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시 폐기' /사진=진중권 트위터 캡처
'잔혹동시 폐기' /사진=진중권 트위터 캡처

'잔혹동시'

가문비어린이 출판사가 시중에 유통 중인 초등학생 잔혹동시 '솔로강아지'를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시 자체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9일 진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시 읽고 잔혹해졌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며 "애들은 동시 하나 읽고 잔혹해지는 게 아니라, 그 동시 쓴 아이에게 인터넷 이지메를 가하는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에서 잔혹성을 배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게 뭐 교과서에 실리는 것도 아니고 애들한테 '시집' 같은 거 사서 권해 줄 만큼 쿨한 부모들이 아니라면 애당초 해당 사항 없을 것 같기도"라고 말했다.


앞서 6일 진 교수는 "'솔로강아지', 방금 읽어봤는데, 딱 그 시 한 편 끄집어내어 과도하게 난리를 치는 듯. 읽어 보니 꼬마의 시세계가 매우 독특하다. 우리가 아는 그런 뻔한 동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린이는 천사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믿는 어른이들의 심성에는 그 시가 심하게 거슬릴 것"이라며 "그런 분들을 위해 시집에서 그 시만 뺀다면 수록된 나머지 시들은 내용이나 형식의 측면에서 매우 독특해 널리 권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또 "어린이들은 천진난만하지 않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더럽고 치사하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며 "그 더러움·치사함·잔인함의 절반은 타고난 동물성에서 비롯되고 나머지 절반은 후천적으로 어머니·아버지한테 배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