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SUV 전성시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올 상반기 국산 승용차 판매 통계를 보면 상반기 판매된 국산 승용차 총 60만3158대 가운데 20만3619대가 SUV다. 경형~대형 차급의 승용차가 모두 판매량이 떨어진 가운데 SUV와 CDV(미니밴)은 판매가 큰폭으로 늘었다. 기존 세단의 소비층이 SUV로 넘어온 것으로 판단된다.


SUV와 CDV를 포함한 다목적 차량의 판매순위를 보면 쏘렌토가 전체의 15.6%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그 뒤를 싼타페(15.1%)가 이었다. 미니밴인 카니발이 13.1%의 점유율로 3위, 그 뒤를 다시 투싼(9.0%)과 티볼리(7.4%) 등 SUV가 차지했다.

하지만 SUV 동호회 등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요즘 인기를 끄는 이러한 차량들을 SUV로 부르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진 유저들이 더러 있다. 이들이 이러한 차량을 SUV로 보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차체’다.

위에서 언급된 인기 차종들은 모노코크 방식으로 제작된 차체를 가졌다. 모노코크 방식이란 차체의 지붕, 옆판, 바닥 등이 일체형으로 제작되는 것을 말한다. 가볍고 공간활용에 유리하며 생산성이 좋아져 가격이 인하되는 장점도 있다.



모노코크 방식으로 제작된 SUV 차량들.
모노코크 방식으로 제작된 SUV 차량들.



불과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SUV에 모노코크방식을 적용한다는 것은 자동차 업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으나 토요타가 1994년 최초로 모노코크 방식의 SUV 라브 4를 출시하며 이러한 고정관념은 깨졌다. ‘오프로드’용 자동차인 SUV를 도심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그리고 발전하는 모노코크 설계에 힘입어 이제는 모노코크가 아닌 SUV를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 됐다.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차량 중 프레임 방식이 적용된 차종들은  쌍용 렉스턴, 무쏘, 코란도, 액티언, 현대 테라칸, 갤로퍼, 기아 모하비, 구형 쏘렌토 등이 있다.


모노코크 방식은 현대 싼타페, 투싼 , 베라크루즈, 기아 스포티지, 르노삼성 QM5, 쉐보레 캡티바, 윈스톰 등이 있다.

하지만 프레임타입의 단단한 SUV는 SUV 마니아들에게는 아직 ‘로망’으로 남아있다. 최근 대표적인 프레임타입 SUV ‘모하비’가 판매량 증가를 보이고 있는것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다. 지난 2008년 출시된 모하비는 최근 신차 출시시기 만큼의 인기를 보이고 있다.




프레임타입으로 설계된 SUV 차량들.
프레임타입으로 설계된 SUV 차량들.


SUV명가의 재건을 꿈꾸는 쌍용차도 모노코크 방식의 티볼리를 통해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프레임타입의 정통 SUV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았다.

지난 티볼리 디젤 출시행사에서 만난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는 기자에게 “SUV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로서 정확한 시기를 말할 수는 없지만 렉스턴의 뒤를 있는 프레임 타입의 SUV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모노코크 방식의 차량이 프레임타입에 버금가는 차체강성을 가질 수 있는 기술력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특히 글로벌 SUV브랜드의 대표주자라고 볼 수 있는 랜드로버와 지프 등의 브랜드에서도 프레임방식과 모노코크방식을 결합한 유니프레임 보디를 사용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모노코크방식의 차량들을 내놓고 있어 프레임타입이 오프로드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보긴 힘든 상황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UV 매니아들 사이에서 프레임 타입은 특유의 단단한 승차감과 남성스러운 감성이 어필하고 있다. 오프로드 튜닝 동호회의 한 회원은 “프레임타입 SUV는 특유의 단단한 감성이 있다”며 “예측할 수 없는 오프로드 주행을 차체 전체로 받아들이는 프레임타입 SUV의 매력은 단순한 효율성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