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로또번호 적중'의 비밀
복권의 경제학 / 로또를 연구하는 사람들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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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복권에는 ‘내집 마련’의 꿈과 희망이 담겨 있다. <머니위크>는 월급쟁이들의 영원한 희망인 ‘복권’을 집중 취재했다. 복권에 희망을 거는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로또판매점의 불편한 진실까지 마주했다. 아울러 로또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전하는 당첨비법도 소개한다.
814만5060분의 1의 확률을 분석하는 ‘로또연구가’. 보통사람들은 로또번호 연구에 의구심을 품는다. 번호연구를 허황되고 무의한 것으로 치부하거나 번호를 연구하는 이들이 쉽게 돈을 번다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몇몇 로또연구가들은 실제 1등 당첨번호를 맞춰 이들의 의혹을 해소한다. 연구가들은 자신이 나름대로 세운 법칙을 사용하거나 확률과 통계 등의 수학적 방법을 이용해 당첨번호를 예상한다. 그들은 정말 로또번호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일까. 또 번호를 맞춘다면 어떤 방식으로 맞추는 걸까.
조영민 조영민로또컨설팅 대표(43)와 한 로또정보제공업체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엄규석씨(29)를 만나 로또를 어떻게 연구하는지 들어봤다.
◆ 조영민 대표, 단골번호 주목… 13년간 1등 8명 배출
“13년 동안 제 번호를 받은 사람 중 8명이 1등에 당첨됐어요.” 로또연구가 조영민 대표는 지난 2002년 로또가 국내에 처음 도입될 때부터 시작해 13년간 당첨번호를 연구한 베테랑이다. 그가 하는 일은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한 후 이를 온·오프라인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것. 현재 그에게 번호를 제공받는 회원만 1만명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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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민 조영민로또컨설팅 대표. /사진=머니위크DB |
지금까지 배출한 1등 당첨자는 총 8명. 이 중 5명은 조 대표가 수동으로 제공한 번호를 그대로 찍어 당첨됐고 나머지 3명은 반자동 방식으로 당첨됐다. 2등과 3등에 당첨된 사람들은 수백명으로 추정된다. 조 대표 자신은 2등에 6번, 3등에 70번가량 당첨됐다고 전했다. 실수령액으로 따지면 3억5000만원 수준이다.
조 대표가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인데 지금까지 나온 당첨번호의 데이터 활용이 가장 기본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이 보유한 1회부터 지금까지의 당첨번호 데이터를 통해 자주 등장하는 당첨번호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 그는 자주 출현하는 숫자가 다시 나온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 숫자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자신만의 번호 분석방법도 공개했다. 먼저 로또번호를 ‘1~10, 11~19, 20~29, 30~39, 40~45’ 단위로 나누고 제일 먼저 40번대의 흐름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40번대를 우선적으로 분석하는 이유는 40번대가 다른 단위보다 숫자의 수가 적어 경우의 수를 줄이기 쉽기 때문이다. 1~10대는 10개의 숫자를 갖는 반면 40~45대는 숫자가 6개 뿐이다. 그는 이전 당첨번호 자료를 토대로 먼저 40번대에서 1~2개 정도의 번호를 유추하는 것이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조 대표는 이어 로또를 구매하는 이들에게 소액으로 즐길 것을 권하며 구매자 자신이 선택한 번호에 믿음을 가지라고 전했다.
“1만5000~2만원만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번호가 반드시 당첨된다는 믿음을 가지세요. 믿음을 갖지 않으면 절대 당첨이 되지 않습니다. 믿음을 가져야 당첨이 안되더라도 덜 서운하니까요.”
◆ 엄규석 연구원, 당첨번호 패턴 분석… 5년간 1등 35명 배출
“로또번호를 연구하려면 통계학이 필요합니다.” 국내 유명한 로또번호 제공업체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엄 연구원은 고려대학교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다. 그는 학교를 졸업한 후 이 업계로 직접 뛰어들었다. 그의 업무는 수많은 수학이론을 대입해 과거의 로또 당첨번호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예상 당첨번호를 조합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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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규석 연구원. /사진=머니위크DB |
일명 ‘랜덤워크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번호조합법은 5단계로 나뉜다. 먼저 ‘누적통계분석’을 통해 과거 당첨번호의 변천결과를 수집하고 당첨번호가 가진 패턴의 정보를 추출한다. 이후 ‘평균회귀분석’으로 해당 패턴이 분석에 적합한지 판단하고 각 패턴의 안정성을 분별하는 ‘통계패턴분석’ 단계를 거친다.
다음은 ‘랜덤워크필터링’을 통해 데이터화된 자료에 매번 다른 필터링을 적용, 최적의 패턴조합을 완성한다. 마지막으로 ‘숫자조합핑터링’ 단계에서는 숫자와 조합의 패턴을 출현빈도 위주로 계산해 가중치를 분배한다. 엄 연구원은 각각의 단계에 통계와 확률 등의 수많은 공식이 응용돼 적용된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체계적인 패턴 계산시스템으로 회사는 설립 후 지금까지 9년 동안 1등 당첨자를 44명이나 배출했다. 회사가 1등 당첨번호를 맞춘 횟수는 219회다. 엄 연구원이 입사한 2011년 이후 1등 당첨자는 앞서 설명한 44명 중 35명이다. 매주 15게임(1만5000원)을 한다는 엄 연구원은 아직 1등이나 2등에 당첨된 적이 없지만 3등은 2번, 4등은 수차례 당첨됐다.
엄 연구원은 자신만의 로또 맞추기 팁도 전했다. 그가 추천한 방법은 ‘고정수’와 ‘미출현 번호’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고정수’란 특정한 번호를 고정적으로 찍는 것이다. 예컨대 5라는 번호를 고정수로 정한다면 로또 숫자 6개의 번호를 특정할 때 반드시 5를 집어넣는 방식이다. 미출현 번호란 당첨번호로 자주 등장하지 않는 숫자를 뜻한다.
“패턴을 분석해서 로또를 구매하면 ‘꽝’은 잘 안 나오는데 높은 등수를 기록하기 어려워요. 그런데 고정수를 이용하면 대박을 칠 수 있죠. 이왕이면 대박 치는 게 낫잖아요. 그리고 678회를 보면 4, 5, 6이 나왔어요. 2~6이 최근 10회에 안 나왔는데 몰아서 나왔습니다. 이런 번호에 주목할 필요가 있죠. 이런 미출현 번호에서 2개 정도 꼽고 고정수를 정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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