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헌집을 새집처럼” 이제는 ‘집방’
시크걸·쿨가이의 시시콜콜/ (92) 집방
이항영 열린사이버대학교 창업컨설팅경영학과 특임교수·백선아 경제앵커
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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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항영 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와 백선아 경제앵커가 만나 핫한 트렌드의 맥을 짚어 드립니다. 센스 있게 흐름을 읽어주는 미녀 앵커와 시크하게 경제 포인트를 짚어주는 훈남 전문가가 경제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냅니다. 세상 흐름 속 숨어있는 경제이야기를 함께하시죠.
TV프로그램이 먹는 방송인 ‘먹방’과 요리하는 방송인 ‘쿡방’으로 도배됐다. 거의 모든 방송사가 스타들이 맛깔나게 음식을 먹거나 인기 셰프가 요리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스타 셰프들은 연예인 이상의 인기를 누리며 방송계를 휩쓸고 인기의 척도인 CF도 점령했다. 1인가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맛있는 음식에 대한 대중의 욕구가 높아지면서 먹방과 쿡방 트렌드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먹방·쿡방으로 점철됐던 방송트렌드에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시청자가 음식방송에 질린 틈을 타 집을 꾸미는 방송인 ‘집방’이 대세로 떠오른 것. 쿡방이 요리 레시피뿐만 아니라 스타들의 사생활인 냉장고를 공개했던 것처럼 집방 역시 인테리어 정보뿐만 아니라 스타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인기를 끌고 있다.
요리하는 방송과 집 꾸미는 방송은 각각 음식과 집 인테리어라는 전혀 다른 소재를 사용하는 듯 보이지만 어찌 보면 대중의 비슷한 욕구를 만족시켜준다. 쿡방과 집방 모두 팍팍한 삶 속에서 의식주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자랑하고자 하는 욕구, 스타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보고 싶은 욕구를 채워준다.
◆인테리어 열풍, 방송 넘어 SNS 점령
지난해 말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집 꾸미는 프로그램은 올 들어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초 처음 전파를 탄 JTBC <헌집 줄게 새집 다오>는 1인가구 인테리어를 타깃으로 스타의 방 하나를 99만원 내에서 인테리어해 대결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스타의 방을 스튜디오에 그대로 재현한다는 점에서 JTBC 인기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의 인테리어 버전으로 불린다.
지난해 12월 말 방송되기 시작한 tvN <내방의 품격>은 인테리어 초보자인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인테리어 고수로부터 집을 효율적으로 꾸미는 팁을 얻는 구성이다. 연예인 노홍철, 김준현 등이 직접 가구를 만들기 위해 간단하게 못을 박는 법, 페인트 칠하는 법, 인테리어 재료 구하는 법 등을 인테리어 고수로부터 배우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가 따라하도록 독려한다.
MBN <오시면 좋으리-내가 살고 싶은 할머니집>은 지난 1월 처음 시작한 후 현재 2%대 시청률로 선방하고 있다. 도시인의 로망인 제주도를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이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다. 김용만을 비롯한 연예인 5명이 제주 토박이 할머니집을 누구나 묵고 싶은 ‘할망 숙소’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담았다.
지저분한 집을 고쳐 멋지게 꾸며주는 방송은 과거에도 인기를 끄는 소재였다. 2000년대 초반 방송됐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러브하우스>는 일반인의 낡은 집을 예쁘고 안락한 집으로 개조해줌으로써 감동을 선사했다. 당시 ‘러브하우스’가 어렵게 살던 일반인의 집을 개조해 감동을 주는 것이 목표였다면 현재 집방 트렌드는 시청자가 인테리어를 쉽게 따라하도록 인테리어과정을 알려주는 데 목표를 두는 차이점이 있다.
‘러브하우스’처럼 인테리어를 통한 감동코드를 전달하는 홈 메이크오버쇼 tvN <렛미홈>이 4월 방송될 예정이다. 인테리어과정에 치우친 현재의 집방 트렌드에서 조금 벗어난 시도를 하는 것이다. 불편한 집 구조 때문에 일상이 힘든 가족의 공간을 재구성해 가정의 분위기까지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비단 방송가에만 한정된 트렌드가 아니다. SNS상에서는 셀프 인테리어를 공유하는 ‘방스타그램’(방+인스타그램), ‘집스타그램’(집+인스타그램) 등의 해시태그가 인기다. 심지어 ‘온라인 집들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지인을 직접 집으로 초대했던 오프라인 집들이에서 벗어나 온라인 지인에게 집을 소개하는 트렌드가 생긴 것이다.
게임에서도 장르를 불문하고 사용자의 공간을 꾸미는 장치가 게임의 큰 즐거움으로 각광받는다. 게임 아이템을 활용해 가구를 배치하고 벽지를 선택하는 등 사용자만의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를 꾸밀 수 있다. 넥슨의 주요 온라인게임에서도 사용자 공간을 꾸미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메이플스토리2’는 자신만의 놀이터를 꾸밀 수 있고 ‘아르피엘’은 개인 방을 기발하게 꾸밀 수 있으며 ‘바람의나라’는 취향에 따라 집을 마련한 후 다양하게 가구를 조합할 수 있다.
◆새집 장만 힘들자 헌집 고친다
이처럼 집을 꾸미는 방송을 비롯해 각종 관련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비용문제를 꼽을 수 있다. 집값이 비싸 새집을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자 헌집을 예쁘게 고치며 사는 사람이 많아졌다. 집을 꾸미는 비용도 사치라고 여겨 직접 집을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 열풍이 불고 있다. 나아가 SNS로 인해 인테리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툴이 생긴 것도 한몫했다.
집방 트렌드는 인테리어시장의 성장과 함께 앞으로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 현재 10% 후반대에서 2020년에는 20% 후반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국내 부동산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건축자재시장의 성장성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국내 실내건축공사 계약액이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전문공사가 정체된 성장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몇년 사이 임대사업자 등록이 급증하는데 임대시장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고급 인테리어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도 인테리어업체에 대한 리포트가 쏟아진다. 교보증권은 ‘건축자재, Q↑P↑C↓ shortage 전에 사자!’라는 리포트를 내놨으며 미래에셋도 건축자재업종 리포트를 ‘건자재이야기’ 시리즈별로 발표했다. 수많은 건축자재 종목별 리포트 중 몇가지를 추려보면 미래에셋 ‘한샘 중국진출, 아모레를 꿈꾸다’, 메리츠 ‘KCC, 실망할 필요 없다. 건축자재 성장은 올해부터 시작!’, 한국투자 ‘한샘, 2차 성장의 시작-건자재와 중국’, 한국투자 ‘LG하우시스, Break time is over’ 등이다.
집을 꾸미는 방송 ‘집방’ 열풍은 투자관점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건축자재업종 중에서도 한샘은 꾸준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 꾸준한 상승 후 최근 연중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 쉬어가는데 10개 증권사의 목표주가 평균이 31만6222원인 것을 감안할 때 아직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그런데 최근 먹방·쿡방으로 점철됐던 방송트렌드에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시청자가 음식방송에 질린 틈을 타 집을 꾸미는 방송인 ‘집방’이 대세로 떠오른 것. 쿡방이 요리 레시피뿐만 아니라 스타들의 사생활인 냉장고를 공개했던 것처럼 집방 역시 인테리어 정보뿐만 아니라 스타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인기를 끌고 있다.
요리하는 방송과 집 꾸미는 방송은 각각 음식과 집 인테리어라는 전혀 다른 소재를 사용하는 듯 보이지만 어찌 보면 대중의 비슷한 욕구를 만족시켜준다. 쿡방과 집방 모두 팍팍한 삶 속에서 의식주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자랑하고자 하는 욕구, 스타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보고 싶은 욕구를 채워준다.
◆인테리어 열풍, 방송 넘어 SNS 점령
지난해 말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집 꾸미는 프로그램은 올 들어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초 처음 전파를 탄 JTBC <헌집 줄게 새집 다오>는 1인가구 인테리어를 타깃으로 스타의 방 하나를 99만원 내에서 인테리어해 대결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스타의 방을 스튜디오에 그대로 재현한다는 점에서 JTBC 인기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의 인테리어 버전으로 불린다.
지난해 12월 말 방송되기 시작한 tvN <내방의 품격>은 인테리어 초보자인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인테리어 고수로부터 집을 효율적으로 꾸미는 팁을 얻는 구성이다. 연예인 노홍철, 김준현 등이 직접 가구를 만들기 위해 간단하게 못을 박는 법, 페인트 칠하는 법, 인테리어 재료 구하는 법 등을 인테리어 고수로부터 배우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가 따라하도록 독려한다.
MBN <오시면 좋으리-내가 살고 싶은 할머니집>은 지난 1월 처음 시작한 후 현재 2%대 시청률로 선방하고 있다. 도시인의 로망인 제주도를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이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다. 김용만을 비롯한 연예인 5명이 제주 토박이 할머니집을 누구나 묵고 싶은 ‘할망 숙소’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담았다.
지저분한 집을 고쳐 멋지게 꾸며주는 방송은 과거에도 인기를 끄는 소재였다. 2000년대 초반 방송됐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러브하우스>는 일반인의 낡은 집을 예쁘고 안락한 집으로 개조해줌으로써 감동을 선사했다. 당시 ‘러브하우스’가 어렵게 살던 일반인의 집을 개조해 감동을 주는 것이 목표였다면 현재 집방 트렌드는 시청자가 인테리어를 쉽게 따라하도록 인테리어과정을 알려주는 데 목표를 두는 차이점이 있다.
‘러브하우스’처럼 인테리어를 통한 감동코드를 전달하는 홈 메이크오버쇼 tvN <렛미홈>이 4월 방송될 예정이다. 인테리어과정에 치우친 현재의 집방 트렌드에서 조금 벗어난 시도를 하는 것이다. 불편한 집 구조 때문에 일상이 힘든 가족의 공간을 재구성해 가정의 분위기까지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비단 방송가에만 한정된 트렌드가 아니다. SNS상에서는 셀프 인테리어를 공유하는 ‘방스타그램’(방+인스타그램), ‘집스타그램’(집+인스타그램) 등의 해시태그가 인기다. 심지어 ‘온라인 집들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지인을 직접 집으로 초대했던 오프라인 집들이에서 벗어나 온라인 지인에게 집을 소개하는 트렌드가 생긴 것이다.
게임에서도 장르를 불문하고 사용자의 공간을 꾸미는 장치가 게임의 큰 즐거움으로 각광받는다. 게임 아이템을 활용해 가구를 배치하고 벽지를 선택하는 등 사용자만의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를 꾸밀 수 있다. 넥슨의 주요 온라인게임에서도 사용자 공간을 꾸미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메이플스토리2’는 자신만의 놀이터를 꾸밀 수 있고 ‘아르피엘’은 개인 방을 기발하게 꾸밀 수 있으며 ‘바람의나라’는 취향에 따라 집을 마련한 후 다양하게 가구를 조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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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 장만 힘들자 헌집 고친다
이처럼 집을 꾸미는 방송을 비롯해 각종 관련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비용문제를 꼽을 수 있다. 집값이 비싸 새집을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자 헌집을 예쁘게 고치며 사는 사람이 많아졌다. 집을 꾸미는 비용도 사치라고 여겨 직접 집을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 열풍이 불고 있다. 나아가 SNS로 인해 인테리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툴이 생긴 것도 한몫했다.
집방 트렌드는 인테리어시장의 성장과 함께 앞으로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 현재 10% 후반대에서 2020년에는 20% 후반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국내 부동산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건축자재시장의 성장성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국내 실내건축공사 계약액이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전문공사가 정체된 성장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몇년 사이 임대사업자 등록이 급증하는데 임대시장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고급 인테리어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도 인테리어업체에 대한 리포트가 쏟아진다. 교보증권은 ‘건축자재, Q↑P↑C↓ shortage 전에 사자!’라는 리포트를 내놨으며 미래에셋도 건축자재업종 리포트를 ‘건자재이야기’ 시리즈별로 발표했다. 수많은 건축자재 종목별 리포트 중 몇가지를 추려보면 미래에셋 ‘한샘 중국진출, 아모레를 꿈꾸다’, 메리츠 ‘KCC, 실망할 필요 없다. 건축자재 성장은 올해부터 시작!’, 한국투자 ‘한샘, 2차 성장의 시작-건자재와 중국’, 한국투자 ‘LG하우시스, Break time is over’ 등이다.
집을 꾸미는 방송 ‘집방’ 열풍은 투자관점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건축자재업종 중에서도 한샘은 꾸준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 꾸준한 상승 후 최근 연중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 쉬어가는데 10개 증권사의 목표주가 평균이 31만6222원인 것을 감안할 때 아직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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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영 열린사이버대학교 창업컨설팅경영학과 특임교수·백선아 경제앵커
shkim@