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사진=류승희 기자
한국거래소 /사진=류승희 기자
‘악어쇼 관람·크루즈 체험·자유시간’. 일정표에 이 같은 계획이 들어 있었다면 그 누구도 이를 업무상 출장으로 생각지는 않을 것이다. 10월 국정감사에서는 한국거래소의 이 같은 ‘방만경영’ 행각이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3일 열린 국감에서 거래소가 직원의 연수유학출장 등 복리지원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먼저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이 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2년부터 올 7월까지 2년7개월간 거래소 직원 정원의 절반이 넘는 400여명이 151건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여비로는 1인당 500만원을 웃돌아 총 21억8000만원이 지급됐다. 해외출장의 주 목적지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나 플로리다 지역(마이애미), 유럽의 마드리드 파리 이스탄불 등이다.

그러나 이 중 각종 총회, 이사회 등 업무상 목적이 분명한 것을 제외하면 목적이 불분명한 해외출장이 70건에 이른다. 대상자인 166명에게 지급된 여비는 10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신 의원은 “유명 휴양지에서 (세미나) 개최된 건을 조사해보니 해당 세미나는 전혀 참석하지 않고 100% 관광여행을 했음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예컨대 컨퍼런스 참석 차 다녀온 플로리다의 5박7일간 출장에는 악어쇼 관람, 크루즈체험, 자유시간 등이 채워졌다.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또한 거래소의 방만경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거래소가 방만경영 정상화 계획을 이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의 복리비가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지난 7월 복리비를 50% 이상 감축해 방만경영 중점관리기관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김 의원 자료에 따르면 거래소의 경우 구성원의 복리비가 타 중점관리기관 20개의 개선 후 평균 414만원보다 높은 각각 447만원에 이른다. 개선 전 복리비가 1300만원을 넘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방만경영 해제의 판단 근거로는 부족하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이에 그는 “나머지 방만경영 기관에 비해서 턱없이 높은 수준으로 기재부의 방만경영 관리가 형식적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