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ECB 양적완화 수혜주
장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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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ECB총재 /사진=머니투데이DB |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9월까지 한달에 600억 유로를 공급하는 전면적 양적완화를 실시하겠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당초 월 500억 유로의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는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다. 이에 따라 양적완화 종료 시점까지 1조 유로 이상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ECB가 유로존 경제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신호탄을 터트린 것으로 풀이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자산유동화증권(ABS) 및 커버드본드에 대한 기존 매입 프로그램을 포함해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추가 자산매입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손실을 공유하기 위해 각국 기관들이 발행하는 채권 매입 규모를 신규 매입의 12%로 제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0.15%였던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의 고정금리도 기준금리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연례 통화정책회의 종료 후 기준금리를 0.05%로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 ‘변하는 세계’ 강달러·금리하락·디플레 공포 감소
전문가들은 이 같은 ECB의 조치가 디플레이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양적완화 시행으로 당장 디플레이션 우려로부터 완전히 탈출한 것은 아니지만 국제 금융시장에 활기가 생길 것이라는 의견에는 대부분 동의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양적완화는 ECB가 본격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돼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며 “또한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된다는 점은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지표들의 하락을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CB의 양적완화에 따라 세계적인 강달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도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 대비 2.16% 떨어지며 1유로당 1.13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종합한 ICE달러 인덱스 또한 1.64% 상승하며 달러 강세를 보였다.
허진욱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국채매입 규모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기 때문에 올해 말 1.15달러로, 내년 말 1.10달러로 전망한 달러·유로화 환율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CB가 시행하는 양적완화의 규모가 예상치를 상회함에 따라 유로존 채권 금리도 하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ECB의 채권 매입량이 늘어나며 채권 가격이 올라가고 금리가 하락하는 것이다.
김문일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금리가 하락한다면 미국 금리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이는 국내 금리를 하락시킬 요인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본다면 최근 유로존 금리 하락에 일정 부분 대규모 자산매입 가능성이 선반영돼 있기 때문에 금리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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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존 자금 유입 되면 정유·조선·건설주 ‘수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ECB의 양적완화가 유로존의 성장률은 촉진시켜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신흥국과 차별화돼 있어 자본유출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자본 유출 가능성에 대비해 자본유입을 촉진하는 정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시장에 유럽계 자금이 지난해 11월 소폭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현재 밸류에이션 매력을 지닌 국내 증시로 유럽계 자금이 재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지은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도 “한국은 신흥국 거시안정성이 가장 양호하고 상대적으로 기준금리가 높기 때문에 유럽계 자금 유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경우 정유, 화학, 조선, 건설 등의 대형 수출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준호 BS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외국인의 자금유입 기대와 투자심리 개선으로 투자자들은 그동한 부진했던 대형주, 민감주, 수출주 등을 매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정유, 화학, 조선, 건설 등 그동안 유럽 리스크로 낙폭이 과대했던 경기 민감 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로존 자금의 급속한 확대가 세계 금융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재홍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산매입에 따른 ECB의 책임규모가 제한적이라는 점과 경기 취약국의 자산 매입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이 미비하다는 점 등 한계가 존재한다”며 “금융시장의 단기적 강세는 가능하다 효과가 장기화되기에는 아직 대외환경이 좋다고 평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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