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한 명의 여성, 열 남성 부럽잖다


 

"카드사 입장에서 여성고객을 바라보면 매출은 상대적으로 낮고 서비스 비용은 많이 드는 등 다양한 핸디캡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성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이유는 여성고객은 본인뿐만 아니라 잠재된 구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1990년대 인기가수 쿨의 히트송 <해석남녀>를 기억하는가. 이 노래가사를 보면 "세상을 지배하는 자는 남자라고 큰소리치지만 그런 남자를 지배하는 건 여자야"라는 소절이 나온다. 우리 사회가 얼핏 보기에는 남성이 주도권을 쥔 채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여심을 공략하면 파급력이 훨씬 강력하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같은 범주에서 금융상품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중 카드상품의 경우 규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고객을 성별로 구분짓지 않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여성고객을 확보할 경우 상품수익성뿐 아니라 입소문 등 외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여성관련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재원 신한카드 상품R&D팀 과장을 만나 카드업계의 여심공략 비법에 대해 들어봤다.

◆잠재된 구매력 큰 여성고객

"여성고객의 경우 잠재된 구매력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본인의 결제수단으로 카드를 사용하는 것 외에도 다른 고객의 결제를 유도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하기 때문이죠."

이 과장은 카드사에서 여성고객을 유치할 경우 누릴 수 있는 최대효과로 여성고객의 대리구매능력을 꼽았다. 예컨대 주부고객의 경우 본인의 결제영역뿐만 아니라 남편의 옷을 쇼핑하거나 자녀의 학원비 결제 등 가정생활과 관련된 포괄적인 부분에서 본인의 카드를 활용한다. 이처럼 다양한 결제의 통로역할을 함으로써 한명의 고객이 충족시킬 수 있는 최대치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것. 또한 여성은 좋은 정보를 접하면 서로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 특유의 입소문을 통한 마케팅효과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카드사는 여심을 공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까. 이 과장은 여성의 특성을 고려한 혜택을 통해 실질적인 만족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에게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췄습니다. 카드의 포인트 적립처나 할인가맹점을 여성고객의 사용빈도수가 높은 쇼핑·미용·건강·여행 등에 집중해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죠. 신한카드의 여성상품인 '레이디베스트카드'의 경우 연회비가 20만원인 대신 1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주고 롯데백화점 상품권을 바우처서비스로 넣어 쇼핑과 연계된 서비스의 질을 높였습니다."

또한 이 과장은 여성고객을 대상으로 초청행사나 명품대전 등을 개최해 흥미를 유발하고 최근에는 '코드나인'을 통해 여성고객을 9가지 유형으로 분류,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