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보여드리면' 믿겠습니까
당신의 밥상은 안전합니까 / 식품업계 '안심 마케팅' 사활
박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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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이 마땅치 않다. 보릿고개로 허리띠를 졸라맸던 시절엔 상상도 못할 얘기다. 분명 그 시절에 비해 먹거리는 풍부하고 다양해졌다. 하지만 막상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급식 사고에 파라핀 아이스크림 파동, 농약 김 논란까지. 식품 관련 안전사고는 수년째 '현재 진행형'이다. 아무것도 먹을 게 없다는 자조의 말까지 나온다. 먹거리 공포에 빠진 대한민국. <머니위크>는 정체불명의 식품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는 우리 사회를 조명하고,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입맛을 잡으려는 업계의 움직임, 그리고 식품 유통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점과 대안 등을 심층 취재했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식품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중국산 불량식품, 조류인플루엔자 등이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고 최근 여름철 식품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더해지면서 식품업체들이 소비자의 불안 해소를 위해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들 업체는 식품 조리과정 공개, 체험교실 운영, 공식인증기관 확인 등 다양한 형태의 '안심마케팅'을 펼치며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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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 안전먹거리체험교실 |
◆조리과정 공개하며 불안 해소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식품 조리과정이라는 '속살'을 보여주는 업체가 있다. 위생에 직결되는 아킬레스건을 과감하게 드러내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쌓겠다는 의도다.
패스트푸드전문점 롯데리아는 지난 2009년부터 6년째 '안전 먹거리 체험교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매장에서 햄버거 만들기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롯데리아 체험스쿨'을 운영하며 소비자에게 안전한 식품 위생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는 주방공개시스템을 도입했다. 원료준비부터 조리과정, 제품포장까지 모든 단계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주방을 열어 놨다. 소비자로 하여금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유럽풍 카페를 표방하는 아티제는 케이크 만들기 강좌인 '파티시에 체험'을 진행한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케이크가 신선한 재료로 깨끗하게 조리된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대상FNF 종가집도 전국 110여 대형할인점과 유통점에 즉석으로 버무린 신선한 김치를 즐길 수 있는 실연매장을 설치했다. 원재료와 양념을 직접 확인하고 갓 담근 김치를 바로 맛본 뒤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 종가집은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실연매장을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
◆신뢰 쌓기 위해 인증기관 확인
공식인증기관으로부터 원산지와 등급, 품질 등을 확인받고 제품을 내놓는 업체도 많아졌다. 환경오염과 방사능 우려 등으로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커지자 재료의 안전성과 엄격한 품질관리를 내세우며 신뢰 구축에 나선 것이다.
코카콜라 조지아커피는 콜롬비아 국가커피 생산자연합의 인증을 받은 '조지아 에메랄드 마운틴 블렌드'를 선보였다. 콜롬비아 안데스산맥 17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재배한 아라비카 원두 중에서도 상위 2%의 최고급 원두를 사용한 점을 강조한다.
빙그레도 미국 플로리다 주정부 감귤국의 인증을 받은 A급 오렌지만을 재료로 사용한다며 냉장주스 '따옴'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플로리다산 오렌지는 엄정한 관리감독을 거쳐 재배·유통되며 껍질이 얇고 즙이 많아 고급주스의 원료로 사용된다.
오뚜기도 현장 및 위생환경관리, 원부자재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지정을 받아 체계적인 위생관리에 힘쓰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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