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지방서도 찾아오는 '마약 떡볶이' 골목
전통시장의 재발견 / 르포 (4) - 안양 중앙시장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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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전통시장’이 변하고 있다. 시장 안에 카페와 박물관이 들어서고 각종 이벤트와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많은 돈을 치를 필요도 없다. ‘정’과 후한 인심은 덤이다. <머니위크>는 민족 대명절 ‘설’을 맞아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전통시장을 재조명했다.
소상공인에 있어 전통시장의 위기는 현실 그 자체다. 안양중앙시장도 마찬가지다. 인근에 편리하고 쾌적한 시설과 서비스를 앞세운 백화점과 아웃렛, 마트 등이 들어서면서 전통시장을 드나드는 소비자의 발길이 뚝 끊겼다.
안양중앙시장이 현재의 모습처럼 다시 북적이기까지는 남모를 노력이 있었다. 낡은 지붕을 깔끔한 아케이트로 교체하고 전문강사를 초빙해 상인 친절교육을 실시했다.
시장 뒤편에 저렴한 공영주차장도 만들었다. 이 주차장은 주말에는 무료로 운영되고 평일에도 상점에서 물품을 구매하면 주차권을 받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마트만큼 편리하지 않으면 사람이 오지 않을 것이란 상인들의 생각이었다.
◆‘시장만의 매력’ 어필에 주력
하지만 전통시장이 아무리 편의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대형마트보다 편리할 수는 없다. 안양중앙시장은 ‘시장만이 가진 매력’을 적극 강조하며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시장의 맛과 멋이 알려지며 최근에는 젊은 층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를 끈다.
본격적으로 시장을 탐방하기 전 인터넷을 검색하자 수많은 먹거리가 나열된 블로그 글들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1번 게이트를 통해 중앙시장에 들어서면 매콤달콤한 떡볶이 냄새가 행인을 유혹한다. 인터넷상에서 이른바 ‘마약 떡볶이’로 불리며 유명세를 탄 곳이다.
시장 중앙로 한가운데 한줄로 늘어선 떡볶이 노점들은 가게마다 비슷한 듯 다른 맛을 내며 고객의 입맛과 추억을 자극한다. 35년째 떡볶이 노점을 운영 중이라는 최정숙씨(73)는 “교복 입고 매일같이 오던 학생이 어른이 돼 아이를 안고 찾아오곤 한다”며 “이 떡볶이가 그 사람들의 어릴적 추억이라고 생각하니 장사를 그만두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인터넷에서 소문이 나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떡볶이를 먹으러 찾아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오래되진 않았지만 어느새 명물이 된 찹쌀호떡과 닭강정 집에도 손님이 줄 서 있다. ‘착한가게’로 소문난 3000원짜리 칼국수집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 시장 안에 있는 ‘곱창골목’은 오랜기간 안양중앙시장을 대표해온 먹거리다.
재미있는 것은 시장 중앙로를 기준으로 좌우 갈라진 길에 ‘김밥로’, ‘곱창골목’ 등의 이름이 붙었다는 점. 먹거리뿐 아니라 이불집이 모여있는 골목은 ‘포목로’, 청바지 수선집이 늘어선 곳엔 ‘청바지로’ 등 품목별 거리도 따로 마련돼 있다.
중앙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데이트를 즐기거나 간단한 식사를 하러 시장을 찾는 사람이 많다”며 “전통시장 특유의 분위기가 활성화돼 다른 품목의 판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 합본호(제370·3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안양중앙시장이 현재의 모습처럼 다시 북적이기까지는 남모를 노력이 있었다. 낡은 지붕을 깔끔한 아케이트로 교체하고 전문강사를 초빙해 상인 친절교육을 실시했다.
시장 뒤편에 저렴한 공영주차장도 만들었다. 이 주차장은 주말에는 무료로 운영되고 평일에도 상점에서 물품을 구매하면 주차권을 받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마트만큼 편리하지 않으면 사람이 오지 않을 것이란 상인들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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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위크 |
◆‘시장만의 매력’ 어필에 주력
하지만 전통시장이 아무리 편의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대형마트보다 편리할 수는 없다. 안양중앙시장은 ‘시장만이 가진 매력’을 적극 강조하며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시장의 맛과 멋이 알려지며 최근에는 젊은 층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를 끈다.
본격적으로 시장을 탐방하기 전 인터넷을 검색하자 수많은 먹거리가 나열된 블로그 글들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1번 게이트를 통해 중앙시장에 들어서면 매콤달콤한 떡볶이 냄새가 행인을 유혹한다. 인터넷상에서 이른바 ‘마약 떡볶이’로 불리며 유명세를 탄 곳이다.
시장 중앙로 한가운데 한줄로 늘어선 떡볶이 노점들은 가게마다 비슷한 듯 다른 맛을 내며 고객의 입맛과 추억을 자극한다. 35년째 떡볶이 노점을 운영 중이라는 최정숙씨(73)는 “교복 입고 매일같이 오던 학생이 어른이 돼 아이를 안고 찾아오곤 한다”며 “이 떡볶이가 그 사람들의 어릴적 추억이라고 생각하니 장사를 그만두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인터넷에서 소문이 나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떡볶이를 먹으러 찾아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오래되진 않았지만 어느새 명물이 된 찹쌀호떡과 닭강정 집에도 손님이 줄 서 있다. ‘착한가게’로 소문난 3000원짜리 칼국수집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 시장 안에 있는 ‘곱창골목’은 오랜기간 안양중앙시장을 대표해온 먹거리다.
재미있는 것은 시장 중앙로를 기준으로 좌우 갈라진 길에 ‘김밥로’, ‘곱창골목’ 등의 이름이 붙었다는 점. 먹거리뿐 아니라 이불집이 모여있는 골목은 ‘포목로’, 청바지 수선집이 늘어선 곳엔 ‘청바지로’ 등 품목별 거리도 따로 마련돼 있다.
중앙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데이트를 즐기거나 간단한 식사를 하러 시장을 찾는 사람이 많다”며 “전통시장 특유의 분위기가 활성화돼 다른 품목의 판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 합본호(제370·3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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