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그루폰' vs 쿠팡, '쩐의 전쟁' 예고
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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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9 | 0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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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박지혜 기자 |
티몬을 2억6000만달러(한화 약 2760억원)에 인수·합병키로 한 그루폰의 에릭 레프코프스키 CEO는 최근 방한해 이번 인수합병으로 한국 전자상거래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소셜커머스업체 간 1위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고 오픈마켓이 전체 C2C(소비자간 거래)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는 만큼, 그루폰-티몬의 합병 목표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구호에 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소셜커머스라는 동종 업체끼리의 합병이 유통시장에서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지도 의문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소셜커머스시장, 살벌한 1위 쟁탈전 예고
따라서 양사 간 인수·합병이 완료되는 시점인 내년 상반기부터는 전자상거래시장에 깔려있는 미묘한 기류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업체간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향배가 주목되는 것은 소셜커머스시장의 1위 쟁탈전이다. 티몬과 쿠팡 간 시장 1위를 둘러싼 설전이 끊이지 않는 와중에 티몬이 그루폰과 한식구가 됐으니 3조원 규모의 국내시장이 더욱 시끄러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국내 소셜커머스시장에서는 티몬과 쿠팡 간 '업계 1위' 논란이 진행형이다. 쿠팡은 거래액(취급고)을, 티몬은 순매출액(거래액에서 실제 제품 금액을 제외한 수수료 수입)을 근거로 내세운다.
2010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의 경우 지난 6월 오픈마켓을 제외한 전자상거래 서비스 가운데 처음으로 월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1월부터 11월 2주까지의 실적을 결산한 결과, 1조300억원의 누적 거래액을 기록했다.
쿠팡 관계자는 “매출액은 우리가 공개하지 않는 사항이라 티몬이 1위라고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거래액은 물론 트래픽에서도 우리가 (티몬보다) 앞서 있기에 티몬이 1등이라고 말하고 다닐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의 경우 올해 1월부터 10월 둘째 주까지 누적 순매출액 1004억원을 달성하면서 업계 첫 누적 연 순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월 거래액 1000억원 돌파(1128억원) 시점은 쿠팡보다 한달 느리다. 또한 지난해 2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 건전성 면에서도 티몬이 쿠팡에 밀린다는 평가도 있다.
티몬 관계자는 그러나 “사람을 많이 뽑다보니 지난해 200억원 적자를 냈다. 또 주식보상 비용(M&A 비용)으로 약 600억원이 잡혀있는데 이는 현금이 유출된 게 아닌 장부상 금액”이라며 “올 들어 1월부터 월 100억원 이상의 순매출을 내고 있는 만큼 아직까지는 티몬이 1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티몬은 이번 그루폰과의 인수·합병 발표로 ‘소셜커머스업계 1위’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것을 넘어 오픈마켓을 포함한 국내 전자상거래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의 반응은 냉랭하다. 양사의 합병으로 시너지가 날 것 같지는 않다는 것. 쿠팡 관계자는 “업계 4위(그루폰코리아)와 2위(티몬)의 합병인데 사업구조가 같아서 시너지가 날지 의문”이라며 냉담히 평가했다. “그루폰이 티몬을 무기로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은 물론 아시아시장까지 장악하겠다고 했지만, 그루폰은 이미 아시아 14개국에 진출해 있다”며 “이는 두 회사가 낼 시너지에 대한 깊은 고민도, 신현성 티몬 대표나 경영진의 향후 행보도 결정하지 않는 채 단순히 인수 발표만 한 것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라고 이 관계자는 꼬집었다.
‘세계 1위와 국내 1위 간 만남’이라는 티몬의 포장이 ‘업계 4위와 2위 간 만남’으로 축소되는 대목이다.
그루폰의 자금력에도 여전히 의문의 시선이 따른다. 쿠팡 관계자는 “최근 그루폰 CEO가 자사 현금 보유액 규모가 1조원에 이른다며 티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그루폰이 정말 그렇게 여유가 있으면 왜 자기네 지분을 경쟁사한테까지 넘기면서 티몬을 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루폰은 티몬의 전 주인인 미국 리빙소셜로부터 티켓몬스터 지분 100%를 2억6000만 달러 규모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1억 달러는 현금, 1억6000만 달러는 그루폰 주식으로 리빙소셜에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 3위 위메프도 그루폰의 자금 문제를 거론하며 그루폰으로부터 티몬이 기대하는 만큼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루폰처럼 상장된 회사들이 오히려 돈을 잘 못쓴다”며 “그루폰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1조원의 보유 현금 중 그루폰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는 3000억원 규모인데 이 금액으로는 본사에서 무언가를 진행하기에도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루폰과 티몬의 시장 장악 가능성에 대해 하나같이 물음표를 던지는 한편 앞으로 그루폰이 티몬에 수혈할 금액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쿠폰과 할인 이벤트,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점철된 곳이 바로 소셜커머스시장인 만큼 1위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무기는 바로 베팅, '돈 싸움'이기 때문이다.
오픈마켓 “모바일 강화로 대응”
그루폰-티몬의 ‘지각변동’ 포부를 지켜본 오픈마켓의 심기는 어떨까. 티 안 내려 애쓰고 있지만 양사의 움직임에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합병을 통해 하나가 된 두 회사가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의 볼륨을 키워준다면 오픈마켓으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라는 게 오픈마켓 업계 전반의 시각이지만, 이들 업체가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모바일 협공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긴장감도 적지 않다.
전자상거래시장이 모바일 커머스로 점차 확대되고 있고 티몬과 그루폰이 이러한 모바일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그루폰의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수는 5000만건에 이르며, 티몬의 모바일 거래 비중은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인 530억원(2013년 9월기준)에 달한다.
오픈마켓의 한 관계자는 “이베이가 다른 나라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많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옥션을 품으면서 성공했는데 한국시장에 발을 들였다가 재미를 못보고 있는 그루폰도 이러한 사례를 염두에 두고 티몬을 탐냈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루폰-티몬의 구체적인 전략이 나올 때까지 지켜볼 것이며, 모바일에 강점을 가진 소셜커머스를 오픈마켓에 접목시킨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픈마켓시장 1위 사업자인 G마켓은 자사 모바일 쇼핑 매출이 월평균 30% 안팎의 성장(매출액 비공개)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2위 사업자인 11번가의 지난해 모바일 쇼핑 매출 규모는 2800억원, 올해 예상 매출액은 7000억원이다.
머니위크 김수연 기자 newsne[email protected]
티몬의 경우 올해 1월부터 10월 둘째 주까지 누적 순매출액 1004억원을 달성하면서 업계 첫 누적 연 순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월 거래액 1000억원 돌파(1128억원) 시점은 쿠팡보다 한달 느리다. 또한 지난해 2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 건전성 면에서도 티몬이 쿠팡에 밀린다는 평가도 있다.
티몬 관계자는 그러나 “사람을 많이 뽑다보니 지난해 200억원 적자를 냈다. 또 주식보상 비용(M&A 비용)으로 약 600억원이 잡혀있는데 이는 현금이 유출된 게 아닌 장부상 금액”이라며 “올 들어 1월부터 월 100억원 이상의 순매출을 내고 있는 만큼 아직까지는 티몬이 1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티몬은 이번 그루폰과의 인수·합병 발표로 ‘소셜커머스업계 1위’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것을 넘어 오픈마켓을 포함한 국내 전자상거래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의 반응은 냉랭하다. 양사의 합병으로 시너지가 날 것 같지는 않다는 것. 쿠팡 관계자는 “업계 4위(그루폰코리아)와 2위(티몬)의 합병인데 사업구조가 같아서 시너지가 날지 의문”이라며 냉담히 평가했다. “그루폰이 티몬을 무기로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은 물론 아시아시장까지 장악하겠다고 했지만, 그루폰은 이미 아시아 14개국에 진출해 있다”며 “이는 두 회사가 낼 시너지에 대한 깊은 고민도, 신현성 티몬 대표나 경영진의 향후 행보도 결정하지 않는 채 단순히 인수 발표만 한 것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라고 이 관계자는 꼬집었다.
‘세계 1위와 국내 1위 간 만남’이라는 티몬의 포장이 ‘업계 4위와 2위 간 만남’으로 축소되는 대목이다.
그루폰의 자금력에도 여전히 의문의 시선이 따른다. 쿠팡 관계자는 “최근 그루폰 CEO가 자사 현금 보유액 규모가 1조원에 이른다며 티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그루폰이 정말 그렇게 여유가 있으면 왜 자기네 지분을 경쟁사한테까지 넘기면서 티몬을 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루폰은 티몬의 전 주인인 미국 리빙소셜로부터 티켓몬스터 지분 100%를 2억6000만 달러 규모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1억 달러는 현금, 1억6000만 달러는 그루폰 주식으로 리빙소셜에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 3위 위메프도 그루폰의 자금 문제를 거론하며 그루폰으로부터 티몬이 기대하는 만큼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루폰처럼 상장된 회사들이 오히려 돈을 잘 못쓴다”며 “그루폰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1조원의 보유 현금 중 그루폰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는 3000억원 규모인데 이 금액으로는 본사에서 무언가를 진행하기에도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루폰과 티몬의 시장 장악 가능성에 대해 하나같이 물음표를 던지는 한편 앞으로 그루폰이 티몬에 수혈할 금액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쿠폰과 할인 이벤트,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점철된 곳이 바로 소셜커머스시장인 만큼 1위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무기는 바로 베팅, '돈 싸움'이기 때문이다.
오픈마켓 “모바일 강화로 대응”
그루폰-티몬의 ‘지각변동’ 포부를 지켜본 오픈마켓의 심기는 어떨까. 티 안 내려 애쓰고 있지만 양사의 움직임에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합병을 통해 하나가 된 두 회사가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의 볼륨을 키워준다면 오픈마켓으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라는 게 오픈마켓 업계 전반의 시각이지만, 이들 업체가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모바일 협공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긴장감도 적지 않다.
전자상거래시장이 모바일 커머스로 점차 확대되고 있고 티몬과 그루폰이 이러한 모바일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그루폰의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수는 5000만건에 이르며, 티몬의 모바일 거래 비중은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인 530억원(2013년 9월기준)에 달한다.
오픈마켓의 한 관계자는 “이베이가 다른 나라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많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옥션을 품으면서 성공했는데 한국시장에 발을 들였다가 재미를 못보고 있는 그루폰도 이러한 사례를 염두에 두고 티몬을 탐냈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루폰-티몬의 구체적인 전략이 나올 때까지 지켜볼 것이며, 모바일에 강점을 가진 소셜커머스를 오픈마켓에 접목시킨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픈마켓시장 1위 사업자인 G마켓은 자사 모바일 쇼핑 매출이 월평균 30% 안팎의 성장(매출액 비공개)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2위 사업자인 11번가의 지난해 모바일 쇼핑 매출 규모는 2800억원, 올해 예상 매출액은 7000억원이다.
머니위크 김수연 기자 newsne[email protected]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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