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왕십리에서 에스테틱을 운영하는 A씨. 그는 지난해 티켓몬스터의 지역 뷰티숍 담당 MC(마케팅컨설턴트)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A씨에게 해당 MC는 전국 각지에 있는 뷰티숍을 모아 딜을 진행한다며 참여의사를 물었다. 광고비와 수수료 등의 조건을 듣고 그 자리에서 딜 참여를 결정한 A씨. 며칠 뒤 담당 MC는 지점 콘텐츠에 관한 정보와 주소, 영업시간 등을 전화로 물었다. 일주일 후 A씨는 티몬딜에 자신의 뷰티숍이 올라가 있는 걸 확인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구두계약 이후 서면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지만 상품광고가 올라간 이후에도 티몬에선 계약서가 내려오지 않았다. 이후 그는 티몬에서 3차례 지역딜을 진행했지만 한번도 티몬과 정식 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다. A씨는 티몬과의 계약에선 으레 계약서를 교부받지 못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소셜커머스 업체 3사 중 1년째 '월 방문자수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 티켓몬스터(티몬)가 지역서비스 계약 체결 시 계약서 작성 등의 절차없이 구두계약만으로 상품광고를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취재 결과 티몬과 지역딜을 체결한 업체 10곳 중 8개사꼴로 계약서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다지점딜(전국 각지의 업체를 패키지로 묶어 등록하는 형태의 계약)의 경우 딜에 참여한 업체 대부분이 계약서 없이 딜을 진행했다. 대표업체와 MC만 대표계약서를 작성하는 형태로 계약이 진행됐을 뿐 나머지 업체들은 계약서 자체가 전무했다.

문제는 협력업체들은 최초 계약은 물론이고 계약조건이 바뀐 경우에도 계약서를 교부받지 않아 구두계약 체결 이후의 계약관련 사항은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일부 업체들은 티몬 측에 계약조건 외 입점비와 광고비 등의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해왔다며 항의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업체들은 자사가 알지도 못하는 계약 항목에서 티몬이 1500여만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떼갔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들 업체 대부분은 티몬으로부터 문제의 수수료를 돌려받은 상태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한 배경에는 원천적으로 티몬 본사 측에 책임이 있다는 게 소셜커머스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협력업체와 지역영업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나 이를 증명할 문서가 전혀 없는데도 회사가 별다른 관리·감독없이 승인을 한 것이 원인이라는 것. 일각에서는 이러한 부실 계약절차 관행을 회사가 알고도 판매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묵인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몬외 다른 소셜커머스업체들은 다지점딜을 체결할 경우 본사에서 참여업체 전체의 계약서를 받은 후에 광고를 진행한다”며 “매달 채워야 하는 판매실적과 인센티브 때문에 티몬 내부에서 승인절차를 무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이러한 관행 탓에 티몬의 지역 담당 MD와 협력업체들 간 분쟁이 종종 일어났다. 그때마다 MD들이 전자계약서나 팩스 계약서를 인정하자고 요구했지만 티몬 측은 이를 무시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티몬 관계자는 “다지점딜에서 계약서 교부 의무는 계약 체결자인 MD와 대표업체에 있다. 따라서 이와 관련한 손해가 협력업체에서 발생했다면 이들(MD와 대표업체)에게 배상을 청구해야 마땅하다”고 해명했다. 다시 말해 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아 발생한 손해를 회사가 책임지지 않겠단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계약 체결 당사자는 티몬과 각각의 협력업체이며 판매수수료를 떼가는 주체도 티몬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회사 내부의 관리부실에 대한 책임을 말단 영업사원과 협력업체에 떠넘기는 티몬의 태도가 궁색한 이유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