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 물씬 나는 영등포 전통시장. 시장을 오가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을 위한 구수한 다방이 어울릴 것만 같은 5호선 영등포시장역 앞에는 다방 대신, 20대의 대학생부터 구순의 어르신까지 거의 모든 연령대의 다양한 손님들로 붐비는 커피전문점이 자리하고 있다.

▲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 박승찬 점장 (제공=탐앤탐스)
▲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 박승찬 점장 (제공=탐앤탐스)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의 수석 바리스타 박승찬 점장(34)은 “어르신들이 낯선 메뉴와 셀프 서비스에 당황하시지 않도록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안내하고 메뉴도 되도록 입맛에 맞춰 드리며, 정을 드린다는 마음으로 모시는 것이 어르신들이 계속 다시 방문하시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박 씨는 커피와 커피 산업이 좋아 과감하게 도전, 영등포시장역점의 커피와 서비스 관리, 매장 운영을 책임지고 어르신 손님들을 즐겁게 맞이하는 열정 넘치는 바리스타다.

직장에 다니다 29세에 커피에 입문, 업계에서는 늦깎이에 속하는 나이에 바리스타가 된 그는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바리스타가 정성스럽게 추출하는 커피 한 잔과, 휴식처럼 또 놀이처럼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서비스하는 점에 반해 바리스타에 도전하게 되었다.

개인 카페에서 시작하여 커피의 기본기를 배우고 따로 학원에 등록해 커피 공부를 하며 자격증도 취득한 후에는, 매 시즌마다 새로운 메뉴가 나오고 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 탐앤탐스에 입사, 지난해 초 영등포시장역점 점장으로 발령 받았다.

2011년 12월 오픈한 영등포시장역점은 박 씨가 첫 출근했을 때 오픈 1년 여가 지나며 자주 방문하는 젊은 층 단골 손님들도 많아지고 어르신 손님들도 늘어나고는 있었지만, 여전히 아메리카노 보다는 다방 커피를 찾고 셀프 서비스에 역정을 내는 어르신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다방 커피 대신 카페라떼나 카푸치노 · 바닐라라떼를 권해 드리고, 원두 커피를 원하시면 아메리카노를 권해 드리며 직접 가져다 드시는 시스템을 설명해 드리다 보면 하루가 훌쩍 갔다”라며 “메뉴를 잘 모르지만 어딘가에서 많이 들어본 카푸치노를 주문하는 어르신께는 우유 거품이 많이 올라간다고 설명 드리고 우유 양을 조금 많이 드려 넉넉하게 드실 수 있도록 하는 등 최대한 입맛에 맞춰 드리려 하고, 그래도 메뉴나 서비스를 많이 낯설어 하시는 어르신들께는 커피를 직접 가져다 드리며 다시 설명을 드리고는 했다”고 첫 출근 때를 회상했다.
 
몇 달이 지나자 주문을 받거나 홀 정리를 할 때 마다 어르신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이야기를 들어 드리고, 그러다 보면 일하는 도중 손님에게 케이크나 과일, 떡볶이 같은 간식거리를 선물 받기도 하는 등 영등포시장역점은 신구 세대의 정이 오가는 매장이 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 (제공=탐앤탐스)
▲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 (제공=탐앤탐스)

시장을 오가거나 인근에서 만남을 가지는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으로 향하는 횟수가 잦아지며 매일 아침마다 혼자서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를 주문하여 커피를 즐기는 어르신, 또띠아나 허니버터브레드, 프레즐을 주문해서 사이 좋게 나눠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 등 커피와 커피전문점 문화를 즐기는 단골 어르신들도 늘어났다. 매출도 월 25% 이상 높아지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었다.

박 씨는 “커피전문점 메뉴와 매장에 익숙해진 어르신들이 이제는 탐앤탐스의 한국적인 커피 맛과 매장에서 따끈하게 구워 드리는 다양한 ‘빵’ 맛에도 반하신 것 같다”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커피 전도사가 되었다는 자부심으로 앞으로도 언제 어디에서나 정을 담은 커피와 서비스를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