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군요] '흑백대결' 바둑, 왜 스포츠일까
이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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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지난 1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2국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에 불계패했다. 전날 제1국에서 불계패한 데 이은 충격의 2연패다.
그동안 한국 바둑은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전종목 석권의 실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민의 관심이 약했다. 바둑계는 이번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을 통해 그 관심도가 높아지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바둑이 왜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을까. 가만히 앉아 손만 놀리는 바둑. 바둑이 스포츠가 된 이유를 알아보자.
앞서 2002년 대한체육회에서 한국기원을 인정단체로 승인했고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바둑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바 있지만 바둑이 '스포츠'인가에 대한 논란은 계속돼왔다.
흔히 스포츠라고 하면 몸을 사용해 상대와 겨루는 육상, 레슬링 등 다소 격한 운동을 떠올리기 쉽다. 그에 비해 바둑 대결에 필요한 움직임은 반상 앞에 앉아 팔을 이용해 돌을 두는 것이 전부다. 그렇다면 바둑은 스포츠라고 볼 수 없는 것일까.
현재 세계적 추세는 바둑을 비롯해 체스, 브릿지 등 '두뇌 스포츠'(마인드 스포츠)를 스포츠의 한 영역으로 보고 있다. 두뇌 스포츠란 몸을 격하게 움직이거나 땀을 흘리지 않고도 뇌를 활용해 상대와 수 싸움을 할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2004년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는 국제바둑연맹의 준가맹을 승인했으며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체스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또 중국에서는 2008년 바둑을 포함한 총 5개 종목의 두뇌 스포츠를 통해 메달 경쟁을 벌이는 제1회 월드마인드스포츠게임이 개최됐다.
월드마인드스포츠게임을 주최한 국제마인드스포츠게임협회(IMSA) 회장 호세 다미아니는 "두뇌 스포츠 게임은 육체적인 운동과 다르지 않다"며 전 세계에서 10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바둑, 체스와 같은 두뇌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는 승패를 가르는 경쟁뿐만 아니라 유희성도 가지고 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도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번 대결은 바둑을 떠나 인간 대 인공지능의 경기라는 측면에서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불계승' 같은 관련 용어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르는 등 바둑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진 것은 스포츠로서 그 유희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방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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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열린 이세돌-알파고 대국 장면. /자료사진=바둑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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