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조선에서 온 팀장 vs 우주에서 온 팀원
1996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제목의 책이 국내에 소개됐다. ‘남자는 화성인, 여자는 금성인’이라는 비유를 통해 남녀의 사고방식과 언어가 다르기에 서로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독특한 제목과 설득력 있는 내용으로 출간 당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지금도 커플을 꿈꾸는 솔로와 이별을 꿈꾸는 커플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남녀관계를 다룬 연애 지침서이긴 하지만,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메시지는 획일적인 기준에 의해 옳고 그름을 따지던 우리의 경직된 문화에 화두를 던진다.

그로부터 18년이 지나 직장인판이 등장했다. <당신 없는 회사에 가고 싶다>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책이 그것이다. 물론 이 책이 남녀 직장인의 차이를 다루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대한민국의 팀장과 팀원이다. 저자는 ‘팀장과 팀원’ 역시 ‘화성인과 금성인’만큼이나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소통하기가 힘들며 그 차이를 서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성공적인 소통을 위한 실용적인 솔루션도 함께 제공한다. 과연 이 시대 팀장과 팀원은 서로 어떤 별에서 왔기에 이렇게 서로 다른 걸까.


저자는 3종류의 세대가 한 팀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한다. 첫번째는 386세대다. 이들은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녔으며, 현재 부장급으로 큰 조직의 리더를 맡고 있다. 두번째는 X세대다. 1970년대 출생으로 90년대 학번이며, 현재 차장, 과장급으로 중간관리자나 작은 조직의 리더를 맡고 있다. 민주화운동을 경험한 386세대와 물질적 풍요와 IMF를 동시에 겪은 X세대는 서로의 경험과 가치관에서 차이가 나지만 그래도 공통점이 있다. 가난이 무엇인지 직간접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자신의 입사를 허락해준 회사는 고마운 대상이며, 이에 대한 자부심과 공명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불타는 애사심으로 개인의 삶을 기꺼이 희생했던 선배들의 가르침을 큰 저항감 없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마지막 팀구성원인 Y세대는 좀 다르다. 이들은 1980년대 이후 태어났으며,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학창시절을 거치며 절대적 빈곤을 고민하지 않아도 됐던 첫 세대다. 어렵게 취업을 했지만 회사에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지는 않는다. 회사가 자신의 삶을 평생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경쟁력을 개발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개인 생활도 직장 생활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사들은 이러한 Y세대를 ‘우주에서 온 무개념 세대’로 생각하고, Y세대는 상사들을 ‘조선에서 온 꼰대’로 여기곤 한다.


저자는 조직 안에서 벌어지는 불통의 원인이 팀장 세대와 팀원 세대의 성장과 사회 경험의 차이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조직 내의 소통을 위해서 서로 ‘열린 마음’을 갖고 노력할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노력을 한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방법을 알지 못한다면 불통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성격 유형에 주목한다. 즉, 세대 간 차이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각 개인의 성격에 적합한 소통 방법을 활용해야 소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성격 유형 연구를 바탕으로 ‘독재자형, 만담가형, 연구가형, 수도자형’으로 나누고, 상대방의 유형을 파악하는 방법과 각 유형의 팀장과 팀원들이 매칭되는 총 16가지 경우에 대한 구체적인 소통법을 제시한다.

이민영 지음 | 라이스메이커 펴냄 | 1만45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