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다에시)의 잇단 테러로 전 세계는 공포와 이들에 대한 분노를 느끼고 있다. 또한,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언으로 미국과 유럽 내에서 반이슬람 정서가 커진 상태다.

반면, IS와 이슬람교는 철저히 구분돼야 하며, 무슬림이 일부 테러단체 때문에 애꿎은 피해를 입어선 안 된다는 '무슬림 지지' 여론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무슬림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느냐를 두고 지구촌의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양상인 가운데 무엇이 해답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사진=뉴스1(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사진=뉴스1(AFP)

도널드 트럼프 발언, 반무슬림 정서의 단상

미국 무슬림을 겨냥한 증오 범가 수그러들기는커녕 증가세다. 11·13 파리 연쇄 테러를 계기로 미국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한 반무슬림 정서는 지난 2일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사건으로 증폭됐다.

여기에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가 '무슬림 미국 입국 차단'을 촉구하며 불에 기름을 끼얹고 나서는 등, 무슬림에 대한 증오가 극도로 격해져 무슬림에 대한 공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의 발언 이후 블룸버그 폴리틱스와 퍼플 스트래티지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공화당 지지 유권자 65%가 이 발언을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와 반무슬림 정서의 단상을 보여줬다.

이슬람에서 금기시하는 돼지의 머리를 잘라 모스크에 던지는 것에서부터 무슬림 가게 주인을 폭행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증오 폭력은 다양하다. 게다가 미국아랍차별반대위원회(AAADC)는 지난 2일이래 승객 3명이 여객기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졌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미국 전역에서 확대되고 있는 이번 오 폭력은 반무슬림 정서가 오래갈 것임을 알리는 전조로 해석된다. 트럼프까지 나서서 9·11을 거론하며 무슬림 입국 금지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반무슬림 정서가 온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사진=뉴스1(로이터)
/자료사진=뉴스1(로이터)

IS 척결을 무슬림 척결과 혼동해서는 안돼

전 세계적으로 반 이슬람 정서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무슬림을 지지하며 그들의 권위를 위해 싸울 것이라 공언해 주목을 받았다.

발단은 트럼프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미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캘리포니아에서 무슬림 부부가 벌인 총격으로 사건이 발생하자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이들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할 때까지 무슬림들의 미국 입국을 완전히, 전면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런 가운데 저커버그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당신이 무슬림 커뮤니티의 일원이라면 나는 페이스북 대표로서 무슬림의 권리와 평화를 지킬 것이다"며 "우리는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단결해 서로의 선한 점을 보도록 노력한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남겨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역시 대변인을 통해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분열을 초래하는데다 쓸모없으며 사실상 상당히 잘못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반무슬림 정서, 이솝우화 '해와 바람'에서 교훈을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는 미국 무슬림도 무슬림이지만 정작 우려되는 것은 이러다 자칫 반무슬림 정서가 미국에 고착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그야말로 테러집단 IS(다에시)가 노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IS는 서방에 거주하는 무슬림이 신변의 위협을 느껴 나머지 종파 혹은 종교를 버리거나 과격 주의로 기울기를 원한다. 결국 이런 상황은 미국 내 이슬람 공포증의 확산에 도움이 되며, IS가 바라는 일을 빨리 진행시켜주는 셈이다.

이솝우화 중에 '해와 바람'이라는 게 있다. 바람은 거센 바람으로 나그네의 옷을 벗기려 했고, 태양은 따뜻한 햇볕으로 나그네 스스로 옷을 벗게 했다. 이렇듯 강압적이고 강하게 무슬림 전체를 IS로 간주하고 몰아치는 것보다, IS가 파멸하도록 그들의 심리와 환경을 파악해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