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탈당'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그룹인 '동교동계'에서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2일 탈당을 선언했다.


권 고문의 뒤를 따라서 김옥두·박양수·이훈평 전 의원 등 또 다른 동교동계 인사들도 탈당계를 내기로 한 만큼 그의 탈당은 사실상 동교동계 전체의 탈당 선언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더민주 입장에선 '호남'이라는 '전통적 지역기반'이 무너진 셈이 됐다.

권 고문은 동교동계의 좌장이라 불린다. 동교동계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르던 정치인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이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것에서 유래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따르던 상도동계와 한국 정치의 양대 산맥을 이뤘다.

그는 1930년 2월28일에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났다. 목포 개항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자랐다. 해방 직후부터 학교 선배(목포상업학교) 김 전 대통령을 돕기 시작하며 인연을 맺었다.


김 전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며 권 고문도 정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김 전 대통령의 참모 역할을 하면서다. 이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때에도 함께 보안사에 체포되어 고초를 겪는 등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성장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미국으로 망명할 때, 그를 대신해 민주화추진협의회 상임운영위원을 맡으며 동교동계를 이끌기도 했다.

그는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평화민주당 공천을 받아 목포시에서 당선, 이후 3선에 성공했다. 2002년에 ‘진승현 게이트’에서 국가정보원 차장인 김은성을 통하여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었으나 2003년 항소심에서 무죄를 판결 받고 석방되었다.

'권노갑 탈당'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스1
'권노갑 탈당'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