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경영대학 독일 유학생들이 자국에 수출할 경우 성공할만한 한국의 사업 아이템으로 프랜차이즈 업체 ‘가르텐비어’와 ‘숙취해소 음료’, ‘대리운전 서비스’를 꼽았다.


이 조사는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 비즈니스와 문화’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조슈아(Josua Flath)씨는 한국의 생맥주 전문 체인인 ‘가르텐비어’의 맥주 냉각 시스템을 독일에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가르텐비어는 ‘냉각 테이블’과 ‘아이스 잔’ 등 독특한 기술을 보유하고 시원한 맥주를 판매하는 것이 특징으로,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며 축구 경기를 시청하는 문화가 있는 독일에서 인기를 끌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외국 여행객들은 프랜차이즈의 스낵보다는 현지 전통음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되는 요소로 지적했다.


그는 “젊은 학생들과 관광객이 많은 프랑크푸르트에 매장을 오픈할 경우 필요한 초기자본은 6만3천 유로(약9205만원)이며, 연간 24만7500 유로(3억6164만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가르텐비어의 맥주 냉각 기술은 독일에서는 매우 독특한 것으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여행사와 협력할 경우 성공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숙취해소 음료를 수출 아이템으로 꼽은 학생도 있었다. 플로리안(Florian Ertel)씨는 한국과 독일 모두 음주 문화가 발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독일에서는 20~40대의 26%가 한달에 한번은 숙취로 고생할만큼 과음을 하며, 18세에서 25세 남성의 55%, 여성의 24%가 정기적으로 술을 마신다. 이들을 주 타깃으로 하여 약 6만명의 고객들이 한 달에 한번 숙취해소 음료를 구매할 경우 1년에 최대 72만개의 음료를 판매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는 여기에 더해 젊은 층이 자주 찾는 클럽이나 바에서 샘플을 제공하고 화장실에 광고물을 설치하며,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의 아이디어로 마케팅을 실시, 저변을 넓힐 것을 제안했다.

플로리안씨는 “슈퍼마켓 등 접근성이 높은 유통 채널을 활용해 숙취해소 음료를 판매한다면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 번째 사업 아이템으로는 ‘대리운전 서비스’가 꼽혔다. 벤(Ben Thvisin)씨는 독일의 엄격한 음주운전 처벌 제도와 한국에 비해 소란스럽고 위험한 대중교통 시스템을 지적하며, 이 때문에 술자리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대리운전 서비스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주고,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을 데려다줄 경우 인원에 따라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독일인들의 자동차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도 대리운전 서비스의 성공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좋은 차를 자랑하기 위해 술자리에 차를 몰고 갔다가, 돌아올 때 택시를 이용하고 다음날 차를 찾으러 가야하는 불편함이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가 산정한 초기 투자 비용은 5만 유로다. 이 외에 운전기사 및 직원 인건비로 한 달에 6만7500유로(9863만원), 보험 등 고정 비용을 월 4천 유로(584만원)로 계산했다. 그는 “기본료 15유로(2만1000원)에 1km 당 3유로(4380원)의 금액을 받고, 고객들이 기다리는 시간에 대해서는 분당 0.5유로(730원)씩 차감해 주고자 한다”며 “한 달에 1700건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을 때, 8만2450유로(1억2047만원)의 수익이 매달 발생한다”고 말했다.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와의 경쟁으로 실업 상태에 처한 독일의 트럭운전자들을 운전기사로 고용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도 이색적인 아이디어다.

본 과목을 지도한 KAIST 경영대학 조 듀베리 교수는 “맥주로 유명한 독일 학생들이 한국의 음주 문화에서 파생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서 손쉽게 누릴 수 있는 아이템들이 외국인의 시각에서는 흥미로운 인사이트로 비춰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환율 1유로=1461,21원 적용, 수치는 근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