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전한데 먹지 마라"는 식약처
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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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를 수거해 검사했지만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지난 2월 1차검사 발표)
“한국소비자원이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21개 식품 중 13개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이들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4월30일 공식 발표)
“백수오 관련 식품 207개 중에서 단 10개만 이엽우피소가 없는 안전한 제품이었다.”(5월26일 전수조사 발표)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뒤숭숭하다. 일각에서는 식약처 스스로 무덤을 팠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불과 3개월도 안돼 '가짜 백수오' 관련 발표 내용을 180도 뒤집고 애매한 전수조사 결과를 내놓는 등 소비자의 혼란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오락가락하는 식약처의 행보 탓에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정부기관의 신뢰는 땅으로 떨어진 모양새다.
이번 사태는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월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제품 66%가 이엽우피소를 사용한 가짜'라는 시험 결과를 내놓으면서 불거졌다. 가짜 백수오 논란에 휩싸인 제품은 앞서 식약처의 기능성 원료 인증을 버젓이 통과했다. 두달 전 해당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던 식약처는 부랴부랴 재조사에 나섰고 ‘가짜 백수오’ 함유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제품을 판매한 홈쇼핑에 소비자 환불 요구가 빗발치자 식약처는 뒤늦게 '소신있는' 전수조사 결과를 내놨다. 백수오 제품 207개를 조사한 결과 10개만 진짜 백수오가, 40개 제품에선 이엽우피소가 검출됐고 나머지 157개 제품은 ‘모르겠다’는 게 요지.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들어간 제품을 먹어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은 고수하면서도 이엽우피소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에 대해 판매 중단을 요청하는 이율배반적 처방을 내렸다.
이쯤 되니 소비자들은 안전하니 먹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더 헷갈린다. 식약처는 독성시험을 통해 백수오의 안전성을 명명백백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식약처에서 곧바로 독성 시험에 착수하더라도 그 결과가 2년 뒤에나 나오기 때문이다. 즉 앞으로 2년간은 백수오 안전성 혼란을 해결할 수도, 식약처 스스로 백수오와
관련한 책임을 질 수도 없다는 얘기다.
물론 먹거리 환경은 수시로 변하고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식약처의 ‘오락가락 주먹구구식’ 대응은 당국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시장 질서를 교란시킨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현 정부 들어 총리실 직속기구로 확대 개편된 식약처가 커진 덩치만큼이나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곱씹어볼 대목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21개 식품 중 13개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이들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4월30일 공식 발표)
“백수오 관련 식품 207개 중에서 단 10개만 이엽우피소가 없는 안전한 제품이었다.”(5월26일 전수조사 발표)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뒤숭숭하다. 일각에서는 식약처 스스로 무덤을 팠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불과 3개월도 안돼 '가짜 백수오' 관련 발표 내용을 180도 뒤집고 애매한 전수조사 결과를 내놓는 등 소비자의 혼란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오락가락하는 식약처의 행보 탓에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정부기관의 신뢰는 땅으로 떨어진 모양새다.
이번 사태는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월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제품 66%가 이엽우피소를 사용한 가짜'라는 시험 결과를 내놓으면서 불거졌다. 가짜 백수오 논란에 휩싸인 제품은 앞서 식약처의 기능성 원료 인증을 버젓이 통과했다. 두달 전 해당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던 식약처는 부랴부랴 재조사에 나섰고 ‘가짜 백수오’ 함유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제품을 판매한 홈쇼핑에 소비자 환불 요구가 빗발치자 식약처는 뒤늦게 '소신있는' 전수조사 결과를 내놨다. 백수오 제품 207개를 조사한 결과 10개만 진짜 백수오가, 40개 제품에선 이엽우피소가 검출됐고 나머지 157개 제품은 ‘모르겠다’는 게 요지.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들어간 제품을 먹어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은 고수하면서도 이엽우피소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에 대해 판매 중단을 요청하는 이율배반적 처방을 내렸다.
이쯤 되니 소비자들은 안전하니 먹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더 헷갈린다. 식약처는 독성시험을 통해 백수오의 안전성을 명명백백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식약처에서 곧바로 독성 시험에 착수하더라도 그 결과가 2년 뒤에나 나오기 때문이다. 즉 앞으로 2년간은 백수오 안전성 혼란을 해결할 수도, 식약처 스스로 백수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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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먹거리 환경은 수시로 변하고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식약처의 ‘오락가락 주먹구구식’ 대응은 당국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시장 질서를 교란시킨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현 정부 들어 총리실 직속기구로 확대 개편된 식약처가 커진 덩치만큼이나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곱씹어볼 대목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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