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WEEK] 농협생명 '변액보험 진출', 참과 거짓
심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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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생명 /사진=류승희 기자 |
NH농협생명의 변액보험 시장 진출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농협생명의 변액보험 판매 가능 여부를 결정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경쟁사들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
농협생명은 사실상 변액보험에 진출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경쟁사들은 위기감에 휩싸여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형국이다.
◆방카슈랑스 통한 변액연금 판매 금지,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농협생명이 우리아비바생명과 통합해도 지역조합과 농협은행 등을 통한 변액보험 판매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농협이 신경분리되면서 농협생명은 독립 보험사로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방카슈랑스 25%룰’ 적용을 유예 받았다. 이 제도는 1개 금융사에서 1개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농협생명은 25%룰을 유예 받는 대신 변액보험과 자동차보험, 퇴직연금 등은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
그런데 NH금융이 우리아비바생명이 포함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물을 인수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농협생명이 기존 우리아비바생명의 변액보험을 이용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서다.
이러한 관측이 나오자 금융위는 농협은행과 지역조합을 통한 변액보험 판매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농협생명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변액보험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유인 즉, 농협생명 보험료 수입 대부분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나오기 때문이다.
2014년 5월 기준 농협생명의 월초회보험료는 1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 중에서 방카슈랑스를 통한 월초회보험료는 1조7000억원이었다. 대부분의 월초회보험료 수입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발생했다.
방카슈랑스 비중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협생명은 농협은행과 지역조합에서 변액보험을 판매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상 변액보험 시장 진출이 무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금융위는 농협은행과 지역조합에서 변액보험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통합법인의 지점과 설계사 채널, 보험대리점을 통한 변액보험 신규 판매는 허용했다. 방카슈랑스를 제외한 모든 채널에서 변액보험을 팔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 넘은 농협, 변액보험까지?
이 소식이 알려지자 경쟁사에서는 금융당국에 의해 농협생명이 변액보험을 팔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방카슈랑스를 제외한 채널에서 변액보험을 팔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판매촉진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분석 중 하나가 바로 수수료 인상 전략이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변액보험 판매에 대한 수수료를 높여주면서 판매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수료 인상 전략은 GA(보험대리점)에게까지 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쟁 생보사들은 방카슈랑스를 통해 높은 초회보험료를 올리는 농협생명이 변액보험까지 판매하면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 긴장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농협생명의 월초회보험료는 1조8000억원대로 삼성생명(1조원대), 한화생명(6000억대), 교보생명(4900억대)보다 높다. ‘빅3’를 뛰어 넘은 것.
이러한 현실에서 농협생명이 변액보험까지 판매하면 초회보험료를 비롯한 보험료 수입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신사협정으로 큰 이익을 챙기고 있는 농협생명이 변액보험까지 진출한다는 것은 상도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에 농협생명은 당초 ‘방카슈랑스 25%룰 유예’라는 신사협정을 맺은 적이 없고, 설계사 등을 통한 변액보험 판매는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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