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김무성, 결국 터진 뇌관… 김 "당 대표 못해먹겠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김무성 대표가 23일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자정이 넘어서까지 의결이 보류된 지역구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오히려 고성을 주고받는 등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박(비 박근혜)계 간의 고질적인 갈등만 보였다.

앞서 김 대표는 서울 은평을과 송파을, 대구 동갑과 달성을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구)의 결정이 당헌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의결을 보류해왔다. 그러나 친박계는 공관위가 당내 독립적인 기구인 만큼 그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며 의결을 요구해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왔다.

이날 최고위에서도 이 같은 입장이 되풀이되며 양측이 강하게 충돌했다. 공천 과정의 최대 뇌관이었던 유승민 의원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에 대해서도 책임을 놓고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이 탈당까지 한 것은 공관위의 잘못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힘들어서 대표를 못해먹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도 공천 과정에 속상한 일도 있으니까 '힘들어서 못해먹겠다'해서 내가 화가 났다"며 "그래서 내가 이러면 안 된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종희 공천관리위원은 "김 대표가 소신을 말씀하시고 다른 분들은 대표가 입장을 철회해서 공천을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말씀을 하는 가운데 목소리가 높아졌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보류지역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24일 오전 다시 최고위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2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예정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