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어떤 기준으로 식당을 결정하는 것일까? 흔히 음식의 맛만 괜찮다면 충분히 손님을 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무실 근처에 위치한 샤브샤브 전문점은 최근 1인 5000원의 한식뷔페로 업종을 전환했다. 

늘 파리만 날리던 식당이 업종 전환 후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대기행렬이 생길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기 시작했다. 왜 사람들은 ‘뷔페’, ‘무한리필’이라는 단어에 열광할까? 그리고 불경기 속에서 손님을 끌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것일까?

불황을 활황으로 만드는 블로그 마케팅 핵심 키워드
▲ 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 ‘가격 대비 만족도’가 정답이다
불황의 여파가 외식시장을 휘감고 있다. 경기가 침체 될수록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해진다. 그래서 경기가 나빠지면 소비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주머니가 가벼워지면 으레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상품은 구매하지 않으려고 한다. 반면 사람들은 불안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도 한다. 

이러한 니즈를 상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제공된다면 어려울 때 더욱 관심을 끄는 대박 아이템이 될 것이다. 때때로 불황기에 더 놀라운 판매 기록을 세우는 히트 상품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외식 소비 성향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분명 하루 세 끼를 먹는 사람들이 네 끼를 먹지는 않는다. 오히려 양은 줄 수 있다. 단 질적인 부분에서는 훨씬 높아진다는 점이다. 양(Quantity)은 줄이지만 질(Quality)은 낮추기 힘들다는 것이다.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H’ 샤브샤브전문점의 경우 점심 특선으로 1인당 1만1000원의 소고기 샤브샤브 코스를 판매한다. 직장인에게 1만원이 넘는 점심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그곳은 점심시간마다 사람들로 가득 찬다. 그것도 웬만해서는 지갑을 열지 않는 여성고객이 주를 이룬다. 

우선 1만1000원짜리 코스에 샤브샤브를 포함해 떡갈비, 만두, 홍어, 샐러드, 칼국수, 죽 등 다양한 음식이 제공된다. 메인인 소고기는 일반 샤브샤브 전문점보다 1.5배 이상 많은 양을 서비스한다. 

핵심은 ‘가격대비 만족도’다. 점심에 배춧잎 한 장을 척척 낼 수 있는 건 ‘이렇게나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니!’와 같은 감탄사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아깝지 않게 퍼주면 된다. 

특히 점심 메뉴 선택 기준은 저녁 메뉴 선택 기준과 다르다. 짧은 시간 안에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 ‘고 퀄리티’ 보다는 ‘푸짐하고 다양함’에 가치를 둔다. 만족도가 높으면 손님은 지갑을 기꺼이 연다.

◇ 고객은 불황기일수록 지갑을 더 열려고 한다?
그렇다기보다는 자신의 소비 행태에 대한 ‘정당성’을 찾으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이것을 ‘소비 품위 고착 현상’이라고 한다. 고객은 자신의 소비행위를 스스로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즉 구매하는 상품의 가치를 실질적인 유용성과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는 불황이라고 소비행위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구매를 정당화하고 합리화 할 수 있는 상품을 추종한다.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할 이유를 더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외식 소비는 이에 가장 부합 하는 것들 중 하나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황과 빠르게 변화하는 외식시장 트렌드 속에서 식당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한우참숯불고기 어떻게 잘 팔아야 소문이 날까?
불황 속에서도 큰 타격 없이 유지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프리미엄 시장이다. 프리미엄이라는 것은 소비자가 아닌 경영자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다. 사실 프리미엄은 소비자들에게 돈을 더 받으려고 하는 꼼수다. 

사실 프리미엄에 대한 가치는 비싼 가격 그 자체가 아니라 고객이 느껴야 하는 것이다. 즉 재방문 의사는 소비자의 판단이다. 브랜드 혼자 외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해서 무조건 저가정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옳은 방법은 아니다.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고객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식당을 찾지는 않는다. 가격보다는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가성비를 바탕으로 상품을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한우구이전문점 <태백산>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한우를 판매한다. 동시에 대창이나 육사시미, 간, 천엽 등 서비스 품목을 푸짐하게 제공한다. 일명 ‘퍼주기 전략’을 구현한다. 

덕분에 일대에서는 유명한 맛집으로 포지셔닝(Positioning) 됐다. 게다가 일반 고깃집에서 보기 힘든 ‘24시간 영업’이라는 타이틀 역시 인기 요소다.


하지만 이집 역시 많은 고깃집들의 묵은 숙제인 점심 매출이 늘 고민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평일 오후 3시까지 9000원(1인 기준)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한우참숯불고기(180g)를 판매한다. 

어쨌거나 한우불고기를 1만원이 안 되는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메리트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더구나 육류전문점에서 제법 오랜 시간 조리장으로 일했던 업주가 불고기 양념을 직접 만들어 맛도 좋다. 

여기에 세미한정식풍의 반찬 구성까지 돋보이니 9000원이 아깝지 않다. 합리적인 가격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 할 만한 상품력을 구성하는 일이 먼저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우불고기는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지는 않다. 타깃 고객층에 따른 적절한 프로모션과 적극적인 블로그 마케팅의 부재 때문이다.

◇ 매력적인 마케팅과 콘텐츠로 상품력 어필해라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이것을 어떻게 하면 전략적으로 잘 판매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상품력과 적절한 마케팅은 같이 가야 한다. 마케팅 전에 일단 군살을 빼고 핵심을 판매하는 것이 좋다. 그 식당만의 명확한 콘셉트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계속해서 강조해도 모자라다.

고객이 가격에 민감해졌다고 해서 이에 대한 해답을 무조건 저렴한 가격에서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 자칫하면 음식을 접해보기도 전에 ‘저가의 싸구려 음식’이라는 인상부터 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터무니없게 높은 가격도 잘못 됐다. 

경쟁업체와 비교해 적절한 가격을 정하는 것 역시 수익경영(Revenue Management)의 한 방법이다. 굳이 저렴한 가격을 어필하려 한다면 직접적인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가능한 우회적인 방법을 활용해 저렴하다는 인식을 주는 것이 포인트다.

브랜드가 소비자의 머릿속에 인식되고 구매로 이어지기까지 여러 단계가 있다. 이러한 브랜드 형성 단계 중 가장 첫 번째 이뤄져야 할 부분은 소비자가 브랜드의 존재를 인식(Awareness) 할 수 있도록 알리는 것이다. 

좋은 상품이 갖춰졌다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소개팅 나가기 전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여성이 정성스레 화장하고 예쁜 옷을 입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소 인위적이더라도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마케팅과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불황에 강한 마케팅 전략은 상품 판매에 필요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해야 한다. 꾸준한 마케팅이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