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건설사 M&A, 봄은 멀었나
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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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위크DB |
◆건설사 합병 후 시너지효과 부정적
경남기업은 지난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와 함께 본사 인원 중 70%를 감축하고 채무 1조4000억원을 10년 동안 분할상환한다는 내용의 회계계획안을 제출해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승인받았다.
경남기업은 현재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국내 회계법인과 국내외 금융투자회사에 자문제안서를 보낸 상태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4월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이후 일정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M&A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 주택건설시장은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으며 건설업계 실적도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 조사 결과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은 올해 1월 7조8815억원을 기록해 1년 사이 14.4% 줄었다. 진광현 대한건설협회 조사통계팀장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대내외적인 경제여건 불안으로 수주 실적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머지않아 M&A를 추진하는 건설사가 더 등장할 것으로 본다. 동부건설과 삼부토건의 기업회생절차가 잇따르고 동일토건·경동건설·삼익산업개발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이들 기업이 M&A를 시도할 가능성이 커졌다. 동부건설·삼부토건·STX건설·우림건설·성우종합건설은 한차례 매각 실패 후 일부 재매각을 고심 중이다.
대형회계법인 관계자는 "M&A 시장에 나온 건설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성사가 쉽지 않아보인다"면서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고 해외 매각은 가능성이 더 낮다"고 전망했다.
M&A의 가장 큰 유인은 두 기업이 합병 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인데 어렵겠다는 것이 전문가들 말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어느 산업이나 마찬가지지만 M&A의 시너지효과가 가장 중요한데 현재로서는 어려움이 있어보인다"며 "건설사는 브랜드의 상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 마이너스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의섭 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업계는 규모가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합병한 사례가 많았다"며 "비슷한 규모의 기업을 인수하면 공공 공사 입찰 시 유리함이 없고 사업영역이 겹쳐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원샷법 시행 후 정책혜택 기대감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이른바 '원샷법' 시행 후 기업들이 M&A 세제 개편과 인수절차 간소화로 인한 혜택을 노릴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건설산업이 공급과잉에 놓인 점은 시장 재편을 빠르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김광석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당초 M&A 계획이 있던 기업이라면 원샷법 수혜의 기회를 잡아 기존의 과도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남기업의 경우 삼일회계법인이 매각자문을 맡을 가능성이 큰 가운데 삼일회계법인은 기업회생절차 조사에서 경남기업의 청산가치를 2123억원, 계속기업가치를 2385억원으로 평가했다. 또 2020년 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2020년까지 주택사업 외에 토목, 플랜트,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의 도급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조직개편을 통해 회생절차에 집중하고 신속하게 회사 정상화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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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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