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이름 덕분에 1000만이 선택한 앱
이름이 경쟁력, 네이밍마케팅 / 작명자들에게 들어보니
심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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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름은 사람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기업들에게도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머니위크>는 기업들의 생존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네이밍마케팅을 분석하고 작명자를 만나 네이밍 과정과 의미 등을 알아봤다. 또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는 'OO데이'의 의미를 살펴보고 '데이마케팅'이 단순한 상술인지 고객 마음을 훔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인지도 파악해봤다.
잘 지은 상품이름은 판매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성공한 제품이름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또 실제 판매실적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머니위크>는 네이밍마케팅을 통해 상품판매는 물론 기업의 이미지 개선효과를 톡톡히 본 마케터들을 직접 만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소비자 신뢰 회복하라" 특명
지난 2012년 4월 변액보험은 '최악의 보험상품'이라는 오명을 썼다. 지나치게 낮은 수익률 때문이다. 그 원인으로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가 지목되면서 고객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지난해 1월 미래에셋생명은 새로운 보험상품을 내놨다. 오명을 쓴 변액보험이다. 하지만 이 상품은 문제가 됐던 수수료 지급체계를 확 바꿨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의 '변액보험에 대한 고객신뢰 확보'라는 특명을 받은 미래에셋생명의 야심작이었다. 따라서 이 상품의 이름은 매우 특별해야만 했다.
당장 상품이름을 짓기 위한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 '수수료 체계를 변경했다'는 의미를 어필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슈퍼리턴' 등이 후보에 올랐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던 중 나온 것이 '진심의 차이'다. 장춘호 미래에셋생명 홍보팀장은 "'소비자에게 주권이 있다'는 진심이 담긴 상품명은 변액보험의 이미지 쇄신과 함께 생명보험사로서 고객을 상대하는 임직원의 자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수수료체계를 변경한 상품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한 '진심의 차이'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출시 8개월만에 초회보험료 누계실적 2000억원을 돌파했다. 그해 금융감독원 우수 금융신상품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소비자가 먼저 찾는 상품이 됐다.
업계에서는 "상품과 네이밍마케팅이 합쳐져 이룬 결과"라며 "'보험업계의 메기' 최현만 수석부회장의 역작이 먹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름 설명하면서 상품도 알린다"
진심의 차이라는 이름은 상품 판매 시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장 팀장은 "상품이름이 왜 진심의 차이인지를 말하다 보면 사업비체계를 설명하게 되고 고객은 자연스레 다른 변액보험보다 고객에게 유리하다는 점을 인지하며 가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상관관계는 미래에셋생명이 앞서 시작한 격언 마케팅에서도 엿볼 수 있다. '건강이야말로 최고의 재산입니다'는 건강보험이고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는 연금보험이다.
장 팀장은 "격언은 인생의 교훈을 표현하는 만큼 고객이 메시지를 접했을 때 의문 없이 동의할 수 있고 반사적으로 수용한다"며 "격언을 활용한 상품명은 메시지가 뚜렷할 뿐 아니라 뇌리에도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네이밍마케팅에 대해 장 팀장은 "네이밍 작업은 상품의 특징이 함께 표현돼야 한다"며 "상품만 좋거나 반대로 상품명만 좋은 히트작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1000만이 선택한 '앱'
누적 다운로드 1100만건, 월별 리뷰 12만건, 월간 거래액 600억원, 월 순방문자수 250만명(2014년 9월 기준).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을 꾸며주는 숫자들이다.
배달의민족은 자취생은 물론 젊은 부부라면 누구나 한번쯤 사용해봤을 법한 앱이다. 배달의민족의 성공요인으로는 '배달음식'을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게 만든 네이밍마케팅에 있다.
배달의민족이라는 이름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가 직접 만들었다. 김 대표는 작명 당시 '배달의민족' 이외의 다른 이름은 생각하지 않았다. 장인성 우아한형제들 마케팅 이사는 "우리가 당연시하는 배달문화는 사실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들다"며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가장 신기해하고 부러워할 정도로 자부심을 가질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종의 패러디이자 언어유희를 통해 재미있으면서도 한국인의 자부심, 한글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브랜드명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름 덕분에 배달의민족은 업계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장 이사는 "이름을 들었을 때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 서비스 특징이 주타깃인 젊은층에 강하게 어필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다양한 패러디가 양산되면서 자발적으로 브랜드명이 확산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 이사는 "친숙하고 주목도가 높은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며 "자발적 확산으로 인해 브랜드명이 고객 생활 속에 스며들었다"고 덧붙였다.
장 이사는 좋은 브랜드명을 짓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성 있고 차별화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고객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파악하고 고객에게 어떤 감정적 만족을 줄 수 있는지, 고객이 왜 써야 하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은 이름"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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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 홍보팀 일동(앞줄 왼쪽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장춘호 팀장, 황병욱 차장, 황재준 대리, 한 윤 대리, 안지선 대리) |
◆"소비자 신뢰 회복하라" 특명
지난 2012년 4월 변액보험은 '최악의 보험상품'이라는 오명을 썼다. 지나치게 낮은 수익률 때문이다. 그 원인으로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가 지목되면서 고객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지난해 1월 미래에셋생명은 새로운 보험상품을 내놨다. 오명을 쓴 변액보험이다. 하지만 이 상품은 문제가 됐던 수수료 지급체계를 확 바꿨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의 '변액보험에 대한 고객신뢰 확보'라는 특명을 받은 미래에셋생명의 야심작이었다. 따라서 이 상품의 이름은 매우 특별해야만 했다.
당장 상품이름을 짓기 위한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 '수수료 체계를 변경했다'는 의미를 어필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슈퍼리턴' 등이 후보에 올랐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던 중 나온 것이 '진심의 차이'다. 장춘호 미래에셋생명 홍보팀장은 "'소비자에게 주권이 있다'는 진심이 담긴 상품명은 변액보험의 이미지 쇄신과 함께 생명보험사로서 고객을 상대하는 임직원의 자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수수료체계를 변경한 상품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한 '진심의 차이'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출시 8개월만에 초회보험료 누계실적 2000억원을 돌파했다. 그해 금융감독원 우수 금융신상품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소비자가 먼저 찾는 상품이 됐다.
업계에서는 "상품과 네이밍마케팅이 합쳐져 이룬 결과"라며 "'보험업계의 메기' 최현만 수석부회장의 역작이 먹혔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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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설명하면서 상품도 알린다"
진심의 차이라는 이름은 상품 판매 시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장 팀장은 "상품이름이 왜 진심의 차이인지를 말하다 보면 사업비체계를 설명하게 되고 고객은 자연스레 다른 변액보험보다 고객에게 유리하다는 점을 인지하며 가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상관관계는 미래에셋생명이 앞서 시작한 격언 마케팅에서도 엿볼 수 있다. '건강이야말로 최고의 재산입니다'는 건강보험이고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는 연금보험이다.
장 팀장은 "격언은 인생의 교훈을 표현하는 만큼 고객이 메시지를 접했을 때 의문 없이 동의할 수 있고 반사적으로 수용한다"며 "격언을 활용한 상품명은 메시지가 뚜렷할 뿐 아니라 뇌리에도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네이밍마케팅에 대해 장 팀장은 "네이밍 작업은 상품의 특징이 함께 표현돼야 한다"며 "상품만 좋거나 반대로 상품명만 좋은 히트작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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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성 우아한형제들 마케팅 이사 /자료제공=우아한형제들 |
◆1000만이 선택한 '앱'
누적 다운로드 1100만건, 월별 리뷰 12만건, 월간 거래액 600억원, 월 순방문자수 250만명(2014년 9월 기준).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을 꾸며주는 숫자들이다.
배달의민족은 자취생은 물론 젊은 부부라면 누구나 한번쯤 사용해봤을 법한 앱이다. 배달의민족의 성공요인으로는 '배달음식'을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게 만든 네이밍마케팅에 있다.
배달의민족이라는 이름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가 직접 만들었다. 김 대표는 작명 당시 '배달의민족' 이외의 다른 이름은 생각하지 않았다. 장인성 우아한형제들 마케팅 이사는 "우리가 당연시하는 배달문화는 사실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들다"며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가장 신기해하고 부러워할 정도로 자부심을 가질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종의 패러디이자 언어유희를 통해 재미있으면서도 한국인의 자부심, 한글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브랜드명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름 덕분에 배달의민족은 업계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장 이사는 "이름을 들었을 때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 서비스 특징이 주타깃인 젊은층에 강하게 어필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다양한 패러디가 양산되면서 자발적으로 브랜드명이 확산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 이사는 "친숙하고 주목도가 높은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며 "자발적 확산으로 인해 브랜드명이 고객 생활 속에 스며들었다"고 덧붙였다.
장 이사는 좋은 브랜드명을 짓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개성 있고 차별화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고객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파악하고 고객에게 어떤 감정적 만족을 줄 수 있는지, 고객이 왜 써야 하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은 이름"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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