바꾸고, IT 종사자부터 제대로 대우하라는 충고도 쏟아졌다.

▶한국에서는 잡스가 나와도 '컴팔이' 밖에 못한다는 말이 있다.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에게 높은 연봉을 주는 사회가 되면 꽤나 뛰어난 사람들 많이 나올거다. 요즘 머리좋은 사람들은 소프트웨어를 꺼린다. (comp****님)

▶한국에서 높은 커리어를 만든 40대의 우수한 개발자가 선택할 수 있는 이직수단은 치킨집 창업과 회사 창립밖에 없다. (loya****님)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구축될 때 창조인재가 나올 수 있다는 게 독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능성을 가진 인재를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자궁, 그리고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넉넉히 빨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탯줄부터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창조인재의 탄생을 기다리는 것은 바로 그 다음 일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