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해부터 상용화한 지하철 범죄신고 어플리케이션 /사진=뉴스1
서울시가 올해부터 상용화한 지하철 범죄신고 어플리케이션 /사진=뉴스1

#직장인 A씨는 매일 출근길이 가장 힘들다. 정해진 출근 시간은 9시. 집에서 회사까지는 지하철로 1시간 남짓 거리지만 그는 매일 아침 6시40분 전철을 탄다. 그는 “회사에 일찍 가고 싶지 않지만 7시가 넘어 지하철을 타면 사람이 너무 많아 출근만으로 녹초가 된다”며 “잠을 조금 못자더라도 일찍 집을 나서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최악의 지옥철, 4량 운행하는 9호선

지난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가 작성한 지하철 혼잡도 자료에 의하면 최악의 지옥철은 출근시간대 9호선 급행열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전 7시50분부터 8시20분 출근시간 대에 9호선 급행열차의 '염창역-당산역' 구간의 혼잡도는 237%에 달했다.

또한 9호선은 혼잡도 상위 10개 구간 중 6곳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혼잡도 상위 10개 구간을 노선별로 보면 9호선이 6곳, 2호선이 4곳으로 9호선 당산-여의도 (235%), 노량진-동작(216%), 여의도-노량진(212%), 2호선 사당-방배(202%) 구간 순이다. 2호선은 '방배~서초'가 혼잡도 196%, '낙성대~사당' 혼잡도 190%을 기록하며 가장 혼잡도 높은 구간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의 도시철도 차량 표준을 보면 지하철 적정 인원은 1㎡의 면적 당 승객 3명 수준이다. 객차 1량 당 160명일 때 혼잡도를 100%로 규정한다. 혼잡도 237%는 1㎡ 당 7명, 열차 1량당 380명이 타고 있는 셈이다. 혼잡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승객들은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는데 실제로 2005년 지하철 2호선에서 혼잡도 225%를 넘어서자 다수 승객들이 호흡 곤란을 일으킨 바 있다.

9호선의 상황은 지난 주말부터 더 나빠졌다. 다음달 9호선 2단계 구간 개통을 앞두고 시운전이 시작됐는데, 열차 수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운행 구간이 길어져 사실상 열차 운행 횟수가 10% 이상 줄어든 셈이 됐기 때문이다. 다음달부터 연장 구간 운행이 본격화돼 승객이 추가 유입되면 혼잡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9호선이 이렇게 혼잡한 가장 큰 이유는 8~10량으로 운행되는 다른 노선과 달리 4량으로 운행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교통정책과 도시철도팀 관계자는 "지하철 9호선을 시작할 당시 수요가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민간 사업자와 논의해 4량으로 결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4량 열차를 6량 혹은 8량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낮 시간에는 텅 비어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요와 수익성을 고려해 시뮬레이션을 거쳐 시스템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범죄 1~4호선 많아… 서울시 앱 만들어 대응

단순히 사람이 많다고 지옥철은 아니다. 혼잡한 틈을 타 벌어지는 지하철내 범죄는 지하철을 타기 싫게 만드는 주요인이다.

서울지하철경찰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경찰에 접수된 지하철 내 범죄 신고는 총 6759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11년 1881건, 2012년 1448건, 2013년 1858건, 2014년 1572건이었다.

유형별로는 성범죄 신고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절도, 폭력 순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하철 호선별 전체 범죄 신고건수는 2호선이 2492건으로 가장 많았고, 1호선(1324건), 4호선(876건)이 뒤를 이었다. 범죄 유형 중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 '성범죄' 신고 최다 역사는 서울역, 신도림역, 사당역 순이었다.

서울시는 최근 이 같은 지하철 범죄를 막고자 '안심지하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시는 내년 1월 1일부터 신고 즉시 열차 칸 위치와 신고 내용을 지하철 콜센터·지하철 보안관과 경찰에게 동시 통보되는 앱을 내놓는다.

특히 성추행을 당하는 시민이 현장에서 통화를 하거나 문자로 상황을 상세하게 신고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앱 한가운데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신고되고, 상황을 목격한 시민이 사진을 찍어 실시간 신고할 수 있기 때문에 현행범을 잡는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앱은 범죄 신고건수가 많은 1∼4호선 구간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고 내년 3월부터는 5∼8호선으로 확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