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메르스가 지갑 연 시장
기지개 켜는 '피로산업' / 뜨는 제품 ②건강식품·드링크류
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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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한민국이 피곤하다. 우리 국민의 수면시간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18개국 중 꼴찌다. 이에 반해 직장인의 근무시간은 34개국 중 2위다. 국민 10명 중 8명이 “피곤하다”고 말한다. 아이러니하지만 그 고된 현실 만큼 최근 몇년 피로를 풀어주는 이른바 ‘피로산업’이 떴다. <머니위크>는 지친 대한민국의 오늘을 짚고 성장일로에 있는 피로산업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내 몸에 맞는 힐링 팁을 소개한다.
# 15년차 주부 최모씨(44)의 꿈은 ‘무병장수’다. 최씨는 특히 오래 사는 것보다 죽는 순간까지 건강하게 사는 걸 중시한다. 따라서 자연스레 건강기능식품 마니아가 됐다. 10여알에 달하는 약들로 본인뿐 아니라 남편과 자녀, 시부모, 친정부모의 건강까지 챙긴다. 부모님에겐 칼슘제와 프로폴리스 함유 영양제, 술을 많이 마시는 남편에겐 간보호제와 자양강장제, 자녀들에겐 면역력을 강화해주는 홍삼제품 등을 권한다. 비타민과 피로회복 음료는 온 가족의 공통 영양제. 최씨는 “평소 자주 피로감을 느꼈는데 건강식품을 먹고 효과를 본 후부터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며 “가족들도 운동을 따로 할 시간이 없을뿐더러 섭취하는 음식만으로는 영양분이 충족되지 않는 것 같아 지속적으로 챙긴다”고 말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소비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피로회복을 돕거나 신체 면역력을 높여주는 산업은 되레 성장세를 보인다. 스트레스와 바쁜 삶에 치여 하루하루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은 일종의 건강보험과 같은 역할을 하는 피로산업에 지출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 4조원대 시장… 건강한 성장중
우선 건강기능식품시장이 눈길을 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14년 식품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식품의 시장규모는 지난 2009년 1조1600억원에서 2013년 1조7290억원(수입액 3854억원 포함)으로 50% 이상 커졌다.
건강식품시장은 약 40%를 점유하는 ‘홍삼’이 압도적인 1위를 달린다.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헛개나무과병추출분말, 당귀혼합추출물 등 개별인정형이 16%로 그 뒤를 잇고 비타민·무기질 12%, 프로바이오틱스 5%, 알로에 4% 등의 순으로 팔린다.
건강식품업계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품목까지 포함할 경우 건강식품 시장규모가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국민 상당수가 적게는 하나부터 두개 이상의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하거나 섭취하는 셈이다.
직장인 이모씨(38)는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지만 오히려 더 꼼꼼히 따지고 구입하는 계기가 됐다”며 “건강기능식품은 내 몸에 활력을 주고 어른이나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선물용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비자 니즈에 맞춰 식품업체도 저마다 건강기능식품을 내놨다. CJ제일제당의 ‘구증구포 한뿌리 흑삼진액’은 ‘흑삼’을 사용한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지난 2013년 출시한 이후 면역력 강화와 피로회복 등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추석과 설 등 명절에는 조기 완판되며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에는 설에만 지난해 매출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2004년 첫선을 보인 ‘한뿌리’ 제품도 10년 이상 꾸준히 사랑받으며 연 매출 500억원대의 장수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밖에 국산 검은콩, 흑마늘진액, 클로렐라, 블루베리 등 다양한 식품을 활용한 건강식품도 속속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풀마루오가닉에서 선보인 흑마늘진액은 1등급 마늘만을 사용해 유기농 건강즙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어 어른에게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른 입맛만 맞춘 것이 아니다. 초등학생용 ‘풀마루 아이만을 유기농 흑마늘진액 14’도 있다. 마늘 특유의 아린 맛을 제거하고 아이들이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제조돼 아이 맞춤용 건강선물로 주목받는다.
대상웰라이프의 클로렐라 제품은 최근 메르스 여파와 맞물리면서 눈에 띄는 판매량을 보였다. 지난해 6월 한달간 매출이 11억원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지난 6월1일부터 15일까지 매출이 1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같은 기간 매출을 단숨에 넘어섰다.
◆ 무더위 속 마시면서 챙기는 건강
간편하게 마시는 드링크제품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동아제약 ‘박카스’와 광동제약 ‘비타500’이 양분하는 국내 드링크시장 역시 매년 성장세를 보인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링크아즈텍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드링크시장은 4000억원 수준이다. 조사대상에서 빠진 약국시장까지 감안하면 업계 추산규모는 6000억~8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2월 출시된 동아오츠카의 오로나민C는 직장인 사이에서 가장 핫한 드링크제품이다. 출시 4개월 만에 여의도 일대 GS25 전 점포에서 하루 평균 30개씩 팔린다는 게 동아오츠카 측 설명. 여의도 직장인 사이에서 ‘아침에 가야 살 수 있는 음료’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인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드링크 음료는 피로회복, 숙취해소, 영양섭취 등의 기능이 있어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좋다”며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핫식스와 타우린 등 기존 에너지음료도 새로운 버전을 리뉴얼해 경쟁에 불을 지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근 식음료업계가 건강기능식품과 드링크의 신제품을 내놓고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그만큼 피로산업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시장임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소비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피로회복을 돕거나 신체 면역력을 높여주는 산업은 되레 성장세를 보인다. 스트레스와 바쁜 삶에 치여 하루하루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은 일종의 건강보험과 같은 역할을 하는 피로산업에 지출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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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마트 안에 있는 건강기능식품매장. /사진=뉴스1 박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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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건강식품 ‘홍삼’. /사진=머니투데이 DB |
◆ 4조원대 시장… 건강한 성장중
우선 건강기능식품시장이 눈길을 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14년 식품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식품의 시장규모는 지난 2009년 1조1600억원에서 2013년 1조7290억원(수입액 3854억원 포함)으로 50% 이상 커졌다.
건강식품시장은 약 40%를 점유하는 ‘홍삼’이 압도적인 1위를 달린다.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헛개나무과병추출분말, 당귀혼합추출물 등 개별인정형이 16%로 그 뒤를 잇고 비타민·무기질 12%, 프로바이오틱스 5%, 알로에 4% 등의 순으로 팔린다.
건강식품업계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품목까지 포함할 경우 건강식품 시장규모가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국민 상당수가 적게는 하나부터 두개 이상의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하거나 섭취하는 셈이다.
직장인 이모씨(38)는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지만 오히려 더 꼼꼼히 따지고 구입하는 계기가 됐다”며 “건강기능식품은 내 몸에 활력을 주고 어른이나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선물용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비자 니즈에 맞춰 식품업체도 저마다 건강기능식품을 내놨다. CJ제일제당의 ‘구증구포 한뿌리 흑삼진액’은 ‘흑삼’을 사용한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지난 2013년 출시한 이후 면역력 강화와 피로회복 등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추석과 설 등 명절에는 조기 완판되며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에는 설에만 지난해 매출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2004년 첫선을 보인 ‘한뿌리’ 제품도 10년 이상 꾸준히 사랑받으며 연 매출 500억원대의 장수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밖에 국산 검은콩, 흑마늘진액, 클로렐라, 블루베리 등 다양한 식품을 활용한 건강식품도 속속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풀마루오가닉에서 선보인 흑마늘진액은 1등급 마늘만을 사용해 유기농 건강즙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어 어른에게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른 입맛만 맞춘 것이 아니다. 초등학생용 ‘풀마루 아이만을 유기농 흑마늘진액 14’도 있다. 마늘 특유의 아린 맛을 제거하고 아이들이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제조돼 아이 맞춤용 건강선물로 주목받는다.
대상웰라이프의 클로렐라 제품은 최근 메르스 여파와 맞물리면서 눈에 띄는 판매량을 보였다. 지난해 6월 한달간 매출이 11억원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지난 6월1일부터 15일까지 매출이 1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같은 기간 매출을 단숨에 넘어섰다.
◆ 무더위 속 마시면서 챙기는 건강
간편하게 마시는 드링크제품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동아제약 ‘박카스’와 광동제약 ‘비타500’이 양분하는 국내 드링크시장 역시 매년 성장세를 보인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링크아즈텍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드링크시장은 4000억원 수준이다. 조사대상에서 빠진 약국시장까지 감안하면 업계 추산규모는 6000억~8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2월 출시된 동아오츠카의 오로나민C는 직장인 사이에서 가장 핫한 드링크제품이다. 출시 4개월 만에 여의도 일대 GS25 전 점포에서 하루 평균 30개씩 팔린다는 게 동아오츠카 측 설명. 여의도 직장인 사이에서 ‘아침에 가야 살 수 있는 음료’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인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드링크 음료는 피로회복, 숙취해소, 영양섭취 등의 기능이 있어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좋다”며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핫식스와 타우린 등 기존 에너지음료도 새로운 버전을 리뉴얼해 경쟁에 불을 지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근 식음료업계가 건강기능식품과 드링크의 신제품을 내놓고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그만큼 피로산업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시장임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TIP] 피로회복에 좋은 레시피
무더위에 지친 여름, 누적된 피로를 한번에 싹 풀어줄 음식은 없을까. 임윤수 CJ프레시웨이 FS마케팅팀 셰프는 여름철 기력을 회복하고 입맛을 돋워줄 요리로 ‘미나리 주꾸미 찹쌀죽’을 추천했다. 미나리는 비타민C와 각종 무기질, 섬유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해독작용은 물론 간 건강과 피로회복에도 좋다. 한의학에서는 미나리의 찬 성질이 몸의 열을 없애고 염증을 가라앉히며 체내에 쌓인 독을 빼준다고 설명한다. 주꾸미는 타우린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피로회복에 제격이다.
재료 : 주꾸미 200g, 미나리 200g, 찹쌀 150g, 김가루 5g, 소금 3g, 참기름 10g, 통깨 3g, 물 5컵
1. 요리 전, 찹쌀은 1시간이상 충분히 불려놓는다.
2. 미나리는 0.5cm 크기로 자르고 주꾸미도 먹기 좋은 크기로 준비한다.
3.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주꾸미를 볶은 뒤 어느 정도 익으면 미리 불려 놓은 찹쌀을 넣고 함께 볶는다.
4. 찹쌀이 투명해지고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할 때 뜨거운 물을 붓는다.
5. 충분히 끓여 쌀알이 퍼지면 미나리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6. 완성된 죽은 그릇에 담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참기름과 김가루, 통깨를 뿌려서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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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CJ프레시웨이 |
재료 : 주꾸미 200g, 미나리 200g, 찹쌀 150g, 김가루 5g, 소금 3g, 참기름 10g, 통깨 3g, 물 5컵
1. 요리 전, 찹쌀은 1시간이상 충분히 불려놓는다.
2. 미나리는 0.5cm 크기로 자르고 주꾸미도 먹기 좋은 크기로 준비한다.
3.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주꾸미를 볶은 뒤 어느 정도 익으면 미리 불려 놓은 찹쌀을 넣고 함께 볶는다.
4. 찹쌀이 투명해지고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할 때 뜨거운 물을 붓는다.
5. 충분히 끓여 쌀알이 퍼지면 미나리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6. 완성된 죽은 그릇에 담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참기름과 김가루, 통깨를 뿌려서 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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