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용광로/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현대제철 용광로/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철강업계가 대규모 생산라인 증설 등 설비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내실 다지기에 전념하는 모양새다.

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36개 철강업체가 계획한 올해 설비투자액은 4조572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4.8% 감소했다. 지난 2007년 이후 최저치다.

특히 철강업계는 세월호 참사 후폭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경영방향 설정에 불안해하는 눈치다. 자칫 섣부른 움직임을 보였다가 ‘공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수부진 속에서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활성화 기조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판단에도 힘이 실린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지체되는 분위기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들도 기업들이 경영방향 설정을 가로막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세월호 참사가 4월 민간소비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BSI 조사에서도 6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94.5로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달 전에 조사된 5월 전망치는 101.7로 경기회복세를 점치는 기업들이 많았다. 그러나 실제 5월 실적치는 93.0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여러 정책과제가 표류하면서 불확실성이 확산되자 기업들이 신성장동력에 대한 발굴이나 투자를 미루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