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 Car] 처음부터 앉아서 '끝내주는' 자동차 검사소
노재웅 기자의 <수다Car페> / 윤영섭 교통안전공단 상암검사소장을 만나다
노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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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수다Car페'는 이름 그대로 자동차(Car)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자동차 상식과 문화, 튜닝, 신차 정보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시시콜콜 가벼운 농담부터 진중하고 심도 깊은 전문가 대담까지 많은 이야기가 'Car페' 안에서 피어난다.
사람이 미래를 내다보고 건강검진을 받듯, 자동차도 오래도록 건강하게 타기 위해선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다만 사람과 다른 점은 강제성이 있다는 것인데, 차주는 차를 산지 4년째 되는 해부터 2년마다 의무적으로 자동차검사소에서 차량종합검사를 받아야 한다.
차량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 중 하나지만, 보통은 귀찮게 여기고 무조건 집에서 가까운 검사소로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검사소라고 다 똑같은 검사소일까.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이곳, 상암검사소를 한번이라도 들러본 이라면 '그렇지 않다'고 답할 것이다.
최첨단 검사설비를 국내 최초로 갖추고 '대한민국 대표 검사소'로 운영되고 있는 교통안전공단 소속 상암검사소의 윤영섭 소장을 만나 이곳만의 차별성을 직접 체험해봤다.
◆맥드라이브? 드라이브 스루!
차를 가지고 번호판 자동 인식 시스템이 구축된 라인으로 들어서면 무인카메라가 앞뒤에서 차량을 스캔한다. 스마트접수기를 통해 자동차등록번호 및 차량 정보가 담긴 VIMS가 조회되고, 바로 신용카드를 넣어 계산한 뒤 영수증까지 받을 수 있다.
입구에 차량을 세우고 내려, 접수실로 들어가 자신이 직접 정보를 작성하고 접수해야 하는 불편함을 이곳에선 첨단 무인 시설로 말끔하게 해결했다.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접수 시스템이다. 상암검사소에 최초 도입됐고, 이후 김해검사소에도 도입돼 현재는 전국 58개 검사소 중 2곳이 이 시설을 갖추고 있다.
"상암검사소가 생긴 뒤로 일본을 비롯한 30개국 이상 정부 관계자 180여명이 견학을 다녀갔어요. 자기네들보다 못할 줄 알고 왔다가 입구에서부터 이 시스템을 보고는 다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더라고요."(윤영섭 소장)
"제가 보기엔 맥도날드의 '맥드라이브'와 같은 느낌이네요."(기자)
"맞습니다. 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일사천리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맥락에선 비슷하다고 볼 수 있죠. 하하."(윤 소장)
접수가 완료되면 전방에 보이는 전광판을 통해 대기 순서 및 진로가 안내된다. 해당 진로 앞에 대기하면 내 순서에 맞춰 도어가 자동으로 열린다. 검사라인 입구로 진입하면 그때 차에서 내리면 된다.
"여기서부턴 '고객대기실'이란 곳으로 이동합니다."(윤 소장)
"차량을 검사하는 동안 고객이 쉴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은 이해하겠는데, 왜 이렇게 공간이 길쭉하게 마련된 거죠?"(기자)
"이곳은 단순한 쉼터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최초로 도입된 '실시간 고객 모니터링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죠. 자 한번 들어가 보시죠."(윤 소장)
◆멍청히 기다리지 말고 눈을 뜨자
이때, 함께 들어온 한 고객이 커피를 뽑아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을 켜지만 바로 저지 당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으레 당연한 행동을 했을 고객은 당황한 표정으로 윤 소장을 바라본다.
"스마트폰 대신 눈앞에 보이는 모니터를 봐주세요. 20분 정도만 라인을 따라서 고객대기실을 쭉 걸어오시면 됩니다. 차를 처음 몰아보는 분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설명과 화면이 계속 제공될 겁니다."(윤 소장)
차량 검사라인과 수평으로 마련된 고객대기실에는 모든 과정을 직접 모니터링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다. 우선 검사원이 차량의 동일성 및 기타 각종 장치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관능검사를 실시하고 전자제어진단기로 각종 센서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나면 총 5단계에 걸친 종합검사가 시작된다.
"첫번째로 앞뒤 바퀴 정렬검사를 할텐데요. 여기 작은 네모판이 보이시죠. 이건 1㎞를 1/1000로 축소한 답판입니다. 이곳을 지나가면 바퀴의 옆방향 미끌림량을 측정해주는데요. 내 차가 1㎞를 달렸을 때 일직선이 아니라 얼마나 좌우로 미끌어지는지를 알려주는 겁니다."(윤 소장)
무선마이크를 활용해 진행과정을 실시간으로 고객에게 설명하며, 이 모든 과정은 모니터를 통해서도 제공된다. 특히 차량 하부를 검사하는 과정이 '하이라이트'다. 초소형 카메라로 검사원이 검사하는 장면을 동일하게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데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때 자신의 차 하부를 처음 제대로 마주하면서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함께 들어온 고객이 총 2명이었는데 한명은 자동차검사를 처음 받아본다는 여성이었고 다른 한명은 오랜 기간 검사소를 다녔다는 남성이었다.
"어떠세요. 지금 진행되는 과정이 이해가 되세요. 그리고 다른 곳과 차이가 있나요?"(기자)
"네. 저는 차도 잘 모르고 이런 검사소도 처음인데요. 이렇게 화면으로 직접 실시간으로 보여주면서 쉬운 말로 설명까지 곁들여주니까 내 차가 무엇이 문제고, 무엇이 정상인지 확실히 알 수 있어서 좋아요."(여성 고객)
"사실 지금까지 많은 검사소를 다녀봤어도 그냥 합격 불합격 여부만 통보받으면 그만이었거든요. 내 차가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넘어간 적은 거의 없었죠. 아까는 무턱대고 앉아서 휴대폰부터 꺼내들었는데 이렇게 서비스를 받고 나니 잘 왔다 싶네요."(남성 고객)
◆합격 불합격 아닌 내 차를 알아야
앞뒤 바퀴 정렬검사를 비롯해 제동력 및 속도계 검사, 배출가스 검사, 전조등 및 하체 검사 등을 모두 마치면 검사결과 최종 판정 결과표를 교부 받고 20여분에 걸친 자동차검사는 끝이 난다.
"이곳 상암검사소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차량검사 이외에 더해지는 서비스 때문입니다. 엔진오일이나 워셔액, 브레이크 오일 등이 부족하면 전부 무료로 보충해줍니다. 여기까진 다른 곳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 시중에서 1만원 이상 가는 실내 항균탈취도 서비스로 제공하니 고객 만족도가 더욱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윤 소장)
"최신식 설비를 갖췄다는 점 외에 멀리서도 상암검사소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곳만의 차별성이 있다면요?"(기자)
"합격 불합격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2년에 한번 있는 기회를 통해서 내 차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는 게 중요한 거죠. 저희는 직접 보고, 듣고, 공감하는 검사소가 되는 것이 모토입니다. 꼭 이곳이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검사소를 찾을 때, 자신의 차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검사소에서도 결과만이 아닌 과정을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습니다."(윤 소장)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차량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 중 하나지만, 보통은 귀찮게 여기고 무조건 집에서 가까운 검사소로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검사소라고 다 똑같은 검사소일까.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이곳, 상암검사소를 한번이라도 들러본 이라면 '그렇지 않다'고 답할 것이다.
최첨단 검사설비를 국내 최초로 갖추고 '대한민국 대표 검사소'로 운영되고 있는 교통안전공단 소속 상암검사소의 윤영섭 소장을 만나 이곳만의 차별성을 직접 체험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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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가지고 번호판 자동 인식 시스템이 구축된 라인으로 들어서면 무인카메라가 앞뒤에서 차량을 스캔한다. 스마트접수기를 통해 자동차등록번호 및 차량 정보가 담긴 VIMS가 조회되고, 바로 신용카드를 넣어 계산한 뒤 영수증까지 받을 수 있다.
입구에 차량을 세우고 내려, 접수실로 들어가 자신이 직접 정보를 작성하고 접수해야 하는 불편함을 이곳에선 첨단 무인 시설로 말끔하게 해결했다.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접수 시스템이다. 상암검사소에 최초 도입됐고, 이후 김해검사소에도 도입돼 현재는 전국 58개 검사소 중 2곳이 이 시설을 갖추고 있다.
"상암검사소가 생긴 뒤로 일본을 비롯한 30개국 이상 정부 관계자 180여명이 견학을 다녀갔어요. 자기네들보다 못할 줄 알고 왔다가 입구에서부터 이 시스템을 보고는 다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더라고요."(윤영섭 소장)
"제가 보기엔 맥도날드의 '맥드라이브'와 같은 느낌이네요."(기자)
"맞습니다. 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일사천리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맥락에선 비슷하다고 볼 수 있죠. 하하."(윤 소장)
접수가 완료되면 전방에 보이는 전광판을 통해 대기 순서 및 진로가 안내된다. 해당 진로 앞에 대기하면 내 순서에 맞춰 도어가 자동으로 열린다. 검사라인 입구로 진입하면 그때 차에서 내리면 된다.
"여기서부턴 '고객대기실'이란 곳으로 이동합니다."(윤 소장)
"차량을 검사하는 동안 고객이 쉴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은 이해하겠는데, 왜 이렇게 공간이 길쭉하게 마련된 거죠?"(기자)
"이곳은 단순한 쉼터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최초로 도입된 '실시간 고객 모니터링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죠. 자 한번 들어가 보시죠."(윤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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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히 기다리지 말고 눈을 뜨자
이때, 함께 들어온 한 고객이 커피를 뽑아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을 켜지만 바로 저지 당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으레 당연한 행동을 했을 고객은 당황한 표정으로 윤 소장을 바라본다.
"스마트폰 대신 눈앞에 보이는 모니터를 봐주세요. 20분 정도만 라인을 따라서 고객대기실을 쭉 걸어오시면 됩니다. 차를 처음 몰아보는 분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설명과 화면이 계속 제공될 겁니다."(윤 소장)
차량 검사라인과 수평으로 마련된 고객대기실에는 모든 과정을 직접 모니터링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다. 우선 검사원이 차량의 동일성 및 기타 각종 장치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관능검사를 실시하고 전자제어진단기로 각종 센서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나면 총 5단계에 걸친 종합검사가 시작된다.
"첫번째로 앞뒤 바퀴 정렬검사를 할텐데요. 여기 작은 네모판이 보이시죠. 이건 1㎞를 1/1000로 축소한 답판입니다. 이곳을 지나가면 바퀴의 옆방향 미끌림량을 측정해주는데요. 내 차가 1㎞를 달렸을 때 일직선이 아니라 얼마나 좌우로 미끌어지는지를 알려주는 겁니다."(윤 소장)
무선마이크를 활용해 진행과정을 실시간으로 고객에게 설명하며, 이 모든 과정은 모니터를 통해서도 제공된다. 특히 차량 하부를 검사하는 과정이 '하이라이트'다. 초소형 카메라로 검사원이 검사하는 장면을 동일하게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데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때 자신의 차 하부를 처음 제대로 마주하면서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함께 들어온 고객이 총 2명이었는데 한명은 자동차검사를 처음 받아본다는 여성이었고 다른 한명은 오랜 기간 검사소를 다녔다는 남성이었다.
"어떠세요. 지금 진행되는 과정이 이해가 되세요. 그리고 다른 곳과 차이가 있나요?"(기자)
"네. 저는 차도 잘 모르고 이런 검사소도 처음인데요. 이렇게 화면으로 직접 실시간으로 보여주면서 쉬운 말로 설명까지 곁들여주니까 내 차가 무엇이 문제고, 무엇이 정상인지 확실히 알 수 있어서 좋아요."(여성 고객)
"사실 지금까지 많은 검사소를 다녀봤어도 그냥 합격 불합격 여부만 통보받으면 그만이었거든요. 내 차가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넘어간 적은 거의 없었죠. 아까는 무턱대고 앉아서 휴대폰부터 꺼내들었는데 이렇게 서비스를 받고 나니 잘 왔다 싶네요."(남성 고객)
◆합격 불합격 아닌 내 차를 알아야
앞뒤 바퀴 정렬검사를 비롯해 제동력 및 속도계 검사, 배출가스 검사, 전조등 및 하체 검사 등을 모두 마치면 검사결과 최종 판정 결과표를 교부 받고 20여분에 걸친 자동차검사는 끝이 난다.
"이곳 상암검사소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차량검사 이외에 더해지는 서비스 때문입니다. 엔진오일이나 워셔액, 브레이크 오일 등이 부족하면 전부 무료로 보충해줍니다. 여기까진 다른 곳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 시중에서 1만원 이상 가는 실내 항균탈취도 서비스로 제공하니 고객 만족도가 더욱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윤 소장)
"최신식 설비를 갖췄다는 점 외에 멀리서도 상암검사소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곳만의 차별성이 있다면요?"(기자)
"합격 불합격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2년에 한번 있는 기회를 통해서 내 차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는 게 중요한 거죠. 저희는 직접 보고, 듣고, 공감하는 검사소가 되는 것이 모토입니다. 꼭 이곳이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검사소를 찾을 때, 자신의 차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검사소에서도 결과만이 아닌 과정을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습니다."(윤 소장)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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