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안심되는 '착한 대출' 또 있다
대출 광풍시대 생존법 / '주담대' 갈아타볼까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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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빚으로 살찐 사회다. 군살이 더덕더덕 붙은 것을 넘어 고도비만 위험이 임박했다. <머니위크>는 대출 광풍이 몰아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피할 수 없는 빚일 경우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출 포트폴리오를 알아봤다. 아울러 알짜대출 활용법과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법을 사례를 통해 살펴봤다.
사상 최대의 ‘금리 인하 파티’가 열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대로 파격적으로 낮추고 정부는 고금리대출을 2%대로 전환해주는 안심전환대출로 축포를 쐈다.
하지만 ‘억’ 단위 빚에 눌린 대출자들의 마음은 여전히 가볍지 않다. 대출금액이 큰 주택담보대출은 0.1%포인트의 차이에도 이자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안심전환대출 대상자가 아니라면 어떤 대출로 갈아타야 할지, 새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금리 유형은 어떤 것을 골라야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지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금리도 낮고 각종 규제도 완화된 지금이 대출자에게 ‘참 좋은 시절’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 과거 고금리 대출을 받았다면 대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적기이기도 하다.
이성규 우리은행 부동산금융부장은 “과거에는 금융기관을 일일이 방문해야 돼 금리 비교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각 금융기관 홈페이지만 비교해봐도 상품별 우위를 비교할 수 있다”며 “특히 과거 고객이 부담했던 근저당설정비용 등이 은행 부담으로 바뀌어 대출 갈아타기 결정이 더욱 쉬워졌다”고 전했다.
◆변동금리 vs 고정금리 ‘고민되네’
#1. “다시 선택해도 고정금리대출입니다.”서울 종로구 A은행 대출창구의 B씨는 ‘고정금리대출 옹호론자’다. 그는 2년 전 4.6%의 금리를 적용받은 주택담보대출의 갈아타기를 고민하고 있지만 안심전환대출의 수혜자는 되지 못했다. 고정금리대출을 받은 탓이었다. 그래도 4월 이후 다시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탈 예정이다. 그는 “저금리시대라 해도 글로벌 재정위기처럼 경제상황이 악화되면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2.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도 변동금리대출이 손해 보지는 않을 겁니다.” 서울 중구 C은행의 D씨는 “금융당국은 금리상승기의 충격을 대비해 고정금리대출을 권하지만 현실에선 변동금리대출을 받은 사람이 거의 손해를 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장기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 해도 실제 10년 이상 집을 보유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20~30년간 장기로 보유할 작정이 아니라면 변동금리대출이 속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금리, 둘째도 금리다. 하지만 손해 보지 않는 상품을 선택하려면 현재 적용 금리뿐 아니라 ‘향후 금리 전망’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게 문제다. 이는 ‘신의 영역’이다.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면 변동금리를, 금리 상승이 우려되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정석이다. 대출기간도 고려할 점이다. 대출기간이 1~3년 이내로 비교적 짧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혜택이 주어지는 변동금리가 우선 추천된다. 하지만 장기대출일 경우에는 안정적인 자금계획을 위해 고정금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게 좋다. 서진섭 KB국민은행 개인여신상품부장은 “금리 향방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지금은 금리수준이 역대 최저인 만큼 고정금리의 매력이 돋보이는 시기”라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고정과 변동 구분없이 2% 후반에서 3% 초반대로 떨어졌다. 통상 고정금리대출이 변동금리대출보다 1%포인트 이상 비싸지만 근래에는 금융당국의 고정금리 우대정책으로 ‘역전’된 상품도 눈에 띈다.
KB국민은행의 ‘FOR YOU 장기대출’ 금리는 6개월 변동금리 조건일 경우 연 3.63~4.73%, 5년 고정금리 적용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경우 연 3.18~4.28%(비거치식, 3월16일 기준)다. 우리은행의 ‘아이터치론’은 6개월 변동금리일 경우 최저 2.92%, 5년 고정일 경우 최저 2.82%(3월30일 기준)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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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대출 안 부러운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안심전환대출이 기존 주택담보대출자의 ‘로또대출’이라면 주택금융공사의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은 신규 주택구입자도 ‘찜’할 수 있는 착한 대출이다. 9억원 이하 주택에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주는 ‘보금자리론’의 4월 금리는 연 2.85~3.10%다. 연 2.65% 수준의 안심대출보다는 0.2%포인트 이상 높지만 일반주택대출 평균금리(3.5%)보다는 낮다. 인터넷(아낌 e보금자리론)으로 신청하면 0.1%포인트 금리를 더 깎을 수 있다. ‘아낌e’의 10년 만기 금리는 2.75%다. 대출 대상은 만 19세 이상으로 무주택자거나 1주택 보유자에 한한다.
저소득층이라면 디딤돌대출로 대출 부담을 덜 수 있다.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생애최초의 경우 7000만원까지)의 무주택 세대주일 경우 대출신청이 가능하다. 특히 연 소득이 낮을수록 금리혜택이 크다. 대출금리는 부부합산 연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연 2.6~2.9%, 2000만~4000만원 이하면 연 2.8~3.1%다. 여기에 최고 0.5%포인트의 추가 우대조건이 있어 ‘안심대출’ 뺨치는 금리 혜택도 가능하다. 다자녀가구는 0.5%포인트 깎아주고 다문화가구·장애인가구·생애최초 주택구입자는 0.2%포인트를 금리 우대해준다. 부부합산 연소득 2000만원 이하로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경우 0,4%포인트가 내려간다. 청약저축 가입자도 0.1~0.2%포인트 낮춰준다.
◆1%대 공유형모기지, 있다? 없다?
당초 3~4월 출시 예정이던 ‘1%대 수익공유형 모기지’는 안심전환대출의 예상 밖 인기에 된서리를 맞았다. 고정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한 안심전환대출과 변동금리대출인 수익공유형 상품이 엇박자를 낸다는 비판에 돌연 출시를 보류한 것.
하지만 이는 은행 재원의 수익공유형 신상품 출시가 미뤄졌다는 얘기다. 이미 지난 2013년 주택기금 재원으로 선보인 공유형 모기지는 우리은행에서 판매되고 있다. 앞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다면 이러한 공유형 주택담보대출이 ‘이자 절감’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집을 사자니 값이 떨어질까 걱정되고 안 사자니 오를까 걱정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집값 변동과 관련된 위험을 덜어주는 상품이다.
수익공유형모기지는 안정적 주거를 희망하지만 목돈이 부족한 실수요자에게 집값의 최대 70%까지 기금에서 저리로 대출을 지원하는 제도다. 연 1.5%의 저금리로 자금을 공급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대신 주택을 팔 때 구입 당시보다 차익이 있으면 그 이익을 주택기금과 공유하게 된다.
손익공유형모기지는 전세금 등 일정수준의 목돈이 있는 무주택자에게 집값의 40%까지 지분성격의 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이 경우 주택구입자(최소 60%)와 주택기금(최대 40%)이 지분을 나눠 갖고 집값이 떨어지거나 오를 경우 매각손익을 모두 지분대로 나눈다.
① 소득공제 대상 여부
만기 15년 이상 고정금리이면서 비거치식 분할상환 조건인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상환액 소득공제 최고한도가 올해부터 1800만원(기존 1500만원)으로 확대됐다. 또 만기 10년 이상이면서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중 1가지 요건만 충족해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② 주거래은행 우선 방문
주택담보대출은 신용대출 등에 비해 주거래 영향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급여이체, 카드사용실적, 평균잔액 등에 따라 적게는 0.1~0.2%포인트에서 많게는 1%가 넘게 우대금리가 주어진다. 여러 대출기관의 대출상품을 비교해보되 우선 주거래은행의 혜택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③ 조기상환수수료
기본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실행일로부터 3년 이내 조기상환할 경우 남은 대출기한에 따라 1.5% 이내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단 연간 총 대출금의 10% 이내에서는 조기상환수수료가 면제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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