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등장, 카드사들의 손익계산법
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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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Samsung Pay)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국내 모바일결제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간 카드사와 인터넷업체 및 지급결제대행(PG)사 간 대립구도가 성립돼있던 결제시장에 삼성페이가 뛰어들며 ‘판’이 완전히 뒤집혀 버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5'에서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삼성페이를 공개했다. 삼성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과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바코드 등 총 3가지 방식을 지원한다.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결제 채널을 빠른 속도로 잠식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선이다.
삼성페이의 등장을 두고 카드업계는 긍정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동시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선 카드사 입장에서 그간 모바일 카드의 한계로 지목됐던 오프라인 채널을 공략할 만한 활로가 생겼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카드사들이 주도하던 결제 기능 중 상당 부분을 삼성에 넘겨줄 우려가 상존한다는 점에서 경계태세도 쉽게 거둬들이지 못하는 양상이다.
◆“삼성페이, 간편결제시장 확대 가져올 것”
삼성전자는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NH농협카드 등 앱카드 협의체 6곳 외에 BC·우리·하나 등 총 9곳의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삼성페이의 국내시장 공략 채비를 마친 상태다.
삼성페이가 활성화 될 경우 카드업계에 가장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은 바로 모바일 카드의 오프라인시장 공략이다. 그동안 국내 카드사들이 선보인 모바일 간편결제는 온라인시장에서는 훨훨 날아다닌 반면 오프라인 결제시장에서는 맥을 못 추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신한·KB국민 등 대다수 카드사에서 출시 중인 앱카드가 대표적이다. 앱카드의 경우 온라인시장에서는 비밀번호만 누르면 결제가 완료된다는 ‘편리함’을 등에 업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신한카드에서 발급 중인 앱카드는 출시 이후 지난해 9월 말까지 385만장의 발급기록을 세웠으며 KB국민카드는 지난해 9월 기준 260만장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8월 기준 누적발급 200만장을 기록했으며 현대카드, 롯데카드는 각각 70만장, 50만장의 앱카드를 발급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을 보였다. 앱카드를 통해 결제를 하려해도 시중에는 앱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단말기 보급률이 터무니없이 낮기 때문이다. 결제과정이 다소 복잡하다는 점도 앱카드의 한계로 지적된다.
이 같은 문제점을 완벽하게 상쇄시킬 수 있는 대안이 바로 ‘삼성페이’다. 삼성페이는 기존에 신용카드를 결제할 때 이용하던 단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을 적용해 국내 90% 이상의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편리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또한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통한 결제도 가능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 모바일 카드의 경우 앱카드 등을 통해 온라인시장에서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오프라인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서는 별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던 상태”라며 “하지만 이번 삼성페이 출시를 통해 카드사의 입장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오프라인시장을 공략할 대안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금융당국에서 보안성 등의 이유로 기존 MS 단말기를 IC 단말기로 바꾸는 사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추후 활용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금융당국은 삼성페이의 보안성 등을 점검한 뒤 IC 단말기에서도 호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카드사-삼성페이 주도권 경쟁 ‘전전긍긍’
이처럼 모바일카드의 오프라인시장 공략이 가능해진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카드업계는 삼성페이의 등장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가장 큰 이유는 그간 카드사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던 모바일 결제시장이 삼성페이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삼성페이의 활용도가 커질수록 그만큼 삼성의 영향력은 견고해질 수밖에 없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카드사를 중심으로 모바일 결제시장의 판도가 그려졌지만 삼성페이의 영향력이 커지면 그만큼 삼성의 입김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카드사 입장에서 긍정적인 방향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페이의 영향력이 확대될수록 그동안 각 카드사에서 공들여 개발한 모바일 상품인 '앱카드'와 '유심형 모바일카드'(NFC)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밖에 오프라인 결제시장에서도 일정수준의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점 역시 카드사에게는 악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삼성페이의 경우 삼성에서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한해 이용이 가능한 만큼 업계 전체의 흐름을 결정지을 만한 변수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국내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50%를 육박하며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나머지 사용자들이 단순히 삼성페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바꾸지는 않을 거라는 것.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오프라인 시장에서 모바일카드의 활성화를 이끌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해보이나 그 자체만으로 전체 흐름을 논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자세한 흐름은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5'에서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삼성페이를 공개했다. 삼성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과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바코드 등 총 3가지 방식을 지원한다.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결제 채널을 빠른 속도로 잠식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선이다.
삼성페이의 등장을 두고 카드업계는 긍정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동시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선 카드사 입장에서 그간 모바일 카드의 한계로 지목됐던 오프라인 채널을 공략할 만한 활로가 생겼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카드사들이 주도하던 결제 기능 중 상당 부분을 삼성에 넘겨줄 우려가 상존한다는 점에서 경계태세도 쉽게 거둬들이지 못하는 양상이다.
◆“삼성페이, 간편결제시장 확대 가져올 것”
삼성전자는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NH농협카드 등 앱카드 협의체 6곳 외에 BC·우리·하나 등 총 9곳의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삼성페이의 국내시장 공략 채비를 마친 상태다.
삼성페이가 활성화 될 경우 카드업계에 가장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은 바로 모바일 카드의 오프라인시장 공략이다. 그동안 국내 카드사들이 선보인 모바일 간편결제는 온라인시장에서는 훨훨 날아다닌 반면 오프라인 결제시장에서는 맥을 못 추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신한·KB국민 등 대다수 카드사에서 출시 중인 앱카드가 대표적이다. 앱카드의 경우 온라인시장에서는 비밀번호만 누르면 결제가 완료된다는 ‘편리함’을 등에 업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신한카드에서 발급 중인 앱카드는 출시 이후 지난해 9월 말까지 385만장의 발급기록을 세웠으며 KB국민카드는 지난해 9월 기준 260만장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8월 기준 누적발급 200만장을 기록했으며 현대카드, 롯데카드는 각각 70만장, 50만장의 앱카드를 발급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을 보였다. 앱카드를 통해 결제를 하려해도 시중에는 앱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단말기 보급률이 터무니없이 낮기 때문이다. 결제과정이 다소 복잡하다는 점도 앱카드의 한계로 지적된다.
이 같은 문제점을 완벽하게 상쇄시킬 수 있는 대안이 바로 ‘삼성페이’다. 삼성페이는 기존에 신용카드를 결제할 때 이용하던 단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을 적용해 국내 90% 이상의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편리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또한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통한 결제도 가능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 모바일 카드의 경우 앱카드 등을 통해 온라인시장에서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오프라인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서는 별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던 상태”라며 “하지만 이번 삼성페이 출시를 통해 카드사의 입장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오프라인시장을 공략할 대안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금융당국에서 보안성 등의 이유로 기존 MS 단말기를 IC 단말기로 바꾸는 사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추후 활용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금융당국은 삼성페이의 보안성 등을 점검한 뒤 IC 단말기에서도 호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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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DB |
◆카드사-삼성페이 주도권 경쟁 ‘전전긍긍’
이처럼 모바일카드의 오프라인시장 공략이 가능해진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카드업계는 삼성페이의 등장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가장 큰 이유는 그간 카드사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던 모바일 결제시장이 삼성페이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삼성페이의 활용도가 커질수록 그만큼 삼성의 영향력은 견고해질 수밖에 없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카드사를 중심으로 모바일 결제시장의 판도가 그려졌지만 삼성페이의 영향력이 커지면 그만큼 삼성의 입김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카드사 입장에서 긍정적인 방향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페이의 영향력이 확대될수록 그동안 각 카드사에서 공들여 개발한 모바일 상품인 '앱카드'와 '유심형 모바일카드'(NFC)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밖에 오프라인 결제시장에서도 일정수준의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점 역시 카드사에게는 악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삼성페이의 경우 삼성에서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한해 이용이 가능한 만큼 업계 전체의 흐름을 결정지을 만한 변수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국내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50%를 육박하며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나머지 사용자들이 단순히 삼성페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바꾸지는 않을 거라는 것.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오프라인 시장에서 모바일카드의 활성화를 이끌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해보이나 그 자체만으로 전체 흐름을 논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자세한 흐름은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페이, '4단계 자물쇠' 잠근다
최근 들어 ‘보안’이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삼성페이의 보안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4중 보안시스템을 통해 보안과 관련된 문제를 원천차단 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카드사 서버에 대부분의 내역을 담아놓고 폰에는 암호화된 일부 내용만 남겨두기 때문에 스마트폰 내에 중요한 신용카드 정보가 담기지 않는다. 거래 정보도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내에 흔적이 남지 않는다.
결제도 카드번호가 아닌 임시번호인 ‘토큰 정보’를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카드번호나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도 없다. 또 사용자 지문 인식을 통해 결제가 결정되기 때문에 본인 이외에는 결제 기능을 이용하기 어렵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보안 프로그램 '녹스’(KNOX)를 통해 4중 보호막 시스템을 완성했다.
최근 들어 ‘보안’이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삼성페이의 보안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4중 보안시스템을 통해 보안과 관련된 문제를 원천차단 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카드사 서버에 대부분의 내역을 담아놓고 폰에는 암호화된 일부 내용만 남겨두기 때문에 스마트폰 내에 중요한 신용카드 정보가 담기지 않는다. 거래 정보도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내에 흔적이 남지 않는다.
결제도 카드번호가 아닌 임시번호인 ‘토큰 정보’를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카드번호나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도 없다. 또 사용자 지문 인식을 통해 결제가 결정되기 때문에 본인 이외에는 결제 기능을 이용하기 어렵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보안 프로그램 '녹스’(KNOX)를 통해 4중 보호막 시스템을 완성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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