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신용카드 긁기만 하니? 난 결혼도 한다." 신용카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점유율 확보를 위한 각 카드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카드상품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넘어서 이제는 각 계층의 특색을 살린 마케팅 수단을 활용해 고객을 적극적으로 끌어 모으고 있는 것.

'심심하거나' 혹은 '뻔한' 마케팅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가을을 맞아 결혼을 소재로 한 웨딩마케팅부터 젊은 세대를 겨냥한 문화마케팅까지 각 카드사의 이색마케팅을 모아봤다.


 

/사진=머니위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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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사, 결혼마케팅 활발… "예비부부 잡아라"

#. 올 가을 결혼을 앞둔 A씨(29·여)는 요즘 깊은 고민에 빠졌다. 평소 알뜰하기로 소문난 A씨지만 회사생활을 하며 학자금 대출을 갚아온 탓에 따로 모아둔 돈이 없기 때문. A씨가 고민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회사동료 B씨는 시중카드사에서 진행 중인 웨딩마케팅을 활용해볼 것을 추천했다. 결혼할 때 신용도에 따라 최대 2000만원의 특별한도를 부여하는 것은 물론 허니문 준비부터 혼수까지 모두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A씨는 고민 끝에 카드사를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면서 카드업계에는 '웨딩 붐'이 불고 있다. 결혼 관련시장만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등 카드사 입장에서는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좋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최근 카드사들은 결혼준비의 전단계에 걸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LG전자, 한샘, 듀오웨드, 한진관광과 제휴를 맺고 결혼과정에 필요한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하는 '웨딩플러스클럽'을 선보였다. 이 클럽에 가입하면 최대 2000만원의 특별한도가 부여된다. 제휴기업은 혼수나 결혼상품을 구매하는 회원에게는 금액대별로 20만∼50만원의 결혼축의금을 준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 웨딩사이트인 '올댓라이프 웨딩'을 통해 결혼사진과 드레스, 메이크업 등 웨딩패키지를 이용하면 이용액의 7%를 할인해준다. 허니문 준비도 걱정 없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제휴 여행업체를 이용하면 9%를 할인해준다.

삼성카드는 결혼준비 전단계에 걸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웨딩서비스 '오픈웨딩'을 통해 예비부부들을 유혹하고 있다. 오픈웨딩은 웨딩플래너 없이도 각 분야별로 검증된 우수업체를 소개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를 이용할 경우 제휴업체별로 최대 50% 현장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하나투어 H웨딩과 제휴를 맺고 다양한 웨딩서비스를 제공한다. 웨딩컨설팅 이용고객에게 예산에 맞춘 웨딩비용을 제안하는 것은 물론 웨딩전용 패키지를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아울러 웨딩컨설팅 이용고객에게는 하나투어 20만 마일리지와 고급 웨딩 부케세트도 준다.

롯데카드도 롯데백화점 웨딩멤버스 가입 본인회원 및 웨딩 가족회원의 전가맹점에서의 1년간 일시불·할부 이용실적을 합산해 최대 1%를 롯데상품권카드로 제공하는 '웨딩클럽서비스'를 선보였다.


카드사

◆ 문화마케팅 통해 젊은 층과 소통… 이미지 개선은 덤!

최근에는 젊은 층을 겨냥한 문화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시중카드사들은 인기가수가 대거 포진된 대형콘서트, 전시회 등을 적극 유치하며 젊은 계층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각 카드사들이 문화마케팅에 주력하는 이유는 기업의 고객유치는 물론 부정적 이미지 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3년간 Mnet <슈퍼스타 K>의 메인스폰서로 활동하며 기업이미지 개선과 더불어 다양한 광고효과를 누렸다.

현재 문화마케팅의 선두주자로는 현대카드가 꼽힌다. 현대카드의 경우 매년 해외 톱스타를 섭외해 슈퍼콘서트를 진행하는데 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현대카드=문화마케팅 선두주자'라는 인식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올해도 어김없이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시티브레이크(CITYBREAK) 2014'를 개최했다. 이 공연은 출연진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예매시작 45분 만에 블라인드 티켓 3000장을 매진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KB국민카드는 오는 26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리는 뮤지컬 <레베카> 티켓을 예매할 때 KB국민카드로 결제하면 동반자 1인 티켓을 무료로 제공하는 '1+1'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카드는 문화마케팅을 활용해 서울 이외의 지방지역 고객 마음 얻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지난 2012년부터 광주, 부산, 대구, 대전, 전주 등의 지역에서 카드회원을 대상으로 대형콘서트를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오는 17일에도 회원 7000명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 초대해 '롯데카드 MOOV(무브): 뮤직' 콘서트를 개최한다.


카드사

◆ 차세대 마케팅 대세는 '빅데이터'

'빅데이터' 역시 각 카드사의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발돋움했다. 빅데이터란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로 수치 데이터뿐 아니라 문자와 영상 데이터를 포함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말한다.

카드업계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휴대폰 앱을 고객에게 제공하며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제휴가맹점 이용자가 늘어나는 효과까지 창출해냈다.

삼성카드는 지난 4월부터 '링크'서비스를 통해 제휴가맹점의 신규이용 회원 증가를 이끌어냈다. 링크서비스란 삼성카드가 개별회원의 카드사용패턴을 분석해 이용가능성이 높고 할인혜택이 있는 가맹점을 추천해주고 회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별도의 쿠폰 없이도 결제할 때 해당 혜택을 자동으로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하나SK카드는 기존의 '겟모어-모비페이-모비카드' 등 3대 모바일서비스를 한데 묶은 '모비박스'(mobi box)를 선보였다. 모비페이는 카드 추가발급 없이 온라인결제서비스를, 모비카드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결제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BC카드의 '비씨콕'은 고객의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비씨콕은 앱 메인화면에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혜택 가맹점 상호명이 표시되는 등 고객이 가맹점의 정보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