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초록등' 켠 자동차
시크걸·쿨가이의 '시시콜콜' / (19) 에코소비
이항영 MTN 전문위원·백선아 경제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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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항영 MTN 전문위원과 백선아 MTN 앵커가 만나 핫한 트렌드의 맥을 짚어 드립니다. 센스 있게 흐름을 읽어주는 미녀 앵커와 시크하게 경제 포인트를 짚어주는 훈남 전문가가 경제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냅니다. 세상 흐름 속 숨어있는 경제이야기를 함께하시죠.
입고 걸치는 모든 것이 화제가 되는 배우 공효진이 최근 드라마를 통해 '에코백'(Eco Bag) 스타일을 선보였다. 공효진과 사랑스럽다는 뜻의 러블리를 합한 '공블리' 스타일은 패션계에서도 완판(완전판매)되기로 유명한데, 공효진이 들고 나온 에코백 역시 속속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길거리에서도 예쁘게 차려 입은 여성들이 명품백 대신 에코백을 어깨에 걸치고 다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에코백은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장바구니 가방을 대체하는 천가방에서 시작됐다. 2007년 영국 디자이너 애냐 힌드마치가 합성수지 대신 천으로 만든 백에 '나는 비닐백이 아니랍니다'(I'm not a plastic bag)라는 문구가 새겨진 가방을 내놨는데 키이라 나이틀리, 제시카 비엘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애용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15달러에 팔리기 시작한 에코백은 인기가 치솟아 한정판의 경우 이베이에서 200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대표적 유해물질로 꼽히는 비닐봉지에 대한 환경규제가 늘어나면서 비닐봉지는 지구에서 사라져야 할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비닐봉지는 썩는 기간이 500년이나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마트 등에 비닐봉지 사용 시 환경부담금을 물리기 시작하면서 장을 보러 온 주부들에게 에코백은 필수품이 됐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에코백이 하나의 패션소품처럼 쓰이며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온 것이다.
◆SNS 바람 타고 유행이 된 에코소비
에코소비가 유행처럼 번지게 된 것은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이 성숙해졌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나 이상기온 현상 및 자연재해 등이 더 이상 다른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나에게도 피해를 주고 내 후손에게는 더 큰 피해가 전해질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한몫했다. 서로의 사생활을 공유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즉각 확인할 수 있는 SNS 특성상 에코소비와 같은 선행은 바로 칭찬받지만 환경이나 윤리에 위배되는 행동은 비판을 받는다. 그 결과 남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SNS세대들에게 도덕성은 중요한 덕목이 됐다. 에코소비도 소비자의 환경에 대한 우려감과 함께 SNS에서 더 활발하게 퍼졌다.
이전세대에서는 친환경을 위한 행동이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포장되기도 했지만 '펀'(FUN)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은 에코제품도 하나의 트렌드로 받아들인다. 에코백 역시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지 말라'는 운동이 정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예쁘면서도 환경에 좋은 '에코백을 들자'는 운동은 우리가 쉽게 실생활 속에서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단순히 에코백만이 아니다. 지구를 살리면서도 트렌드를 좇을 수 있는 에코소비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자연친화적인 '에코웨딩'의 경우 일회용 꽃 장식 대신 화분에 담긴 화초를 사용하고 청첩장도 되도록이면 재생용지를 택한다. 화학섬유보다는 유기농 면소재의 웨딩드레스를 입기도 한다. 자연을 위한 행동에 앞장서는 가수 이효리는 제주도에서 직접 준비한 친환경 웨딩을 올려 에코웨딩을 더욱 널리 알렸다. 배우 유지태·김효진 커플도 콩기름 청첩장을 사용해 큰 관심을 끌었다.
최근에는 자연과 공존하는 집을 짓고자 하는 수요가 크게 늘면서 '땅콩하우스' 열풍이 '에코하우스'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버려진 선적용 자재, 샴페인 코르크 마개를 이용한 바닥, 알루미늄 캔 등 재활용 건축자재를 사용한다.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려는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도 에코하우스인데 집안의 열이 밖으로 나가지 않게 차단해 별도의 난방설비 없이도 실내를 따뜻하게 유지한다.
소비자들도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진짜 에코상품을 고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인증제도를 꼼꼼히 살피자 기업들도 앞다퉈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에코 마크로는 제품생산·소비과정에서 오염을 적게 일으키거나 자원을 절약하는 제품에 수여하는 '코리아 에코라벨'(Korea Eco-Label)이 있다. 그 외에도 탄소배출량이 평균보다 적은 제품엔 '저탄소제품 인증'이 붙고, 과도한 에너지소비를 줄일 수 있는 제품에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중 1등급이 부여된다. 우수한 재활용 제품들을 정부가 선별해 수여하는 'GR'(Good Recycled)마크도 있다.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에코자동차 확산
비즈니스 차원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대중적 관심도 높은 분야는 자동차 에코소비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순수 전기차의 경우 탄소배출을 줄여 그린환경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각종 재활용을 통해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 이와 같은 환경우호적인 점이 에코자동차 확산에 기폭제가 된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산업은 태동 이후 약 100년간 속도와 고급화 경쟁을 치열하게 벌여왔다. 그러나 각각 두차례의 오일쇼크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환경보호와 경제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떠안았고 자동차도 에코소비의 타깃이 됐다.
화석연료와 전기에너지가 같이 쓰이는 하이브리드나 순수 전기에너지로 구동되는 전기차(EV)의 글로벌 양대 산맥은 토요타와 테슬라다. 먼저 하이브리드자동차의 선두주자 토요타를 살펴보자. 1997년 출시돼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300만대 이상 판매된 프리우스 시리즈는 하이브리드모델로, 현재 3세대까지 출시됐다. 외국에서는 이미 하이브리드택시가 대세인데 북미의 경우 지난 2000년 캐나다 밴쿠버에 처음으로 하이브리드택시가 등장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전체 택시의 약 50%, 뉴욕은 약 45%가 하이브리드일 정도로 보편화됐다. 우리나라도 곧 프리우스 하이브리드택시가 출범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보자.
전기차는 이 시대 최고의 창조경영인 중 한명으로 꼽히는 엘론 머스크가 만든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한번 충전에 300km 이상을 주행하는 전기차 테슬라S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연 2만대가량 생산하고 판매도 늘고 있다. 최근에 나온 BMW i3의 경우 주문 이후 대기시간만 6개월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물론 에코소비를 지향하는 자동차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턱없이 부족한 전기차 충전시설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각국 중앙·지방정부의 각종 세제지원과 보조금 등으로 가격부담이 줄고 있고 사용 시 약간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에코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있는 만큼 사업전망은 긍정적이다.
새로운 사업아이템이나 주식투자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에코자동차와 관련된 국내외 기업들을 살펴볼 것을 권한다. 특히 전공분야를 선택해야 하는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형이라면 미래를 이끌어갈 에코소비를 자녀의 입학지도에 참고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에코백은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장바구니 가방을 대체하는 천가방에서 시작됐다. 2007년 영국 디자이너 애냐 힌드마치가 합성수지 대신 천으로 만든 백에 '나는 비닐백이 아니랍니다'(I'm not a plastic bag)라는 문구가 새겨진 가방을 내놨는데 키이라 나이틀리, 제시카 비엘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애용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15달러에 팔리기 시작한 에코백은 인기가 치솟아 한정판의 경우 이베이에서 200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대표적 유해물질로 꼽히는 비닐봉지에 대한 환경규제가 늘어나면서 비닐봉지는 지구에서 사라져야 할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비닐봉지는 썩는 기간이 500년이나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마트 등에 비닐봉지 사용 시 환경부담금을 물리기 시작하면서 장을 보러 온 주부들에게 에코백은 필수품이 됐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에코백이 하나의 패션소품처럼 쓰이며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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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바람 타고 유행이 된 에코소비
에코소비가 유행처럼 번지게 된 것은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이 성숙해졌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나 이상기온 현상 및 자연재해 등이 더 이상 다른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나에게도 피해를 주고 내 후손에게는 더 큰 피해가 전해질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한몫했다. 서로의 사생활을 공유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즉각 확인할 수 있는 SNS 특성상 에코소비와 같은 선행은 바로 칭찬받지만 환경이나 윤리에 위배되는 행동은 비판을 받는다. 그 결과 남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SNS세대들에게 도덕성은 중요한 덕목이 됐다. 에코소비도 소비자의 환경에 대한 우려감과 함께 SNS에서 더 활발하게 퍼졌다.
이전세대에서는 친환경을 위한 행동이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포장되기도 했지만 '펀'(FUN)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은 에코제품도 하나의 트렌드로 받아들인다. 에코백 역시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지 말라'는 운동이 정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예쁘면서도 환경에 좋은 '에코백을 들자'는 운동은 우리가 쉽게 실생활 속에서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단순히 에코백만이 아니다. 지구를 살리면서도 트렌드를 좇을 수 있는 에코소비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자연친화적인 '에코웨딩'의 경우 일회용 꽃 장식 대신 화분에 담긴 화초를 사용하고 청첩장도 되도록이면 재생용지를 택한다. 화학섬유보다는 유기농 면소재의 웨딩드레스를 입기도 한다. 자연을 위한 행동에 앞장서는 가수 이효리는 제주도에서 직접 준비한 친환경 웨딩을 올려 에코웨딩을 더욱 널리 알렸다. 배우 유지태·김효진 커플도 콩기름 청첩장을 사용해 큰 관심을 끌었다.
최근에는 자연과 공존하는 집을 짓고자 하는 수요가 크게 늘면서 '땅콩하우스' 열풍이 '에코하우스'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버려진 선적용 자재, 샴페인 코르크 마개를 이용한 바닥, 알루미늄 캔 등 재활용 건축자재를 사용한다.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려는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도 에코하우스인데 집안의 열이 밖으로 나가지 않게 차단해 별도의 난방설비 없이도 실내를 따뜻하게 유지한다.
소비자들도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진짜 에코상품을 고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인증제도를 꼼꼼히 살피자 기업들도 앞다퉈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에코 마크로는 제품생산·소비과정에서 오염을 적게 일으키거나 자원을 절약하는 제품에 수여하는 '코리아 에코라벨'(Korea Eco-Label)이 있다. 그 외에도 탄소배출량이 평균보다 적은 제품엔 '저탄소제품 인증'이 붙고, 과도한 에너지소비를 줄일 수 있는 제품에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중 1등급이 부여된다. 우수한 재활용 제품들을 정부가 선별해 수여하는 'GR'(Good Recycled)마크도 있다.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에코자동차 확산
비즈니스 차원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대중적 관심도 높은 분야는 자동차 에코소비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순수 전기차의 경우 탄소배출을 줄여 그린환경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각종 재활용을 통해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 이와 같은 환경우호적인 점이 에코자동차 확산에 기폭제가 된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산업은 태동 이후 약 100년간 속도와 고급화 경쟁을 치열하게 벌여왔다. 그러나 각각 두차례의 오일쇼크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환경보호와 경제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떠안았고 자동차도 에코소비의 타깃이 됐다.
화석연료와 전기에너지가 같이 쓰이는 하이브리드나 순수 전기에너지로 구동되는 전기차(EV)의 글로벌 양대 산맥은 토요타와 테슬라다. 먼저 하이브리드자동차의 선두주자 토요타를 살펴보자. 1997년 출시돼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300만대 이상 판매된 프리우스 시리즈는 하이브리드모델로, 현재 3세대까지 출시됐다. 외국에서는 이미 하이브리드택시가 대세인데 북미의 경우 지난 2000년 캐나다 밴쿠버에 처음으로 하이브리드택시가 등장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전체 택시의 약 50%, 뉴욕은 약 45%가 하이브리드일 정도로 보편화됐다. 우리나라도 곧 프리우스 하이브리드택시가 출범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보자.
전기차는 이 시대 최고의 창조경영인 중 한명으로 꼽히는 엘론 머스크가 만든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한번 충전에 300km 이상을 주행하는 전기차 테슬라S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연 2만대가량 생산하고 판매도 늘고 있다. 최근에 나온 BMW i3의 경우 주문 이후 대기시간만 6개월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물론 에코소비를 지향하는 자동차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턱없이 부족한 전기차 충전시설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각국 중앙·지방정부의 각종 세제지원과 보조금 등으로 가격부담이 줄고 있고 사용 시 약간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에코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있는 만큼 사업전망은 긍정적이다.
새로운 사업아이템이나 주식투자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에코자동차와 관련된 국내외 기업들을 살펴볼 것을 권한다. 특히 전공분야를 선택해야 하는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형이라면 미래를 이끌어갈 에코소비를 자녀의 입학지도에 참고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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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영 MTN 전문위원·백선아 경제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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