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싱증후군, 스테로이드, 몸통 비만'

아토피에 걸린 딸 때문에 괴로워하던 30대 주부가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0일 부산 사상구의 한 주택에서 30대 A씨와 8세 딸이 숨져 있는 것을 시어머니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결과 A씨는 5년 전부터 아토피로 고생하던 딸이 최근 들어 증상이 악화되자 괴로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서를 통해 "연고를 많이 사용해 딸이 쿠싱증후군에 걸린 것 같다. 후유증이 너무 겁난다"며 "나의 무식함이 아이를 망쳐 버렸다"고 토로한 것.


하지만 그녀가 고민한 쿠싱증후군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통해서는 생길 확률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가 쿠싱증후군의 위험을 높이기는 하지만 연고형으로는 흡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그 위험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녀가 그토록 두려워한 쿠싱증후군이란 무엇일까.


쿠싱증후군은 신장 옆 부신이라는 내분비 조직에서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과다하게 분비되는 병이다. 대개 부신 피질에 악성 또는 양성의 종양이 생기거나 부신피질 그 자체가 과다하게 증식하는 경우에 나타나며, 스테로이드 제제의 과다 사용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관절염이나 류마티스 질환, 천식, 자가 면역 질환 등의 치료를 위해 면역 억제 또는 염증 조절을 목적으로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쿠싱증후군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

쿠싱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인 살이 찌근 것이다.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많이 분비되면서 식욕이 증가하기 때문에 쿠싱증후군에 걸리면 살이 찌게 된다. 쿠싱증후군으로 살이 찌게 되면 대부분 얼굴이나 목 허리에 급격하게 살이 붙게 된다.

이에 둥근 얼굴을 보이고, 몸통이 비대하게 살이 찌며, 팔다리는 가늘어진다.

쿠싱증후군의 발병은 10~20대에 많으며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신증후군은 원인을 명확히 찾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부신에 종양이 있다면, 이에 대한 적출 수술이 필요하고, 약물로 인한 것이라면 스테로이드 제제의 중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랜 기간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한 환자의 경우, 갑자기 투약을 중단하면 오히려 부신피질 기능저하증이 발생해 심한 경우 쇼크가 나타날 수도 있으니 전문의의 가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쿠싱증후군은 신경과민으로 정서가 불안정해지고, 우울증이나 정신병으로 발전하기도 하며, 최악의 경우 발병 후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5년 이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수술이 이루어지면 모든 증상이 없어지며 혈압과 당뇨도 모두 정상화되는만큼 전문의를 찾으면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