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를 상징하는 말로 ‘므두셀라’(Methuselah)가 있다. 구약 속에 등장하는 므두셀라는 노아(Noah)의 할아버지로 969세까지 살았다고 전해진다. 노화와 장수를 연구하는 학문을 ‘므두셀라학’이라고 부르는 배경이다. 물론 현실적인 인간 수명에서 마의 벽은 120년이다. 따라서 조만간 100세를 넘어 120세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오는 2050년에는 전세계 100세 인구가 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요즘 고액자산가들도 행복한 은퇴생활을 위해 꼼꼼한 준비와 설계를 해야 한다. 최근 필자가 속한 PWM의 고객상담 내용을 보면 저금리와 시장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됨에 따라 전통적인 금융상품보다 절세와 사전증여가 고려된 장기자산배분을 고민하는 고객이 많다.

◆부자들 “부동산비중 더 늘릴 것”

매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PB고객 대상)들의 자산구조, 자산관리방식 및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등을 조사해 발표하는 한 경영연구소의 2015년 보고서를 보면 투자목적 부동산 보유를 위한 대출을 확대하는 경향이 보인다. 물론 우리나라 국민이 선진국에 비해 자산구조상 부동산비중이 크다는 의견이 많지만 앞으로 자산구성에 변화를 줄 것인지 묻는 질문에 47%가 현재 자산구성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부동산자산을 축소하고 금융자산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비중(21%)은 지난해와 올해 차이가 없는 반면 금융자산을 축소하고 부동산자산을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15%로 지난해(10%) 대비 5%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부자들은 부동산경기의 회복이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음에도 부동산투자를 확대하려는 의지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채활용비용이 낮아진 점과 부동산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더라도 부동산가격이 상승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되기 때문이다.

 

[고수칼럼] '120세 시대' 준비됐나요

▷제안1: 레버리지 활용한 부동산투자

노후생활의 안정적 현금흐름(연 4~5%)을 가져올 수익형 상가의 경우 사전증여와 상속이 감안된 부동산 포트폴리오와 객관적인 가치판단이 중요하다. 먼저 현재의 임대수익률과 미래가치를 고려한 선택이 필요하다. 현금성 자산으로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를 통해 대출이자 손비인정으로 실제 경비부담률을 절감해야 한다. 앞으로 적용될 세제를 고려한 매수 단계에서의 계약자(자녀) 설정 또는 매수 후 지분 증여방식을 사전에 계획해 매수시가와 몇년 후 증여과표 계산 시 적용되는 공시지가의 차이를 활용한 절세효과를 노려야 한다.


삶의 여유를 가져올 전원생활을 위한 지방 소재 부동산투자 시에는 꼼꼼한 현장답사가 포인트다. 중개인에 의존하지 말고 현지의 하우스 렌털 등 단기임대를 활용해 매수 전 현지에서의 실사 및 체험 후 위치와 물건을 선택해야 한다.

최근 유커(중국인관광객)들의 뭉칫돈 투자로 부동산 열기가 급등한 제주의 경우 많은 고액자산가가 관심을 쏟는 지역이지만 투자에 따른 실패사례가 많다. 기후적 여건(습도와 강풍)이 고려된 위치, 구입물건 형태(토지 구입 후 건물 신축, 회원형 리조트 분양, 개인소유 형태의 고급 타운하우스 또는 아파트 구입 등) 등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투자형 금융상품 및 현물자산을 통한 상속·증여는 안정적인 수익률과 절세효과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최근 현금·예금과 부동산을 제외하고 투자형 금융상품인 주식·채권·펀드를 통한 상속선호도가 12%로 지난해(5%) 대비 크게 상승했으며 보험상품(11%) 역시 상속·증여수단으로 인기가 상승 중이다. 이는 계속된 금리하락으로 예금 등 안전성이 높은 금융자산보다 장기적 투자가 가능하고 수익성도 더 높은 투자형 금융상품을 더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귀금속 등 현물자산을 상속수단으로 선호하는 것이 과거보다 많아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특히 자산이 많을수록 자녀에게 사전증여를 한 비중이 높고 앞으로 증여할 의향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증여하는 시기도 점차 빨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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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2: 종신연금으로 상속세 절감 

부자들은 노후자금으로 얼마를 예상할까. 부자들이 생각하는 은퇴 후 최소생활비는 월 평균 453만원, 적정생활비는 월 750만원이 다. 이는 일반인보다 3~4배 높은 수준이다. 부자들이 노후자금 마련용 금융상품에서 중요시하는 점은 ▲안정적 수익률(28%) ▲절세효과(19%) ▲상속 및 증여의 용이성(14%) ▲자금의 유동성(13%) 순이다.

최근 한 생명보험사가 내놓은 연금보험상품의 경우 종피보험자에 손자를 추가할 수 있어 연금이 개시돼야 가능한 정기금 평가의 요건을 확대했다. 절세가 되는 조부모의 생전 현금흐름과 유고 시 선택적인 정기금 평가제도를 활용해 합리적인 상속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 연금보험은 조부모와 손자·손녀 중 한명씩을 피보험자로 지정해 그중 한명이라도 살아있으면 연금이 지급된다. 할아버지가 손자를 피보험자로 지정하면 본인 사망 이후 연금이 손자에게 자동 승계돼 일종의 유산상속이 되는 것이다. 또 45세 미만의 연금사망률을 적용해 조부모가 연금을 받다가 사망하더라도 손주가 연금을 오랫동안 받을 수 있다. 손주의 연금액은 조부모 연금액의 20%, 50%, 70%, 100% 중 선택하면 된다.

◆빨리 준비하고 투자 결정은 신중하게

은퇴준비는 안정적인 금융상품과 절세상품을 활용하고 금융자산 규모가 클수록 주식·채권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은퇴 포트폴리오는 무엇보다 행복한 노후를 위한 준비인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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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 개인 성향과 가족 구성원의 개별적 니즈가 반영된 맞춤식 포트폴리오로 빠른 시기부터 차곡차곡 쌓는 준비와 신중한 투자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돈이 많으면 노후는 걱정 없을까. 은퇴 내비게이션도 필요하다. ‘국민 내비게이션’으로 불리는 길 안내 앱의 경우 교통량, 갑작스런 사고와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게 실시간으로 최적화된 경로를 안내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은퇴자산을 위한 재테크 준비도 마찬가지다. 신중을 기해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예기치 않게 복병(제로금리, 체감물가, 세금, 반토막 난 집값 등)을 만날 경우 유연하게 경로를 수정하는 주기적인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