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등' 터지는 캐피털업계
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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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할부가 사실상 폐지국면을 맞음에 따라 캐피털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소형캐피털사들은 지금까지 수익을 창출해내는 데 있어 복합할부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와 각 카드사의 연이은 협상결렬 소식이 전해지며 캐피털업계가 앞으로의 생존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아주·JB우리캐피탈 등 일부 캐피털사들은 ‘마이너스할부’ 상품을 출시하며 복합할부금융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마이너스할부란 고객이 차값을 무이자할부로 이용할 뿐만 아니라 차값의 1%를 돌려받는 상품을 말한다. 다만 이 상품의 경우 캐피털사와 자동차제조업체의 부담이 너무 큰 데다 이용 가능한 상품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소형캐피털사들도 그간 취급하지 않았던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며 활로 모색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는 양상이다.
◆복합할부 폐지?… 업계 ‘직격타’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를 필두로 자동차업계와 카드업계의 힘겨루기 형태로 펼쳐졌던 복합할부수수료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현대·기아차는 복합할부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까지 내리지 않으면 복합할부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카드사는 가맹점수수료율을 일정수준 이하로 내리기는 힘들다며 난색을 표했다.
양 업계는 이를 두고 쉽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복합할부 취급중단 수순으로 이어졌다. 현대차와 BC, 신한·삼성카드는 앞으로 복합할부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기아차도 하나, 롯데, 현대, 신한카드와 카드복합할부상품 신규취급을 중단했다. 또 현대차가 복합할부 취급비중이 가장 큰 삼성카드와의 협상에 앞서 전차종 할부 기준금리 인하라는 초강수를 두며 복합할부금융의 메리트를 반감시켰다.
그러나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자동차업계도, 카드업계도 아닌 캐피털업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캐피탈을 제외한 중소형캐피털사들이 자동차할부금융을 통해 상당부분 수익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복합할부 취급이 중단될 경우 매출감소 등의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재 캐피털사의 자동차금융 의존도는 70~80%. 그중 복합할부 매출이 20~30%를 차지한다. 즉, 복합할부 상품이 폐지될 경우 전체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 자명한 셈.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복합할부가 폐지될 경우 해당상품을 취급하는 7개 캐피털사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에 캐피털사는 신규수익원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게 해답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마이너스할부상품, 대안 될까
일부 캐피털사들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마이너스할부상품을 내놨다. 현재 한국GM과 아주·JB우리·신한·BS캐피탈은 ‘마이너스금리’ 할부상품을 출시했다. 이는 한국GM의 스파크 차종을 구입할 때 월 할부금에 -1% 할부이자를 적용하는 파격적인 상품이다. 고객으로서는 무이자할부 혜택에 더해 매달 할부금의 일부를 돌려받는 셈이 된다.
예컨대 차량가 1162만원인 스파크를 살 때 선수금 30%(348만6000원)을 내고 36개월 동안 월 22만2470원씩 갚는 구조다. 이렇게 납입한 총할부금 800만8920원은 선수금을 제외한 차량가격 813만4000원보다도 싸다. 이 상품은 무이자할부를 이용하는 것보다 저렴하며 타사의 2.9% 저금리상품을 이용해 차량을 구입할 때보다 약 49만원가량을 아낄 수 있다. 각 대출기간에 따라 10·20·30%의 선수금을 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대출기간은 12·24·36개월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중도상환하는 경우 별도의 수수료가 없다.
마이너스금리상품은 할부금이 원금보다 저렴한 구조이기 때문에 고객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기존 복합할부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 치명적이다. 오직 한국GM의 스파크 차종에 한해 해당상품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혜택을 누리는 고객은 많지 않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기아차가 전차종 할부 기준금리 인하라는 초강수를 둔 가운데 스파크 차량만을 대상으로 한 마이너스금리 할부상품이 어느 정도 실효성을 발휘할지 의문스럽다”며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마이너스할부는 자동차제조사와 캐피털사에게 수익 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되는 만큼 스파크 이외의 차종으로 상품영역을 확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마이너스할부는 돈을 벌어들이는 구조의 상품이 아니다”며 “해당상품은 스파크 차종에 한해 단발성 프로모션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중소형사, 신사업 발굴 ‘주력’
중소형캐피털사들은 마이너스할부상품을 취급하는 것 외에도 신사업 분야를 발굴하는 등 복합할부 중단 움직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핵심사업부문인 오토금융부문에서 리테일(승용차)본부와 커머셜(상용차)본부를 분리했다. 리테일본부는 신차·중고차·리스지원·렌터카 등의 팀으로 구성되며 커머셜본부는 커머셜금융팀· 버스영업팀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본사를 3개 부문·11개 본부·32개팀으로 재편한다. 전국의 영업지점도 리테일과 커머셜로 분리해 운영한다. 이윤종 아주캐피탈 사장은 “수익성 제고를 위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며 “올해부터 수익성 높은 버스영업을 위한 전담조직을 두는 등 전문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KB캐피탈은 내구재 영업범위 확대에 주력한다. 지난 2013년 오토바이 할부를 시작한 이후 농기계 할부상품, 택배차, 개인택시 등 고가의 내구재 위주로 영업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온라인쇼핑몰 ‘하프클럽’과 업무제휴를 통해 하프클럽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무이자할부상품을 출시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앞으로 온라인쇼핑몰시장에서 제휴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모바일쇼핑몰에서도 할부상품을 이용 가능하도록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아주·JB우리캐피탈 등 일부 캐피털사들은 ‘마이너스할부’ 상품을 출시하며 복합할부금융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마이너스할부란 고객이 차값을 무이자할부로 이용할 뿐만 아니라 차값의 1%를 돌려받는 상품을 말한다. 다만 이 상품의 경우 캐피털사와 자동차제조업체의 부담이 너무 큰 데다 이용 가능한 상품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소형캐피털사들도 그간 취급하지 않았던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며 활로 모색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는 양상이다.
◆복합할부 폐지?… 업계 ‘직격타’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를 필두로 자동차업계와 카드업계의 힘겨루기 형태로 펼쳐졌던 복합할부수수료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현대·기아차는 복합할부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까지 내리지 않으면 복합할부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카드사는 가맹점수수료율을 일정수준 이하로 내리기는 힘들다며 난색을 표했다.
양 업계는 이를 두고 쉽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복합할부 취급중단 수순으로 이어졌다. 현대차와 BC, 신한·삼성카드는 앞으로 복합할부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기아차도 하나, 롯데, 현대, 신한카드와 카드복합할부상품 신규취급을 중단했다. 또 현대차가 복합할부 취급비중이 가장 큰 삼성카드와의 협상에 앞서 전차종 할부 기준금리 인하라는 초강수를 두며 복합할부금융의 메리트를 반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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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자동차업계도, 카드업계도 아닌 캐피털업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캐피탈을 제외한 중소형캐피털사들이 자동차할부금융을 통해 상당부분 수익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복합할부 취급이 중단될 경우 매출감소 등의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재 캐피털사의 자동차금융 의존도는 70~80%. 그중 복합할부 매출이 20~30%를 차지한다. 즉, 복합할부 상품이 폐지될 경우 전체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 자명한 셈.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복합할부가 폐지될 경우 해당상품을 취급하는 7개 캐피털사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에 캐피털사는 신규수익원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게 해답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마이너스할부상품, 대안 될까
일부 캐피털사들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마이너스할부상품을 내놨다. 현재 한국GM과 아주·JB우리·신한·BS캐피탈은 ‘마이너스금리’ 할부상품을 출시했다. 이는 한국GM의 스파크 차종을 구입할 때 월 할부금에 -1% 할부이자를 적용하는 파격적인 상품이다. 고객으로서는 무이자할부 혜택에 더해 매달 할부금의 일부를 돌려받는 셈이 된다.
예컨대 차량가 1162만원인 스파크를 살 때 선수금 30%(348만6000원)을 내고 36개월 동안 월 22만2470원씩 갚는 구조다. 이렇게 납입한 총할부금 800만8920원은 선수금을 제외한 차량가격 813만4000원보다도 싸다. 이 상품은 무이자할부를 이용하는 것보다 저렴하며 타사의 2.9% 저금리상품을 이용해 차량을 구입할 때보다 약 49만원가량을 아낄 수 있다. 각 대출기간에 따라 10·20·30%의 선수금을 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대출기간은 12·24·36개월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중도상환하는 경우 별도의 수수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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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 /사진제공=한국GM |
마이너스금리상품은 할부금이 원금보다 저렴한 구조이기 때문에 고객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기존 복합할부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 치명적이다. 오직 한국GM의 스파크 차종에 한해 해당상품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혜택을 누리는 고객은 많지 않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기아차가 전차종 할부 기준금리 인하라는 초강수를 둔 가운데 스파크 차량만을 대상으로 한 마이너스금리 할부상품이 어느 정도 실효성을 발휘할지 의문스럽다”며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마이너스할부는 자동차제조사와 캐피털사에게 수익 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되는 만큼 스파크 이외의 차종으로 상품영역을 확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마이너스할부는 돈을 벌어들이는 구조의 상품이 아니다”며 “해당상품은 스파크 차종에 한해 단발성 프로모션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중소형사, 신사업 발굴 ‘주력’
중소형캐피털사들은 마이너스할부상품을 취급하는 것 외에도 신사업 분야를 발굴하는 등 복합할부 중단 움직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핵심사업부문인 오토금융부문에서 리테일(승용차)본부와 커머셜(상용차)본부를 분리했다. 리테일본부는 신차·중고차·리스지원·렌터카 등의 팀으로 구성되며 커머셜본부는 커머셜금융팀· 버스영업팀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본사를 3개 부문·11개 본부·32개팀으로 재편한다. 전국의 영업지점도 리테일과 커머셜로 분리해 운영한다. 이윤종 아주캐피탈 사장은 “수익성 제고를 위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며 “올해부터 수익성 높은 버스영업을 위한 전담조직을 두는 등 전문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KB캐피탈은 내구재 영업범위 확대에 주력한다. 지난 2013년 오토바이 할부를 시작한 이후 농기계 할부상품, 택배차, 개인택시 등 고가의 내구재 위주로 영업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온라인쇼핑몰 ‘하프클럽’과 업무제휴를 통해 하프클럽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무이자할부상품을 출시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앞으로 온라인쇼핑몰시장에서 제휴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모바일쇼핑몰에서도 할부상품을 이용 가능하도록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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