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 실시될 6월 모의평가는 올해 수능 시험을 준비하는 고3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치르는 첫 시험이다.


이에 수험생들은 실제 수능 시험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이번 시험을 통해 난이도, 출제 경향, 응시 집단의 특성, 영역별 백분위 등을 확인해 보고 수능 시험 대비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이렇게 6월 모의평가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 중요한 시험이다. 6월 모의평가의 활용 방법을 알아보자.


1. 목표 점수를 정하지 말자

6월 모의평가는 고3 수험생의 수능 준비 기간 전체의 1/3 정도 시기에 치러진다. 지난 시간 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훨씬 더 많다. 따라서 지금까지 공부한 결과의 확인보다 앞으로 남은 기간 수능 학습 계획을 수립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목표한 점수는 학습 결과에 대한 기대가 포함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달성 여부에 따라 수험생이 겪는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 목표 점수를 초과하더라도 달성에 대한 기쁨은 잠시 뿐 곧 긴장이 풀어지고 학습 계획이 흐트러질 수 있다. 반면 목표 점수에 미달되면, 학습 동기가 생기지 않는다.

6월 모의평가는 실제 수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학습 상황을 점검하는 한 번의 시험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졸업생이 포함된 6월 모의평가는 재학생만 치른 시험에 비해서 영역별 백분위가 2~5정도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평소 백분위가 그대로 유지되었다면 성적은 오른 셈이다. 목표치 달성 여부에 대한 해석은 결과 자료를 분석해야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2. 영역별로 공부해야 할 내용을 점검하자

열심히 공부한 영역은 모의평가 성적이 잘 나오게 마련이다. 이번 시험의 결과로 영역별 세부 영역과 단원별로 출제된 문제를 얼마나 맞혔나를 분석해 보아야 한다. 먼저, 알고 맞춘 문제, 알지만 틀린 문제, 모르고 틀린 문제, 몰랐지만 맞춘 문제 등으로 1개 영역 전체 문항을 4개의 그룹으로 구분해 본다. 그 다음 알았지만 틀린 문제(A), 몰랐지만 맞춘 문제(B)의 문항 번호를 찾아서 그 문제가 속한 단원, 내용 등을 정리해 보충 학습하도록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이번 시험에 대한 분석과 함께 앞으로 공부해야 할 구체적인 학습 내용이나 단원을 정할 수 있다.

3. 국어, 수학 A/B형 점검해 보자

6월 모의평가는 국어와 수학 영역의 A/B형 중에서 어느 유형 선택이 더 나은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즉, A/B형에서 공통으로 출제된 문제를 제외하고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유형에서 출제된 문제를 풀어보고 객관적인 점수 비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학의 경우, B형에서 A형으로 유형을 바꾸면 평균 2.5등급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목표 대학에서 응시 유형을 지정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목표 대학 모집요강을 통해 응시 유형을 점검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15학년도 수능에서 사탐 응시자는 332,880명인데, 국어B형을 선택한 응시자는 296,233명이다. 인문(예체능)계 사탐 응시자 중 43,282명은 국어B형이 아닌 국어A형을 선택했다. 과탐 응시자는 230,377명인데, 이 가운데 수학B형을 선택한 응시자는 149,283명으로 자연계 과탐 응시자 중 82,096명은 수학 B형이 아니라 수학A형을 선택했다.

수능 국어, 수학 A형 응시자가 A/B형을 모두 허용하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 B형을 선택했을 때보다 더 높은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를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B형 응시자에게 부여되는 가산점의 높은 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4. 탐구영역 선택 과목을 점검해 보자

6월 모의평가 이후에 탐구 과목 선택을 확정지어야 한다. 올해 몇 차례 치러진 모의고사에서 과목 선택을 점검해 봤다면 선택이 용이할 수 있으나, 선택 과목의 난이도와 선택 집단의 수준 때문에 결과는 복불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름 방학 이후 여유 있게 과목을 선택하고 몇 개월 간 집중 학습으로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낮다.

올해도 쉬운 수능이 예고된 만큼 일찍부터 탐구에 대한 대비가 수능 고득점은 물론 목표 대학 합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개 과목이라도 미리 공부해 둔다면 학습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탐구 과목 선택 시 유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에서 배웠거나 배우는 과목을 우선 고려한다. 둘째,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을 선택한다. 셋째, 가급적 응시 인원이 많은 과목을 선택한다. 넷째,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실제 난이도는 예측할 수 없으므로 지금까지 치른 모의고사 원점수를 기준으로 가장 우수한 과목을 선택한다.

5. 수시 최저 기준을 점검해 보자

최근 수시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완화한 대학이 많지만 성균관대 논술전형의 글로벌리더/경제/경영은 3개 합 5등급으로 지난해 3개 합 6등급에서 더 강화되었다.

한편, 서울시립대 논술 전형, 건국대 논술 전형, 광운대 논술 전형, 국민대 수시 전형 전체는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폐지되었다. 하지만 주요대학의 수시 학생부교과 전형, 논술 전형 등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여전히 중요하다. 이번 6월 모의평가의 영역별 성적이 목표대학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자.

만약 최저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해당 등급의 상위점수와 커트라인 점수 중 어디에 더 가까운지를 알아보자. 몇 점을 더 받아야 등급이 향상하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 영역별 등급 향상 목표를 정하자는 것이다.

6. 정시 목표 대학의 점수 차이를 점검해 보자

현재 수능 성적으로 정시모집에 어느 정도 수준의 대학에 진학 할 수 있는지를 알아 봐야 한다. 국,수,영,탐 4개 영역의 표준점수의 합 또는 백분위 점수의 합으로 정시모집 합격 가능성을 점검해 볼 수 있다. 이 때 ±3점 내외로 점수 차이를 두고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6월 모의평가와 실제 수능 성적을 동일시하고 금년 정시 가능 대학 수준을 예단해서는 안 된다. 실제 수능에서는 6월 모의평가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입시 결과를 분석해 보면, 6월 모의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실제 수능에서 1등급을 받는 비율이 영역별로 20~40%로 정도로 나타났다. 다르게 말하면, 6월 모의평가 이후 실제 수능까지 수험생이 어떻게 공부하는가에 따라 성적 향상과 하락이 큰 폭으로 달라진다는 것이다.

7. 6월 모의평가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

지난해 모의평가 결과를 돌아보면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가 쉽게 출제되어 1등급 컷이 100점 만점이었고, 만점자는 31,007명이었다. 9월 모의평가에서는 국어A형, 국어B형 1등급 컷이 모두 100점 만점, 만점자는 국어A형 11,206명, 국어B형 16,274명이었다.

더 나아가 실제 수능에서는 수학B형 1등급 컷이 100점 만점, 만점자는 6,630명이었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모의평가에서 특정 영역에서 목표 점수를 정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하지만 시험에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는 문제는 실수 하지 않도록 확인하고, 모르는 문제는 풀 수 있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해 풀어야 한다.

정성을 다해 임한 시험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남은 기간 수능 학습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 진정한 모의평가의 의미이다. 시험 전에는 모의고사라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으나, 시험이 시작되면 실전이라 생각하고 임해야만 실전 훈련이 될 수 있다.

최선을 다했다면 시험 결과로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다. 6월 모의평가는 그냥 한 번 치르는 모의고사 시험이다. 6월 모의평가에서 만점을 받아도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은 한 곳도 없다.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단 얘기다.

<도움말=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