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톡개’, ‘카톡고양이’, ‘카톡복숭아’…. 그의 이름을 알기 전에 그는 다만 하나의 이모티콘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9월 다음카카오의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카카오프렌즈’가 국민 이모티콘으로 우리생활에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 작동에 익숙한 1020세대는 물론 중장년층, 심지어 노년층까지 카카오톡 이모티콘 없이는 대화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하지만 이 유명 이모티콘 각각의 이름을 아는 사용자는 얼마나 될까. 그들의 탄생배경을 아는 이들은 또 얼마나 될까.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이야기, 카카오프렌즈를 파헤쳐 봤다.

카카오프렌즈
카카오프렌즈

◆7마리, 당신은 누굴 닮았나요? 

호기심 많은 토끼 ‘무지’(Muzi), 감정의 변화가 없는 무표정한 ‘콘’(Con), 사춘기를 겪고 있는 개구쟁이 ‘어피치’(Apeach), 평소 겁이 많고 마음이 약하지만 공포를 느끼면 극도의 감정을 표출하는 ‘튜브’(Tube), 잡종으로 태어나 콤플렉스가 많은 ‘프로도’(Frodo), 새침하고 사나운 고양이 ‘네오’(Neo), 겉으로 보기엔 강하고 사명의식이 투철하지만 알고 보면 외로움을 많이 타는 두더지요원 ‘제이지’(Jay-G).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를 총 7가지로 구성, 각각의 성격과 개성을 부여했다. 다양한 환경과 연령층의 사용자들이 개개인의 감정과 상태를 손쉽게 투영해 전달할 수 있도록 설정한 것. 특히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성격과 모습을 하고 있는 것처럼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에도 각자 다른 성격을 담아내 사용자들이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거나 공감가는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해 빗대어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흔히 ‘카톡개’로 알려져 있는 ‘프로도’는 부잣집 도시 강아지다. 지난 2013년 종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출연진인 배우 신성록이 프로도를 닮아 다른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보다 유명세를 떨쳤다. 당시 누리꾼들은 “작가가 설정 당시 신성록을 보고 그려낸 게 아닌가 싶을 만큼 닮았다”며 프로도와 신성록을 동일시했다. 하지만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으니!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프로도는 캐릭터와 생김새가 비슷한 다음카카오 실제 직원의 얼굴, 영어이름을 따왔다.

프로도와 사랑을 나누는 공식 커플은 카톡고양이 ‘네오’다. 네오는 세침하고 사나운 고양이로 ‘나 이외에는 중요한 게 없을 만큼’ 자신감에 차 있다. 다음카카오는 그녀(?)의 자신감의 근원이 단발머리 가발에서 나온다고 밝혔으나 실상은 프로도의 헌신적인 사랑이 이를 뒷받침하는 듯하다. 현실에서 개와 고양이는 서로 함께하기 어려운 앙숙. 그러나 카카오톡 세상에서 이 두 동물은 연인이라는 모순된 설정으로 함께해 더 큰 재미를 안겨준다.


큰 눈망울이 인상적인 노란빛깔 ‘무지’. 누가 봐도 ‘토끼’이건만 알고 보면 토끼의 탈을 쓴 단무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이 비밀스런 토끼(의 탈을 쓴 단무지)를 뒤쫓는 이도 있다. 그는 땅속나라 용왕이 위독해 토끼의 간을 찾아 땅 위로 파견을 나온 두더지 요원 ‘제이지’다. 간을 얻기 위해 토끼(로 가장한) 무지를 찾는 데 열중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유명 힙합가수 제이지(JAY-Z)의 열혈 팬이기도 하다. ‘흥에 살고 흥에 죽는’ 제이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여린 감수성의 소유자다.

카카오프렌즈 중 가장 조그맣고 비중도 적은 이가 있으니 바로 녹색악어 ‘콘’이다. 이와 잇몸처럼 무지와 함께하지만 알고 보면 무지를 키워낸 이가 콘이다. 악어 콘은 뜻밖에도 복숭아를 키우고 싶어 ‘어피치’를 찾아다닌다.


콘의 사랑을 듬뿍 받는 분홍빛 복숭아 어피치는 섹시한 뒷모습으로 사람들을 매혹시키지만 사실 암수의 생식세포가 하나인 자웅동주다. 유전자 변이로 자웅동주 복숭아가 된 것을 뒤늦게 알고, 복숭아나무에서 탈출한 슬픈 사연을 안고 있다. 자신을 쫓는 콘에게서는 도망 다니지만 이용자들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하다. 다음카카오의 조사 결과 지난해 겨울 팔짱을 끼고 흘겨보는 어피치가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이모티콘 1위에 등극하며 사랑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마지막 귀여운 오리 ‘튜브’는 겁이 많고 마음이 약해 유독 벌벌 떨거나 땀 흘리는 모습이 많다. 대신 극도의 공포를 느끼면 폭주하는 녹색오리로 변신하는 등 어떤 캐릭터보다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작은 발이 콤플렉스라 큰 오리발을 착용 중이다.

이렇듯 카카오프렌즈 7마리(?)는 다소 엉뚱하고 변화무쌍한 설정이지만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세상사와 닮아있어 그만큼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국민 캐릭터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카톡 이모티콘, 탄생배경 알면 100배 더 재밌다

한편, 다음카카오는 이러한 카카오프렌즈의 인기를 반영하듯 이모티콘에서 그치지 않고 캐릭터 상품을 출시,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상품을 더 쉽고 편리하게 만날 수 있도록 지난해 4월 신촌을 시작으로 서울 목동과 삼성동, 부산(서면, 광복점), 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팝업스토어를 확대 오픈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인형, 피규어 등 팬시 완구 제품들을 비롯해 스마트폰 케이스, 우산, 컵, 쿠션, 방석 등 각종 생활 용품,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제작된 티셔츠, 양말, 모자, 액세서리 등 패션 상품 등 총 7개 캐릭터를 활용한 60여종의 250~260가지 다양한 구색의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카톡 이모티콘, 탄생배경 알면 100배 더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