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예약서비스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이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모텔을 주축으로 호텔사업을 병행해 숙박O2O(Online to Offline)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서겠다는 것. 지난 2015년 분사한 사업부를 통해 숙박사업에 집중키로 했으며 같은 시기 130억원대 대규모 투자유치에도 성공, 도약을 위한 자본력도 갖췄다.


이제 남은 것은 숙박사업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이 과정에서 위드이노베이션은 새로운 도전을 약속했다. 모텔 프랜차이즈사업에 도전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인식변화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위드이노베이션. 중심에는 ‘온라인 전문가’ 심명섭 대표가 있다.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태동→다지기→확장

“과도기의 해였어요. 하지만 2016년 초 숙박O2O사업에 맞는 비전을 수립하기에는 멋진 한해였습니다.”

2015년 12월말 금천구 사옥에서 만난 심 대표는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말대로 2015년의 위드이노베이션은 다사다난했다.


같은해 4월 여기어때서비스가 본격 마케팅에 돌입하면서 유상무, 유병재, 지금의 신동엽에 이르기까지 당시 가장 ‘핫’한 스타들이 여기어때의 홍보모델로 기용됐다. 화력은 폭발적이었다. 버스, 정류장 등 옥외광고가 거리 곳곳에서 보였고 케이블과 유튜브 등 각종 채널을 통해 서비스의 본질인 ‘모텔갈땐, 여기어때’가 광고됐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2015년 초까지만 해도 마케팅비용이 제로(0)였어요.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2014년 4월부터 2015년 4월까지는 제품 고도화에 집중했습니다. 후발주자가 기존서비스를 따라잡기 위해선 탄탄한 기술과 오프라인영업이 먼저니까요. 그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마케팅 투자를 시작했어요. 중간에 기용모델의 사정으로 모든 광고를 중단한 적도 있었죠. 그렇게 따지면 마케팅을 본격화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어때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미디어와 관련업계에서도 ‘가파른 성장’, ‘후발주자의 추월’ 등의 평가가 나왔다.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1년 새 앱 다운로드 수는 50만건에서 330만건으로 6배가량 늘었다. 제휴점 수는 517개에서 4316개로 8배 늘었으며, O2O앱의 중요한 평가지표로 사용되는 이용후기는 1만9472건에서 16만건으로 8배 폭증했다. 실제 이용자 수를 알 수 있는 지표인 월활동이용자(MAU)는 6만8509명에서 15배가량 증가한 109만5373명을 기록했다.

이는 수년간 이 분야 업계 1위였던 야놀자의 수치를 넘어선 것(각사별 홈페이지, 동일기간 기준)으로 불과 서비스 시작 1년여 만에 세운 성과다.


“저희는 ‘온라인 전문가’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분야에서 사업해 본 경험자죠. 경쟁에 익숙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비스 운영능력과 마케팅 역량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했죠. 저와 임직원들은 개발자 출신이에요. IT로 다져온 회사였기 때문에 브랜드 구축, 서비스 운영, 제품개발, 마케팅 역량 등 모든 부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심 대표가 처음부터 숙박O2O시장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지난 2007년 인터넷서비스전문기업 위드웹을 설립한 후 문자서비스, 온라인광고대행, 동영상플랫폼, N스크린사업 등을 영위했다. 단기간에 성공의 단맛을 보기도 했다. 그러나 벤처기업에게 대기업의 벽은 높았다. 어깨에 딸린 150여명의 직원, 심 대표에겐 오늘보단 내일이 중요했다.


2015년 여름, 위드웹은 N스크린 등의 사업을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숙박O2O사업에 전념키로 했다. 이를 위해 위드웹에서 숙박사업을 떼어내 독립법인 위드이노베이션을 신설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미래에셋 벤처투자사로부터 130억원의 투자도 받았다.

“투자와 동시에 분사를 결정했죠. 숙박시장의 성장성은 이미 검증받았습니다. 전국 3만여개의 모텔, 객실 평균 100만개. 호텔과 비교하면 객실 기준으로는 7배가 많고 거래액 기준으로도 모텔시장이 3.5배 더 큽니다. 숙박사업에 집중하게 된 이유죠.”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예약 강화, 프랜차이즈 진출

여기어때 2돌을 맞은 2016년은 사업 확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프랜차이즈사업에 진출해 모텔의 이미지 전환을 꾀하고 레드오션인 호텔예약서비스시장에 자사의 호텔타임을 반석에 올리겠다는 목표다.

“투자금은 숙박산업의 혁신에 쓰일 것입니다. 호텔처럼 예약서비스 문화로 바꿔 스마트폰을 통해 바로 입·퇴실이 가능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프랜차이즈사업도 혁신의 일환이죠. 올해 초 1호점이 오픈할 예정입니다. 다방보다 스타벅스가 많아지면서 커피문화가 달라진 것처럼 낙후된 모텔의 현대화에 나서는 거죠. 숙박산업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우리가) 차별화된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까지 여기어때가 전하는 모텔의 메시지가 ‘사랑’과 ‘19금’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2016년부터는 이미지 전환에도 나설 계획이다.

“올해까지는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시장에 존재를 알려야 했어요. ‘모텔이 부끄럽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대놓고 얘기하고 싶었죠. 여기어때가 그동안 연인 사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앱처럼 보였지만 2016년부터는 사랑, 비즈니스, 여행 등으로 범주를 확장해 연인, 가족, 친구, 동료 등 사용자층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