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이 황사로 뒤덮였다. /사진=뉴스1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이 황사로 뒤덮였다. /사진=뉴스1


지난 23일 이례적 겨울황사가 전국을 뒤덮었다. 서울의 미세먼지농도는 1044㎍/㎥를 기록하며 최근 6년새 최고치를 보였다. 희뿌연 공기에 시민들은 울상을 지었지만 남몰래 웃음짓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황사관련주다.

황사관련주란 황사를 막을 마스크를 제조하거나 공기청정기, 각종 의료기기 등을 판매하는 업종을 두루 묶어놓은 테마주다. 통상 미세먼지수치가 증가하면 황사관련주의 매출이 증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도 상승한다.

황사가 몰려오자 마스크용 극세사 원단을 제조하는 웰크론의 주가는 상한가에 근접했다. 지난 23일 장중 한때 10% 이상 급등하며 황사관련 대장주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의료기기를 제조하는 휴비츠는 그 다음날 장중 13% 상승세를 보였다.

공기청정기를 생산하는 위닉스도 장중한때 5.59% 상승했으며 같은 업종의 코웨이가 2%가까이, 성창오토텍은 10.64%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들 주가는 잠깐 스쳐지나가는 모래바람처럼 금세 원상태로 돌아왔다. 오히려 몇몇 종목은 하락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2595원이었던 웰크론의 주가는 3일만에 2445원으로 5.78% 가라앉았다. 위닉스도 같은 기간 2.12% 빠졌고 성창오토텍이 11.39%, 코웨이가 3.37% 각각 하락했다. 황사관련 종목 중 휴비츠만 유일하게 2.24% 상승했다.


 

황사관련주 /사진=뉴스1
황사관련주 /사진=뉴스1

◆ 주기적으로 쌓이는 ‘모래성’에 주목하라

황사관련주는 단기적으로 급등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빠르게 하락하는 테마주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슈로 인해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일수록 실적을 토대로 성장성이 있는 종목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황사 이슈가 사라진 후 계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휴비츠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395.4% 증가한 16억18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5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중국 관계 법령에 따라 매출액이 올해 1분기로 이월되고 비용은 지난해 4분기에 집계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희성 한화투자증권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총 수출판매 비중에서 중국이 약 1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휴비츠는 중국에 상하이법인을 세워 시장 대응을 하고 있다”며 “중국의 안경시장이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앞으로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11%의 하락을 보인 성창오토텍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0억4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80.3% 감소했다고 지난 2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381억8600만원으로 7.1% 줄어들었고 순이익 또한 21억5300만원으로 46.1% 감소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테마주에 투자하고 싶다면 다른 단발성 이슈와는 다른 황사관련 테마의 계절적 요인에 주목하라고 귀띔했다. 매년 황사가 불어오는 이맘때쯤에 황사관련주가 상승하는 것을 염두에 두라는 것이다.

방진마스크를 제조하는 업체인 케이엠의 주가는 황사 이슈가 시작된 올해 초부터 두달간 13.09%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6.1% 오른바 있다.

계열사인 오공티에스와 대형할인마트를 통해 마스크를 판매하는 오공의 주가 또한 올해 초 4095원으로 시작해 황사 경보가 발령된 지난 23일 5350원을 기록하며 30.65% 치솟았다. 오공의 주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 62%가량 상승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황사 테마주로 엮인 종목들은 검증이 안된 경우도 있지만 황사 이슈는 주기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트렌드가 될 것”이라며 “각 회사에서 어떤 관련 상품을 생산하고 실적에 얼마나 반영되는지를 확인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