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흔들리는 '중동 신화', 이란서 돌파구 찾을까
최윤신 기자
7,687
공유하기
![]() |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
건설사 해외수주시장이 변화의 필요성에 직면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고속성장을 이끌어온 ‘중동 플랜트 신화’가 흔들리고 있는 것.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ENG)이 컨소시엄을 통해 30억달러에 육박하는 ‘쿠웨이트 LNG 수입터미널’을 수주하며 우려를 일단 불식했지만 ‘중동 플랜트’만을 바라보기에는 불안하다. 현대건설-현대ENG의 수주를 제외하면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중동 플랜트 수주는 전년대비 4%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은 지속된 저유가 기조에 수주 텃밭이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 등의 수주가 급감하면서 나타났다. 사우디 정부가 최근 심각한 재정적자로 국영기업들의 공공사업 계약액을 강제 삭감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사우디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다른 중동 국가들도 앞다퉈 공사비 절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면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란서 찾는 돌파구
건설사들이 가장 기대하는 돌파구는 최근 경제제재 해제로 빗장이 풀린 ‘이란’이다. 건설업계는 이란에서 앞으로 5년간 1800억~2100억달러 규모의 건설 공사가 발주될 것으로 기대한다. 건설사들의 시선이 이란에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GS건설과 대림산업의 경우 이란경제제재 기간 중에도 현지 지사를 운영해 왔기 때문에 준비에 큰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이란 건설사인 자한파스 그룹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컨소시엄 형태로 공사를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서는 타국 건설사가 철도나 항만 등의 인프라 공사를 수주하려면 현지기업과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또 현지기업의 컨소시엄 지분율은 51% 이상이 돼야 한다.
SK건설과 현대건설은 현지상황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테헤란 지역에 지사를 설립했고 SK건설도 별도 지사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건설업계의 이란시장 진출 돕기에 적극 나섰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6일 “이란시장에 건설 엔지니어링 업계가 진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건설사의 이목이 집중된 이란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벌써 각국 정부가 전면에서 수주활동에 나서는 모양새다. 경제제재 이후 현금흐름이 좋지않은 이란시장 진출을 위해선 시공사가 개발비용을 직접 조달해야 하는데 중국과 일본 건설사에 지원되는 막대한 금융에 한국 기업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토목 수주 확대… 지역 다변화
중동에서 먹거리 확보가 어려워지자 건설사들은 토목분야 수주를 넓히는 등 대응에 나섰다. 19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올 1월1일부터 이달 8일까지 국내 건설사의 토목 공사 수주액은 21억6425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억9250만달러와 비교해 67% 증가했다.
특히 아프리카·동남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일감을 찾아나섰다. 쌍용건설은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2억5200만달러 규모의 지하철 공사를 수주했고 롯데건설은 한라·한신과 조인트 벤처를 구성해 베트남에서 5400만달러 규모의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역시 지난달 총 4억8000만달러 규모의 인도 갠지스강 교량 건설사업에 지분 50%를 참여했고, 에티오피아에서 8200만달러 규모의 고속도로 건설공사도 수주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달 미국발전회사인 AES사가 파마나에서 발주한 6억5000만달러 규모의 콜론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따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말 멕시코시티 북서쪽 살라망카 지역의 기존 정유공장을 현대화하는 5억5000만 달러 규모의 정유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