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즐기기-먹을거리] 송편엔 토란국, 아시나요
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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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하면 떠오르는 것은? 두둥실 떠오른 보름달, 꽉 막힌 고속도로 정체, 아니면 형광펜을 그어가며 체크해둔 명절 특선영화, 오랜만에 보는 가족과 친지들….
다 맞는 말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추석엔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과일, 생선, 고기 등 제사상에 올릴 음식부터 가족과 함께 먹을 음식까지. 다 같이 모여 나눠먹으니 맛도 배가되는 게 바로 추석 음식이다. 보름달만큼 풍성한 추석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추석음식의 꽃’ 송편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은 송편이다. 송편은 햇쌀과 햇곡식으로 만들어 한해의 수확에 감사하며 추석 차례상에 바치던 음식으로, 멥쌀가루를 익반죽한 뒤 깨나 콩, 팥, 밤 등을 소로 넣어 만든다.
종류는 다양하다. 반죽에 아무것도 넣지 않은 흰송편, 송기를 넣어 붉은색을 낸 송기송편, 봄철에 나온 쑥을 삶아 익반죽할 때 넣어 만든 쑥송편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오미자, 치자, 대추, 단호박 등을 넣어 고운 색을 내고 여러 재료로 소를 만들어 다양한 색과 맛으로 즐길 수 있다.
송편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별로 다양하게 발전해왔다는 것. 강원도에선 감자를 이용해 송편을 빚는데 네모지게 손자국 모양을 내어 큼직하게 빚는다. 전남 고흥에서는 모싯잎을 넣은 ‘모시송편’을 차례상에 올리고, 제주도에선 완두콩으로 소를 넣어 둥글게 비행접시 모양으로 송편을 빚는다. 서울에선 ‘오색송편’을 한 입에 쏙 들어가는 앙증맞은 크기로 만든다.
◆ 설날엔 떡국 추석엔 토란국
송편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추석의 양대 음식은 토란국. 설날에 떡국이 있다면, 추석엔 토란국이 있다. 토란이란 흙속의 알이란 뜻으로 추석에는 토란에 들깨와 쌀을 갈아 넣고 끓여 토란탕을 해 먹었다.
토란국은 토란의 뿌리 부분을 이용해 만드는데 껍질을 벗기면 갈변이 쉽게 일어나 주의해야 한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껍질 벗긴 토란에 아황산염과 같은 표백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아황산염은 천식과 알러지를 악화시킬 수도 있으니 번거롭더라도 직접 껍질을 벗기는 것이 좋다. 맨손으로 만지면 가려우니 반드시 장갑을 껴야 한다.
토란탕은 식이섬유와 칼륨이 풍부한 다이어트식으로 토란과 들깨의 영양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는 최고의 영양식으로 꼽힌다. 토란의 칼륨은 나트륨을 배출시켜 과다 섭취하기 쉬운 염분 걱정을 덜어준다.
◆ 세 가지 고운빛깔 삼색나물
삼색나물도 빼놓을 수 없는 추석 대표음식이다. 본디 차례상에 올라가는 삼채는 재배 채소인 농채와 산나물을 뜻하는 산채, 들나물을 뜻하는 야채로 준비해야 하지만 비교적 구하기 쉬운 도라지볶음, 고사리나물, 시금치나물 등을 올려도 된다.
흰나물, 푸른 나물, 갈색 나물을 함께 담는 것은 나물 요리를 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 간단해 보이지만 은근히 손이 많이 간다. 마른고사리는 삶아서 물에 불려 억센 줄기는 잘라버리고 간이 고루 배게 양념장을 친 뒤 볶는다. 도라지는 가늘게 찢어서 소금으로 주물러 쓴맛을 뺀 뒤 재료를 넣고 볶는다. 시금치는 다듬어 끓는 소금물에 데치고 파와 마늘을 다진 양념장으로 무친다.
◆ 뜯는 재미 쏠쏠 소 갈비찜
명절 하면 고기, 소 갈비찜을 뺄 수 없다. 소 갈비찜은 명절이 되면 가장 사랑받는 메뉴 중 하나. 만드는 데 다소 긴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온 가족이 모두 모여 갈비찜을 뜯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
소갈비는 특히 기름기가 많기 때문에 손질을 잘해야 끝까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게 즐길 수 있다. 갈비에는 칼집을 넣어야 단시간에 양념이 잘 밴다. 간혹 고기에 양념이 너무 배는 것을 원치 않을 때에는 다 된 갈비찜 표면에 물엿을 조금 넣고 코팅시키듯이 골고루 묻혀주면 된다.
◆ 노릇노릇 바삭바삭 전 부침
마지막으로 소개할 음식은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전’이다. 사실 차례상에는 채소전, 생선전, 육전 중 하나만 올리면 되지만 전은 골고루 나눠 먹기 좋아 입맛에 맞게 여러 가지를 함께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종류에는 동태전, 애호박전, 깻잎전, 풋고추전, 완자전 등에서 산적까지 다양하다. 전 요리의 포인트는 전감의 두께를 얇고 고르게 저미고 크기와 모양을 일정하게 만드는 데 있다. 반죽을 입혀 튀기거나 굽는 부침요리 특성상 농도를 잘 맞춰야 한다.
한 숟가락 떴을 때 주르륵 흐르는 정도의 농도가 적당한 편. 얼음이나 차가운 물에 밀가루나 부침가루를 풀어 섞으면 더욱 바삭한 맛을 즐길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추석합본호(제402호·제40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다 맞는 말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추석엔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과일, 생선, 고기 등 제사상에 올릴 음식부터 가족과 함께 먹을 음식까지. 다 같이 모여 나눠먹으니 맛도 배가되는 게 바로 추석 음식이다. 보름달만큼 풍성한 추석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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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은 송편이다. 송편은 햇쌀과 햇곡식으로 만들어 한해의 수확에 감사하며 추석 차례상에 바치던 음식으로, 멥쌀가루를 익반죽한 뒤 깨나 콩, 팥, 밤 등을 소로 넣어 만든다.
종류는 다양하다. 반죽에 아무것도 넣지 않은 흰송편, 송기를 넣어 붉은색을 낸 송기송편, 봄철에 나온 쑥을 삶아 익반죽할 때 넣어 만든 쑥송편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오미자, 치자, 대추, 단호박 등을 넣어 고운 색을 내고 여러 재료로 소를 만들어 다양한 색과 맛으로 즐길 수 있다.
송편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별로 다양하게 발전해왔다는 것. 강원도에선 감자를 이용해 송편을 빚는데 네모지게 손자국 모양을 내어 큼직하게 빚는다. 전남 고흥에서는 모싯잎을 넣은 ‘모시송편’을 차례상에 올리고, 제주도에선 완두콩으로 소를 넣어 둥글게 비행접시 모양으로 송편을 빚는다. 서울에선 ‘오색송편’을 한 입에 쏙 들어가는 앙증맞은 크기로 만든다.
◆ 설날엔 떡국 추석엔 토란국
송편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추석의 양대 음식은 토란국. 설날에 떡국이 있다면, 추석엔 토란국이 있다. 토란이란 흙속의 알이란 뜻으로 추석에는 토란에 들깨와 쌀을 갈아 넣고 끓여 토란탕을 해 먹었다.
토란국은 토란의 뿌리 부분을 이용해 만드는데 껍질을 벗기면 갈변이 쉽게 일어나 주의해야 한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껍질 벗긴 토란에 아황산염과 같은 표백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아황산염은 천식과 알러지를 악화시킬 수도 있으니 번거롭더라도 직접 껍질을 벗기는 것이 좋다. 맨손으로 만지면 가려우니 반드시 장갑을 껴야 한다.
토란탕은 식이섬유와 칼륨이 풍부한 다이어트식으로 토란과 들깨의 영양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는 최고의 영양식으로 꼽힌다. 토란의 칼륨은 나트륨을 배출시켜 과다 섭취하기 쉬운 염분 걱정을 덜어준다.
◆ 세 가지 고운빛깔 삼색나물
삼색나물도 빼놓을 수 없는 추석 대표음식이다. 본디 차례상에 올라가는 삼채는 재배 채소인 농채와 산나물을 뜻하는 산채, 들나물을 뜻하는 야채로 준비해야 하지만 비교적 구하기 쉬운 도라지볶음, 고사리나물, 시금치나물 등을 올려도 된다.
흰나물, 푸른 나물, 갈색 나물을 함께 담는 것은 나물 요리를 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 간단해 보이지만 은근히 손이 많이 간다. 마른고사리는 삶아서 물에 불려 억센 줄기는 잘라버리고 간이 고루 배게 양념장을 친 뒤 볶는다. 도라지는 가늘게 찢어서 소금으로 주물러 쓴맛을 뺀 뒤 재료를 넣고 볶는다. 시금치는 다듬어 끓는 소금물에 데치고 파와 마늘을 다진 양념장으로 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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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 뜯는 재미 쏠쏠 소 갈비찜
명절 하면 고기, 소 갈비찜을 뺄 수 없다. 소 갈비찜은 명절이 되면 가장 사랑받는 메뉴 중 하나. 만드는 데 다소 긴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온 가족이 모두 모여 갈비찜을 뜯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
소갈비는 특히 기름기가 많기 때문에 손질을 잘해야 끝까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게 즐길 수 있다. 갈비에는 칼집을 넣어야 단시간에 양념이 잘 밴다. 간혹 고기에 양념이 너무 배는 것을 원치 않을 때에는 다 된 갈비찜 표면에 물엿을 조금 넣고 코팅시키듯이 골고루 묻혀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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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마지막으로 소개할 음식은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전’이다. 사실 차례상에는 채소전, 생선전, 육전 중 하나만 올리면 되지만 전은 골고루 나눠 먹기 좋아 입맛에 맞게 여러 가지를 함께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종류에는 동태전, 애호박전, 깻잎전, 풋고추전, 완자전 등에서 산적까지 다양하다. 전 요리의 포인트는 전감의 두께를 얇고 고르게 저미고 크기와 모양을 일정하게 만드는 데 있다. 반죽을 입혀 튀기거나 굽는 부침요리 특성상 농도를 잘 맞춰야 한다.
한 숟가락 떴을 때 주르륵 흐르는 정도의 농도가 적당한 편. 얼음이나 차가운 물에 밀가루나 부침가루를 풀어 섞으면 더욱 바삭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남은 추석음식 처리하는 TIP
풍성한 추석이 지나고 나면 주부들에게 남는 숙제 하나. 바로 산더미처럼 남은 추석 음식이다. 먹자니 처치 곤란, 버리자니 아까운 추석 음식.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우선 가장 처치 곤란인 나물부터 처리한다. 나물은 다른 음식에 비해 쉽게 상하기 때문에 보관이 힘든 편. 가장 쉬운 처리방법으로 비빔밥을 꼽을 수 있다. 두세번 먹은 나물 비빔밥이 질렸다면 나물들을 잘게 썰어 밥과 함께 끓여 영양죽을 만들 수 있다. 또 작게 썬 나물을 밀가루와 달걀 속에 반죽해 빈대떡처럼 지져먹어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추석음식의 주인공인 송편도 추석이 지나고 나면 처치곤란 대상이 된다. 시간이 지나 딱딱해지고 처음보다 맛이 없어진 송편을 가장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송편을 끓는 물에 한번 데친 다음 기름에 튀겨내 꿀을 발라 먹는 것이다. 식사 후 디저트로,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은 요리다. 또 매콤달콤한 양념을 넣은 송편떡볶이, 탕수소스를 곁들인 송편탕수, 물엿을 이용한 송편맛탕 등 여러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남은 전은 다른 요리의 주재료로 활용하면 좋다. 찌개에 전을 넣어 포인트를 주거나 표고버섯전, 생선전 등 여러 가지 전을 한데 모아 전골요리를 해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좀 더 색다른 전 요리를 먹고 싶다면 전에 빵가루를 입혀 한번 더 바삭바삭하게 튀겨내 보자. 남은 전을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조리법이다.
풍성한 추석이 지나고 나면 주부들에게 남는 숙제 하나. 바로 산더미처럼 남은 추석 음식이다. 먹자니 처치 곤란, 버리자니 아까운 추석 음식.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우선 가장 처치 곤란인 나물부터 처리한다. 나물은 다른 음식에 비해 쉽게 상하기 때문에 보관이 힘든 편. 가장 쉬운 처리방법으로 비빔밥을 꼽을 수 있다. 두세번 먹은 나물 비빔밥이 질렸다면 나물들을 잘게 썰어 밥과 함께 끓여 영양죽을 만들 수 있다. 또 작게 썬 나물을 밀가루와 달걀 속에 반죽해 빈대떡처럼 지져먹어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추석음식의 주인공인 송편도 추석이 지나고 나면 처치곤란 대상이 된다. 시간이 지나 딱딱해지고 처음보다 맛이 없어진 송편을 가장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송편을 끓는 물에 한번 데친 다음 기름에 튀겨내 꿀을 발라 먹는 것이다. 식사 후 디저트로,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은 요리다. 또 매콤달콤한 양념을 넣은 송편떡볶이, 탕수소스를 곁들인 송편탕수, 물엿을 이용한 송편맛탕 등 여러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남은 전은 다른 요리의 주재료로 활용하면 좋다. 찌개에 전을 넣어 포인트를 주거나 표고버섯전, 생선전 등 여러 가지 전을 한데 모아 전골요리를 해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좀 더 색다른 전 요리를 먹고 싶다면 전에 빵가루를 입혀 한번 더 바삭바삭하게 튀겨내 보자. 남은 전을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조리법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추석합본호(제402호·제40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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