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교섭단체'

국민의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사실상 실패했다. 기한일인 15일까지 현역의원 20명을 채워야하지만 현재 3명이 부족한 상태로, 의원 3명이 동시에 입당하는 '드라마'가 연출되지 않는 한 교섭단체가 구성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경상보조금 및 선거보조금 도합 60여억원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만 국부' 발언 등 각종 논란 이후 시민들의 지지세도 꺾여 20대 총선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창당 후 교섭단체 구성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다. 그는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과 관련 14일 "(국민의당에) 참여한 의원들이 합류할 의원들을 설득에 나선 것은 사실이지만 (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삼고 일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연일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PBC 라디오에 나와 원내교섭단체 구성 여부에 대해 "정말 꽉 막힌 정국에 저희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국회를 정상화시켜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국민들로부터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히며 교섭단체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국민의당 공천심사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도 원내교섭단체 자격을 얻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 교섭단체 구성이 선결과제라는 주장이 제기되어온 것은 20대 총선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경상보조금 18억원, 선거보조금 72억원, 도합 90억원에 달하는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교섭단체 구성 실패 시 수령금액은 31억원(경상보조금 6억2000만원, 선거보조금 24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오는 20대 총선에 새누리당 및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불리하게 작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유권자에게 비춰지는 모습도 큰 변수로 지적된다. 예컨대 '새정치'를 표방하고 창당한 국민의당이 손쉽게 교섭단체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승만 국부' 발언 등 각종 난항으로 3주가량 현역 의원 합류 불발로 구성하지 못한 모습은 국민의당이 현역의원들에게조차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으로 유권자에게 비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교섭단체 구성 여부가 총선에서 유권자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 공동대표는 14일 원내교섭단체 구성과 관련 "정당보조금보다 실제 총선 이후에 교섭단체가 된다면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어떤 모습의 일하는 국회가 될 것인가를 미리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것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교섭단체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교섭단체 구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당 의회 정치 구조상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것은 국회 내에서의 당 입지가 줄어드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20대 총선으로의 길목에 또 다른 장애가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 교섭단체'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14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성당을 방문해 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
'국민의당 교섭단체'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14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성당을 방문해 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