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375일 반전 드라마… JT의 '뚝심'
CEO In & Out /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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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이 지극하면 돌에도 꽃이 핀다.” 그간 ‘철벽수비’를 펼쳤던 외환은행 노조가 마침내 마음을 열었다.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유기적 통합 ‘관건’
지난 1년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에게 참으로 지난한 세월이었다. 지난 2012년 외환은행 인수 후 5년간의 독립경영을 보장했음(2.17 합의)에도 돌연 합의를 깨고 조기통합을 선언하고 나선 탓에 거센 격랑이 일었다. 외환은행 노조의 저항은 그야말로 격렬했고 지난 2월에는 법원의 통합절차 중지 가처분 결정으로 통합작업이 중단되는 위기도 맞았다.
하지만 김정태 회장은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마침내 지난 6월 법원이 이례적으로 통합작업을 중단시킨 결정을 취소하고 하나금융의 손을 들어줬다. 끝없이 평행선을 달릴 것 같던 노조와의 간극도 마침내 좁혀졌다. 지난 13일 이틀간의 밤샘협상 끝에 외환은행 노조가 조기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하지만 김정태 회장은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마침내 지난 6월 법원이 이례적으로 통합작업을 중단시킨 결정을 취소하고 하나금융의 손을 들어줬다. 끝없이 평행선을 달릴 것 같던 노조와의 간극도 마침내 좁혀졌다. 지난 13일 이틀간의 밤샘협상 끝에 외환은행 노조가 조기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지난해 7월3일 “조기통합은 대박”이라며 긴급 간담회를 열었던 김 회장의 승부수가 빛을 발했다. 375일의 극적인 반전 드라마였다.
◆JT의 반전 드라마… 초대형뱅크 탄생
◆JT의 반전 드라마… 초대형뱅크 탄생
김 회장이 지난해 금기시됐던 조기통합 카드를 꺼내든 것은 해외에서 통합은행의 ‘힘’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에서 출범한 하나·외환은행 통합법인은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 중이다. 출범 이후 지난해 연말까지 대출금과 예수금이 각각 56%, 48%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인수된 후 출범한 첫 해외통합 사례에서 단기간에 시너지효과를 목격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실날 같던 조기통합의 꿈은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자산 290조원(지난 3월 기준)의 국내 최대은행 탄생이 눈앞이다.
하나·외환은행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통합은행은 국민은행(282조원)을 제치고 단숨에 국내에서 가장 큰 은행이 된다. 비단 규모 만이 아니다. 지난해 하나·외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KB국민은행(1조290억원)을 앞선다. 여기에 통합 시너지가 더해지면 지난해 은행권 최고실적을 거둔 신한은행(1조4552억원)과도 견줘볼 만하다. 은행권 지각변동이 불가피한 셈이다. 하나금융이 추산하는 통합은행의 시너지효과는 연간 3000억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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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결합은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소매금융(프라이빗뱅크)에 강점이 있고 외환은행은 글로벌금융에 특화돼 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시너지 파트너로 짝이 잘 맞는다”며 “외환은행의 글로벌 역량에, 하나은행의 소매역량을 얹어서 해외시장에 진출하면 시너지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태 회장 역시 ‘넓은 세상’에서의 진검승부를 꿈꾼다. 국내 자산 1위 은행으로 발돋움하는 만큼 포화상태의 국내시장에 갇히지 않고 해외에서 금융영토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올 5월 기준 하나금융은 총 24개국 136개의 글로벌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김 회장은 “10년 뒤 글로벌 수익비중 40% 달성, 글로벌 40위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유기적 통합 ‘관건’
조기통합이라는 최대 난제를 풀었지만 김 회장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은 마냥 꽃길이 아니다. 당장 초대 합병은행장 선임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현재 통합은행의 초대 수장으로는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김병호 하나은행장이 유력하지만 어느 카드도 ‘모범답안’으로 꼽히지 않아 김 회장의 고민이 깊다.
지난해만 해도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사실상 통합은행장으로 내정된 분위기였다. 외환은행 직원을 다독일 적임자로 조기통합의 전권이 부여됐던 것. 하지만 1년여간 지지부진한 노사대화로 리더십이 흔들렸고 노조집회 참가자에 대한 대규모 징계 추진, 임직원 개인정보 수집 등으로 ‘맏형’에 등 돌린 외환은행 임직원들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그렇다고 통합과정에서 뒤로 물러나 있던 김병호 하나은행장을 전진배치하는 데도 다소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직원들의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외환은행을 아우르며 ‘은행권 자산 1위’인 하나·외환 통합을 이끌기에는 4대 시중은행 중 최연소 CEO(1961년생)라는 점도 부담요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초대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새로운 조직융합 또는 갈등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직원들이 꾸준히 교류하면서 양행의 문화를 통합하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에 유기적 통합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럼에도 통합 이후 후유증이 얼마나 클지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유기적 통합을 완성하기까지는 최소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엘리트’ 자부심이 유독 강한 외환은행은 인수 당시부터 단자회사(한국투자금융)에서 출발한 하나금융과 기업문화적 이질감이 컸다.
전산통합 등에 따른 비용, 외환은행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비용 등도 초기 통합은행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중장기적으로도 인력 구조조정 등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시너지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중장기적으로 통합은 긍정적 요소이지만 이번 합의상 인위적인 구조조정 등이 불가함에 따라 판관비용률 개선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통합은행 명칭은 외환은행의 영문 이름인 KEB를 포함한 ‘KEB하나은행’이 유력하다. 하나금융은 오는 9월1일 두 은행의 합병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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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2월11일 부산 출생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1981년 서울은행 입행 ▲1986년 신한은행 입행 ▲1992년 하나은행 입행 ▲1997년 하나은행 중소기업부장 ▲1998년 하나은행 지방지역본부장 ▲2001년 하나은행 가계영업본부담당 부행장보 ▲2003년 하나은행 가계고객사업본부장 부행장 ▲2005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2008년 제4대 하나은행장 ▲2011년 제12대 국립중앙박물관회장 ▲2012년 하나금융그룹 회장
▲1952년 2월11일 부산 출생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1981년 서울은행 입행 ▲1986년 신한은행 입행 ▲1992년 하나은행 입행 ▲1997년 하나은행 중소기업부장 ▲1998년 하나은행 지방지역본부장 ▲2001년 하나은행 가계영업본부담당 부행장보 ▲2003년 하나은행 가계고객사업본부장 부행장 ▲2005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2008년 제4대 하나은행장 ▲2011년 제12대 국립중앙박물관회장 ▲2012년 하나금융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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