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하면서 은행권 예금·대출금리가 속속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하면서 은행권 예금·대출금리가 속속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올해 ‘수익성 개선’을 경영목표로 제시한 은행들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로 한숨이 깊다. 저금리로 인한 저수익 구조에 시달리는 은행들이 또 한번 금리 인하와 마주한 것. 은행들은 지난해 8월과 10월 각각 0.25%씩 떨어진 금리에 이어 이번에 사상 최저인 1.75% 금리 폭탄을 맞았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 축소 등으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게 뻔하다. 전체 수익의 90% 이상인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더 이상 뾰족한 수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리 인하로 인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순이자마진(NIM)의 추가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레에셋증권에 따르면 금리 0.25%포인트 인하 시 순이자마진 하락폭은 0.02~0.05%포인트 정도다. 금리 인하로 인한 순이자마진 하락은 약 2분기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도 금리가 0.25%포인트 내려가면 은행권의 순이익이 3300여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원회가 가계대출 구조개선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내놓은 ‘안심전환대출’도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추가하락을 부추긴다. 지난해 순이자마진은 1.79%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98%)보다 낮은 역대 최저치다. 하이투자증권은 안심전환대출로 인해 순이자마진이 0.01%포인트 더 하락할 것으로 진단한 바 있다.

은행들은 저금리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이미 예·적금 금리 인하 검토에 들어갔다. 기업은행은 13일부터 대출금리를 인하한다.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은 신규 대출에 대해 곧 시장금리를 반영할 계획이다. 인하폭은 0.25%포인트가량이 될 전망이다. 다만 예·적금에 대한 금리는 시장상황을 지켜본 후 시기와 폭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은행의 정기예금 기본금리가 머지않아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 고객들이 예·적금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대로 펀드는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해 안정성이 높고 투자자가 개별 종목을 일일이 고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문의와 가입이 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마진에 수익을 의존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곧 은행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며 “저원가성예금 유치를 확대하고 신탁, 펀드, 방카슈랑스 등 비이자 부문 이익 증대의 ‘고객기반 강화’ 영업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